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신년인사
〈동북아역사재단뉴스〉 독자 여러분, 2022년 새해 인사드립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새해에는 감염병을 이겨내고, 여러분의 일상에 건강과 행복이 찾아오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우리 재단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며 역사 갈등을 완화하고 상호 이해를 도모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역사’의 진실을 드러내면 ‘현실’의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를 향하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지만, 동북아의 역사와 현실은 한해가 다르게 반대 방향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최근 미·중 대립의 심화로 동북아를 넘어 동남아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의 평화는 크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역사적 진실과 관계없이 현실의 민족주의적 관점은 역사를 소급하여 규정하는 경향도 농후해지고 있습니다.
동북아의 갈등과 대립이 긴박해지는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더욱 치열해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과 지혜도 모아야 합니다. 우리 재단은 지난해에도 연구 성과의 축적과 심화, 동북아 현안에 대한 적극적 정책 대응, 시민 교육과 홍보의 다변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특히, 동북아의 역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 및 언론과의 공감대 형성과 확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하고, 재단과 학계의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는 동북아 역사 문제와 관련하여 잘못된 사실들이 많이 유포되어 있습니다. 때로는 사실을 오해한 기사나 핵심을 벗어난 논평이 언론에 오르기도 합니다. 역사 현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동북아 국가와 시민 사이에 갈등과 대립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감정적이고 자극적인 비난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크게 해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한·중 간에 벌어진 김치 및 한복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을 들 수 있습니다. 동북아 역사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갈등하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이에 재단에서는 동북아 역사 이슈에 대한 학계와 언론, 시민사회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난해 10월 1일 〈동북아역사리포트〉를 창간했습니다. 매월 2회 배포하고, 홈페이지에도 게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 무겁지 않고 참신하고 깔끔한 잡지 형태의 대중적 매체를 발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북아 역사 현안에 대한 국내의 공감대 형성뿐 아니라, 한·중·일 학계 및 시민사회에도 상호 인식의 공감대를 확산하는 일이 긴요합니다. 한·중·일 사이의 수많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인식의 간극은 매우 큽니다. 자국 입장에서의 민족주의적 해석이 강하여 첨예하게 충돌하는 현안이 많습니다. 역사적 진실을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여 인식의 간극을 좁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한·중·일 학계 및 시민사회가 대화의 문을 열어두어야 합니다. 오랫동안 재단은 동아시아사연구포럼, 한중역사포럼 및 한일역사포럼 등을 통해 한·중·일 학계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역사와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한 한·중·일 학계 및 시민사회 간 대화의 문을 활짝 열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자 합니다.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해입니다. 검은 호랑이는 예로부터 잡귀와 나쁜 기운을 내쫓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임인년이 동북아의 역사 갈등을 쫓아내고 평화의 기운을 가져오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아 주시고, 소중한 고견도 아낌없이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사업 위에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영호, 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