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뉴스레터

연구소 소식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을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
  • 교류홍보실 행정원 정 은 정

 

지난해 12월 27일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돌아가신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제가 열려,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의 한 많은 넋을 위로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 여성단체에서 준비한 군‘위안부’피해자들의 과거와 현재의 피해를 다룬 퍼포먼스였는데 그 고통이 너무 강하게 다가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사실 그 장면을 보면서 퍼포먼스를 보고 계시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하는 생각에 더 이상 이런 퍼포먼스는 재연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에 퍼포먼스의 주인공을 얽매고 있는 사슬을 할머님들이 직접 풀어주시면서 쓰다듬는 모습을 보면서 할머님들의 마음이 느껴져 심장 한쪽이 찡해왔다.

이틀 뒤인 29일, 종무식을 마친 오후 연말연시를 맞아 재단 전체 직원의 정성이 담긴 성금을 가지고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을 찾았다. 도착하자마자 안신권 사무국장은 저녁식사를 하고 계시는 식당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그곳엔 10여분의 할머니들이 식사를 하시고 계셨고, 몇 분 할머님들은 자신의 자리를 비워주시며 “어여와, 여기 와서 밥이나 한술 떠”하시며, 찬바람을 몰고 약간은 상기된 얼굴로 들어서는 우리들을 살갑게 맞아주셨다. 우리 일행들이 자리에 앉기 무섭게 할머니 몇 분이 얘기보따리를 풀어내신다. “돈 몇 푼이 아니라, 다시는 우리 후세들이 이런 고통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지금 우리 바램이여,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일본정부로부터 사죄를 받아내야 해. 우리정부가 좀더 문제해결에 앞장서 주었으면 좋겠어.” 식사시간동안 할머님들의 넋두리를 들으면서 지금 이분들이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하나라도 더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간절함이 느껴져서 엊그제 추모회 때와 같이 할머님에 대한 죄송함과 서글픔이 밀려왔다. 아주 짧은 시간 방문을 마치고, 서둘러 귀경길에 오르기 위해 다시금 할머니들이 계시는 곳에 들렀더니 벌써 할머님들은 우리가 준비해 간 두유를 할머니별로 나누고 계셨다. 식사시간에는 과묵하게 아무 말씀도 없으시던 할머님들의 그런 모습이 아이들처럼 천진스러웠다. 우리 모두가 “아직도?”, “그 얘기해봐야 소용없어”라고 외면하지 않고, 일본군‘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여전히 일본정부는 사죄에 합당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는 커녕 역사왜곡으로 그분들의 명예와 존엄을 무시하고 있으며, 전 세계 곳곳에서 제2, 제3의 일본군‘위안부’피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군‘위안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7년째 국제사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시민단체는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50억 원에 이르는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3년째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3억 원 정도 밖에 모아지지 않았다고 하며, 이중 2억 원은 피해 할머니들이 낸 기금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좀 더 긴 싸움을 위해 할머니들의 사실을 정확히 기록해 두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후세에 바르게 교육하는 일은 중요하기에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에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