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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한 중 싱크탱크 학술교류의 ‘구심점’이 된 제4회 NAHF-SASS 학술회의
  • 차재복(한중관계연구소 연구위원)

한  중 싱크탱크 학술교류의 ‘구심점’이 된 제4회 NAHF-SASS 학술회의재단은 4년 전부터 중국 상하이사회과학원(SASS : Shanghai Academic of Social Sciences)과 정기적으로 왕래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SASS는 상하이시의 사회과학 분야에서 정책을 뒷받침하고 동중국해, 남중국해, 한반도 문제 등 중국의 주요 현안과 관련해 중국 중앙에도 정책 제언을 하는 기관이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한 이번 NAHF-SASS 회의는 지난 1119일 상하이사회과학원의 위신후이(于信汇) 당서기가 재단 김호섭 이사장 및 한국 측 참석자 14명을 맞이하면서 시작되었다. 위 서기는 환영사에서 오늘날 한·중 관계는 1992년 수교 당시와 달리 정치·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적 상호 의존형 관계로 발전되었다. 그 이면에는 양측의 관()과 민()의 노력은 물론, 양국 학계와 싱크탱크 사이의 학술교류가 미친 순기능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앞으로도 개혁·개방에 의한 중국 기적과 한국이 이루어 낸 한강 기적의 장점을 보태어 한·중 관계가 동아시아 역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호섭 이사장은 “1958년 이래 상하이사회과학원이 국가적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하면서 눈부시게 발전해 온 그간의 역경에 경의를 표하고, 위 서기가 언급한 한강 기적중국 기적이 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한·중이 한 차원 더 높은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역사와 영토 갈등에서 안보 갈등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북한 문제가 역내 갈등에 기름을 붓는 형국으로 진단하고, 이번 회의 참석자들에게 한·중 전략적 협력 관계가 동아시아지역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학술적 혜안 도출을 당부했다.

     

이번 회의 규모는 양측에서 총 30명이 사회-발표-토론으로 나섰고, 플로어에서는 상하이의 복단대, 동제대,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등 주요 대학과 싱크탱크 소속 학자 수십 명이 함께 참석했다.

     

1세션은 NAHF 노기식 한중관계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과 전망을 논하였는데, NAHF의 김종학 박사와 상하이 이공대학의 치우파화(仇发华)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김 박사의 발제는 ‘19세기 청국의 조선 정책의 추이 및 그것이 조선의 개국에 미친 영향을 살펴봄으로써 현재의 북한을 개혁·개방 체제로 이끌어 내는 역사적 함의를 찾아보자는 데 의미를 두었다. 치우 교수 또한 지금의 한·중 관계가 현재의 북핵 문제, 사드 갈등, 그리고 중·미 역학구도라는 시험대에 올라 있어, 미래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협애(狹隘)한 지역 마인드를 넘어서는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세션은 복단대 시유엔화(石源华) 교수의 사회로 중국의 경기둔화와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 및 한중 FTA 이후의 경제협력을 주제로 다루면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양평섭 수석연구위원과 SASS의 쟈오페이원(赵蓓文)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두 발제문의 공통점은 신기하게도 만약 사드 문제로 인한 중국의 대한국 경제보복 카드가 사용된다면 오히려 중국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지적했다.

     

3세션은 경남대 심지연 교수의 사회로 북핵의 장기화에 따른 한··중의 대응과 협력을 주제로 다루었는데, 성신여대 김영호 교수와 동제대 샤리핑(夏立平)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김 교수는 국제정치 차원에서 북한과 쿠바의 핵문제의 유사성 그리고 이들이 갖는 글로벌 차원의 문제적 성격을 염두에 두고서 한··중의 대응방안이 나와야 할 것을 부각시켰고, 샤 교수는 지금의 북핵문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책임을 미국과 북한에게 묻고, 미국은 새로운 대북제재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4세션은 복단대 션딩리(沈丁立) 교수의 사회로 미중 전략경쟁 격화 속의 한·미동맹과 한국의 대중정책을 다루었는데, 동덕여대 이동률 교수와 복단대 팡시우위(方秀玉)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이 교수는 미국은 주로 동맹국을 내세워 지정학적 차원에서 중국을 견제하려 하고, 중국은 주로 경제적 수단을 동원하여 경제적 측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어, 이로 인해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중 사이에서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팡 교수는 한반도 안보와 중··미 관계를 논하기 위해 최근 불거진 중··미 사이의 새로운 도전 과제들을 직시하면서 이해국가 간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전략적 사고방식 도입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의 성과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양측이 4년째 학술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이제 NAHF-SASS 학술교류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중 싱크탱크 학술교류의 구심점역할을 해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용 면에서도 해를 거듭할수록 학술 연구와 정책 분석이 병행된 다수의 논문이 발표되어 학자들의 생동감 있는 의견을 양국 정부에 건의하는 장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