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은 12월 1일~2일 재단 대회의실에서 “동아시아 고고학의 최신 성과와 해석”이라는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술회의는 동아시아 고고학의 발굴 성과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과 동아시아 학계의 학술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자 개최된 것이다.
재단이 주최한 “동아시아 고고학의 최신 성과와 해석” 학술회의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연해주, 그리고 일본의 발굴 조사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최근 발굴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중국, 러시아, 일본, 국내의 동아시아 고고학 전문가들이 동아시아 속의 한·중·일 역사고고학 성과를 발표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해 동아시아 공동 연구 모델을 마련하는 데에 궁극적인 방향을 두었다. 특히 해당국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ppt 자료를 통해 현장 발굴 정보를 공개하고, 이에 대해 토론자들이 심도 있는 상호 토론을 진행, 발굴 성과를 공유하며 향후 발굴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형식으로 마감하였다.
러시아 연해주 지역의 고고조사와 성과
회의는 노기식 소장(한중관계연구소)의 개회사와 김호섭 재단 이사장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진행은 12월 1일 제1부, 12월 2일 제2부로 나누어 발표와 집중 토론을 했고, 제1부는 이성제 고중세연구실장(한중관계연구소)의 사회로 ‘러시아 연해주 지역의 고고조사와 성과’라는 소주제 하에 재단의 연해주 크라스키노 발해 염주성 공동 발굴을 중심으로 발표하였다. 염주성 공동 발굴은 현재 한국과 러시아의 대표적인 학술 교류의 상징으로 동아시아 고고성과의 이정표를 이루고 있다.
먼저 E.겔만(E.Gelman) 러시아 측 크라스키노 발굴단장(러시아 극동역사학고고학민족학연구소)이 ‘최근 10년간의 크라스키노 성(鹽州城) 발굴 조사 성과들’을 통해 염주성의 재단과 러시아 측 공동 발굴 조사 성과를 ppt 자료를 통해 정리하여 주었다. 다음으로 같은 러시아 측 연구소 소속 크라스키노 성 발굴단원 Ya.삐스까료바(Ya.Piskareva)가 ‘연해주 말갈문화유적(靺 鞨文化遺蹟) 발굴조사의 새로운 성과들’이란 주제로 연해주 내 말갈(靺鞨) 유적 발굴 성과와 그 문화상을 발표하였다. 삐스까료바의 전공이 바로 말갈 유적 발굴조사와 해석이어서 이 부분의 자료와 소개는 앞으로 한국학계 말갈 고고학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주제는 올 여름 한국의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러시아 측과 공동 발굴한 ‘시넬리코보-Ⅰ(Synellikovo-Ⅰ) 유적의 발굴 성과’였다. 직접 발굴을 수행한 남호현 학예연구사가 발굴 관련 ppt 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제1부 마지막 발표는 러시아 측 발굴단원 N. 레쉔코(N.Leshchenko)의 ‘연해주 니콜라예프카-Ⅰ(Nikolayevka-Ⅰ) 발해성(渤海城) 발굴 성과’였다. 특히 니콜라예프카-Ⅰ 발해성은 발해 악기 바르간(Vargan)이 출토되어 주목받은 바 있다. 바르간은 발해 악기 중 ‘구금(口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역시 향후 한국학계와의 연구 교류가 기대되는 발표였다.
네 차례의 주제 발표 후 오후에는 집중토론 시간을 가졌다. 제1부 토론은 한규철 명예교수(경성대)의 사회로 필자, 정석배 교수(한국전통문화대), 홍형우 교수(원주대), 고지마 요시타카(小嶋芳孝) 교수(일본 카나자와대), 유은식 학예연구실장(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이 상호 집중토론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중국과 일본의 고고조사와 성과
김현숙 연구위원(한중관계연구소)의 사회로 진행된 제2부는 ‘중국과 일본의 고고조사와 성과’를 소주제로, 중국 길림대의 송옥빈 교수, 범은실 연구원(중국 사회과학원) 등 중국학자 2인과 고지마 요시타카 교수(일본 카나자와대)가 중국에서의 최근 장성, 고구려, 발해 유적 발굴과 일본에서의 연해주 지방 고고학 조사 성과를 발표하였다.
먼저 송옥빈(宋玉彬) 교수(중국 길림대)는 ‘발해 도성연구의 학술사고’라는 주제로 발해 중경 현덕부의 치소로 알려진 서고성(西古城 : 현재 중국 길림성 화룡시 소재)에 대한 발굴 성과를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다음으로는 범은실(范恩実) 연구원(중국 사회과학원)이 ‘연진한(燕秦漢) 장성(長城)의 최근 고고학 조사와 인식’ 이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발표자는 중국에서의 장성에 대한 고고발굴 조사와 성과를 통해 장성의 성격을 설명하여 주었다. 마지막 발표는 고지마 요시타카(小嶋芳孝) 교수(일본 카나자와대)로 ‘일본에서의 러시아 연해지방의 고고학적 조사와 과제’를 이야기했다. 발표자 역시 연해주 내 발해 유적 발굴조사를 이끌어 온 대표적인 학자로 최근까지 일본에서 이루어 온 연해주 발해 유적 발굴 성과와 향후 방향을 ppt 자료를 통해 잘 설명해주었다.
발표 후 이어진 오후 집중토론은 여호규 교수(한국외국어대) 의 사회로, 임상선 처장(연구관리처), 김진광 책임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 백종오 교수(한국교통대), 김무중 원장(중원문화재연구원), 윤재운 교수(대구대)가 진행하였다.
이번 학술회의의 특징은 현장 발굴 사진을 중심으로 한 발표와 집중토론의 진행이었다. 발표자들에게는 해당 주제의 다양한 발굴 진행 관련 자료를 풍부하게 다루어 줄 것을 주문하였고, 이에 대한 토론은 발표자들에 대한 상호 집중토론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발표에 대한 토론자를 지정하는 지정 토론과 달리, 집중토론은 발표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도모하고자 새롭게 시도한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발표자와 토론자 모두 집중토론을 통해 다양한 발굴 정보 교류와 해석의 심화로 이어진 점에 큰 평가를 내릴 수 있었던 학술회의였다.
이번 학술회의 개최의 의미는 최근 동아시아 고고학의 연구 경향이 국제적 공동 연구와 교류로 향하고 있는 것을 고려했을 때, 동아시아 전 지역사 차원에서 각 나라 지역의 발굴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을 공유하고 토의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향후 동아시아 학술 교류의 중요한 장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