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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의 재발견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와 독도
  • 김종근, 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2021년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 2일차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로 선정된 김대건 신부

올해는 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탄생한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해 유네스코UNESCO에서는 2021세계 기념해의 주인공으로 김대건 신부를 선정하였다. 교육과 과학, 문화 분야의 국제기구인 유네스코는 왜 김대건 신부를 선정하였을까? 유네스코에서는 김대건 신부가 평등사상과 박애주의를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는 점, 조선전도를 제작해 유럽사회에 조선을 알렸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알리고 있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 기념해의 인물로 선정된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천주교 대전교구와 당진시는 지난 814일에서 22일까지 김대건 신부 출생지인 솔뫼성지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였다. 특히, 817일과 18일 양일 동안에는 김대건 신부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룬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렸으며, 이 심포지엄에서 재단은 천주교 대전교구 내포교회사연구소와 함께 김대건 신부가 제작한 조선전도와 관련한 세션을 공동으로 주관하였다. 필자는 이 학술대회를 통해 확인된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관련 내용 및 조선지도 내 독도 표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김대건 신부가 제작한 조선전도(출처: 프랑스 국립도서관

    

학술대회를 통해 밝혀진 조선전도관련 주요 내용

심포지엄 세션4-지도에서는 조선전도의 지도학적 특성’, ‘조선전도의 모본으로 추정되는 정상기의 동국지도류 지도’, ‘프랑스 학계에 소개된 조선전도’, 그리고 조선전도 내 지명의 로마자화 방식에 대한 학술 발표가 있었다. 이를 통해 조선전도와 관련하여 총 네 가지 사실이 확인되었다.

첫째, 김대건 신부가 제작한 조선전도는 원본과 사본을 포함하여 총 5매의 지도가 프랑스 국립도서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등에 소장되어 있고,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둘째, 조선전도의 모본은 한반도의 형태를 실제와 가깝게 묘사한 정상기의 동국지도류 지도 중 소형전도류로 파악되었고, 가장 유사한 지도는 영남대학교 박물관에 소장된 팔도전도임이 확인되었다.


셋째,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1855파리지리학회지에 지도 사본 및 내용이 소개되었고, 1874년에 발간된 달레Claude-Charles Dallet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에 수록된 조선지도, 1880년에 제작된 리델Félix-Clair Ridel 신부의 한불자전조선지도등의 제작에 활용되었음이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조선전도에 기재된 지명의 로마자 표기 방식은 원음과의 유사성을 살린 전사법(전음법)이 우세하게 적용되었고, 이러한 로마자 표기 방식은 후대의 한글의 로마자 표기 방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었다.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 원본 내 우산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 소장 조선전도 내 우산도

 

 

독도가 우리 땅임을 서구에 알린 조선전도

이처럼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에는 조선의 영토가 실제와 가깝게 그려져 있으며, 지명이 로마자로 기재되어 있기에 서구인들은 조선의 영토 범위 및 각 지역의 지명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서울의 로마자 표기 ‘Seoul’은 이 지도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고, 8도의 명칭 및 전국의 군·현 다수가 이 지도상에 로마자로 기재되었다. 그리고 한반도 주변 섬들의 지명도 표기되었는데, 동해상에는 대표적으로 울릉도와 우산도가 로마자로 ‘Oulnengto’‘Ousan’이라고 기재되었다.


서구 세계에서 한반도 및 주변 도서가 개별지도의 형태로 최초로 작성된 것은 프랑스 지도학자 당빌J. B. B. D'Anville이 제작한 조선왕국도(1735) 이다. 이 지도는 독도인 우산도가 기재된 최초의 서양 지도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으나, 지명을 중국식 발음에 따른 로마자로 기재했다는 한계가 있다. 한편 시볼트Phillip F. von Siebold한국전도(1840)에는 지명이 한글식 발음에 따른 로마자로 표기되어 있지만, 한반도 북부 지방이 부정확하게 그려져 있고, 우산도가 표기되지 않았다. 따라서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1845)는 한반도의 형태가 실제에 가깝게 그려지고, 한글 발음에 따른 로마자로 표기한 지명이 쓰였으며, 독도인 우산도가 조선의 영토로 표기된 최초의 지도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아울러 김대건 신부의 조선전도상에 우산도가 기재된 이후 서구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지도에서 우산도가 등장하였다. 구체적으로 이번 심포지엄에서 확인한 사본 지도 네 장 모두에 우산도가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1855파리지리학회지에 소개된 지도와, 달레 신부의 한국천주교회사(1874) 조선지도및 리델 주교의 한불자전(1880)조선지도에도 우산도가 기재되어 있다.



파리지리학회지 조선전도 내 우산도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라틴어본 조선전도 내 우산도

 


한국교회사 조선지도 내 우산도

 


한불자전 조선지도 내 우산도

 

 

조선전도라는 큰 선물을 남기신 김대건 신부를 기리며

김대건 신부는 18466월 관헌에 체포되어 1846916일 새남터에서 순교함으로써 26살이라는 짧은 생을 살았다. 하지만 평등과 박애 등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공감을 받았으며,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김대건 신부는 독도인 우산도를 조선의 영토로 그린 조선전도라는 큰 선물을 우리에게 남겼다. 필자는 김대건 신부가 이러한 큰 선물을 남긴 것이 독도와 우리 국토를 대대손손 굳건히 지켜내라는 뜻이라 생각한다.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김대건 신부가 우리에게 남긴 큰 뜻을 되새기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