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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보고
오바마와 외신뉴스
  • 곽동은 자유기고가

버락 오바마가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전 세계적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됐던 작년 10월경 내 눈을 사로잡은(?) 일본발 외신이 하나 있었다. 일본 항공자위대의 참모장인 다모가미 도시오가 직접 쓴 논문이 문제가 된 것이다. 그는‘아시아 각국이 100년 넘게 서구의 지배를 받았을 수도 있었지만 대동아 전쟁 덕분에 그 사슬을 빨리 끊을 수 있었다’는 아주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항공자위대의 참모장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공군참모총장에 해당되는데 육군이 강한 대한민국과는 달리 일본의 자위대는 공군과 해군이 비중이 큰 터라 그의 논문의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그 외신을 처음 접했을 때‘영미귀축(英美鬼逐)’을 외치며 연합국 함선에 돌진하던 제로센 전투기 이미지부터 떠올랐다. 2010년을 바라보는 최첨단 시기에 아직도‘가미가제’식의‘무대뽀’를 가진 사람이 항공자위대의 수장이었다는게 섬뜩하게 느껴졌다.

버락 오마바가 44대 대통령 미국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던 지난 1월경 내 시선을 사로잡았던 일본발 외신이 또 하나 있었다. 도쿄도 지사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북한은 중국에 귀속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국내외로 사건이 많았던 것 때문인지 아니면 이시하라 지사가 워낙‘망언’으로 유명한 사람이라 그랬는지 그의 주장은 국내에서는 거의 이슈화되지 않고 다른 뉴스에 묻혀 갔다. 그의 주장은 꼼꼼히 따져보자면 한반도의 분단을 고착시키자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 또 중국의 동북공정과도 맥이 닿는 주장이기도 하다.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역사로 편입시키면 우리민족의 활동범위는 청천강 이남으로 한정된다고 하지 않던가. 아직도 일본역사학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고 있는데 북쪽이 중국에 귀속되면 남쪽은 임나일본부설에 의해 귀속되는 것인가? 그럼 우리 한민족은 역사 속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닌가?

물론 내가 그런 주장들에 대해‘오버’해서 생각했던 게 맞다. 다모가미 도시오는 파문이 일자 즉각 경질됐고, 이시하라의 주장은 워낙 터무니없어서였던지 일본 내에서도 이슈화되지 않은 듯싶었다. 하지만 안타깝게 생각한 것은 왜 우리나라에서조차도 그런 주장에 대한 사회적인 공분이 왜 표출되지 않았냐 하는 것이다. 남의 나라의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인데 너무 쉽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그들을 월담시킨 것이 아닐까? 독일에서 네오나치즘을 신봉하는 어떤 정치인이‘연합국의 드렌스덴 폭격은 악마적이었고, 일류 역사상 히틀러의 제 3제국만큼 뛰어난 국가체계는 없었다’는 주장을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유럽세계는 발칵 뒤집혔을 것이다.

제 2의 케네디라 불리는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것은 분명 우리가 관심을 집중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에 너무 집중하여 다른 것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와 관련된 일들에 대해 그들이 엄청난 망언을 했음에도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그냥 무감각하게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동북아역사 재단의 손발은 다른 어느 기관보다도 더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런 사건들에 대해서 일반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논리를 제공해 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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