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보고
찬란한 봄빛에 숨겨진 고단한 조선 백성의 삶, 순천왜성
누구에게나 봄은 설레는 계절이지만, 역사학도에게는 조금 더 특별하다. 따사로운 햇볕 속에서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는 미묘한 떨림을 안고 답사를 떠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남도로 떠나는 답사라면 기대는 한층 배가된다. 이 모든 기대감을 품고 전남 순천을 찾았다. 순천은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도 전체 면적의 약 70%가 산지로, 전라남도에서 산이 가장 많은 도시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대각국사 의천이 불법을 전파했던 선암사와 삼보사찰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송광사 등을 품고 있다. 또, 순천만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난 생태공원으로 발돋움하여 많은 이들이 순천을 찾고 있다. 이처럼 순천의 아름다운 자연은 오늘날 순천 사람들의 자랑거리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이런 환경 때문에 수모를 겪어야 했다.
최수민 (이화여대 사학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