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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발해 동경용원부 팔련성의 도성 조영과 역할' 국제 학술회의 -여전히 유효한 동아시아 발해 동경의 국제성-
  • 김은국 (한중관계연구소 연구위원)

재단은 414일 재단 대회의실에서 발해 동경 용원부 팔련성의 도성 조영과 역할국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술회의는 고구려발해학회와 공동으로 발해 시기 5경 중 하나인 동경의 도성 축조와 운영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해본 자리였다. 동경의 치소는 현재 중국 길림성 훈춘(琿春)시에 있는 팔련성이다. 그간 출간된 발굴 보고서의 비교를 통해 유적이 지니는 의미를 규명하기 위해 발표와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발해 동경용원부 팔련성의 도성 조영과 역할’ 국제 학술회의 -여전히 유효한 동아시아 발해 동경의 국제성-학술회의는 한중관계연구소 이성제 실장의 사회로 재단 김호섭 이사장의 개회사와 공동 주최기관인 고구려발해학회 공석구 회장의 환영사, 국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동섭 국회의원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전체 일정은 제1·2부 각각 4개의 주제 발표 후 제3부 종합토론으로 이어졌다. 1부 사회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김진광 책임연구원, 2부 사회는 충북대 양시은 교수가 담당하였다.

먼저 오전 발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구난희 교수의 동경 지역의 역사적 연원과 지역성을 시작으로 대구대 윤재운 교수의 팔련성의 구성 요소와 기와 생산체계’, 재단 임상선 연구위원의 ‘9~10세기 발해의 대일본교류등 국내학자에 이어 일본 카나자와대 고지마 요시타카 교수의 와당 편년으로 본 하남둔고성·서고성·팔련성의 평가발표가 있었다. 오후 발표는 흑룡강성고고연구소 김태순 연구원의 발해 상경성 외성벽 남쪽문과 북쪽문의 고고 발굴’, 동원대 이병건 교수의 발해 도성 발굴보고서로 분석해 본 신라와 발해의 건축기술 상관성’, 연변대 정영진 교수의 발해 동경용원부의 치소와 소속 4개 주의 위치 고찰과 마지막 한국전통문화대 정석배 교수의 발해의 성벽 축조 방식에 대해로 모든 발표가 마무리되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경성대 한규철 교수의 사회로 필자, 경북대 권은주 교수, 한밭대 공석구 교수, 한성백제박물관 김기섭 과장, 한국교통대 백종오 교수, 강릉원주대 홍형우 교수, 명지대 김왕직 교수, 고려문화재연구원 안성현 연구원 등의 약정 토론과 답변, 그리고 청중 질의 수렴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중 동경용원부의 분석과 관련해 발표된 내용을 선별하여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발해 동경 지역의 지정학적 위치

1부 국내학자들의 발표는 이번 학술회의의 주제를 잘 대변해주었다. 발해 동경 지역의 역사적 위상을 정리하면서 동경 지역이 역사적으로는 한국사의 옥저, 고구려, 발해가 경영하다가 발해 멸망 후 그 역동성을 상실하는 안타까움이 컸음을 문헌과 고고학적으로 입증하였다. 이후 이 지역은 비록 연해주 지역에서의 방기와 여진화의 촉진이 초래되었지만 최근 국제정세와 지정학적 요건으로 훈춘(琿春)을 중심으로 극동의 물류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 지역은 과거 발해의 역사 영역이었고 현재는 중국, 러시아, 북한의 3개국에 걸쳐 있는 점과 중첩되는 것으로부터 과거 발해 동경의 지역적 위상이 현재까지도 유효하게 적용됨을 증명해주었다.

2부에서는 중국에서 온 학자들의 발표가 주목받았다. 먼저 정영진 교수는 사료 속에 등장하는 동경용원부와 그 소속 4개 주의 위치를 정리하였다. 동경용원부의 중심지는 최근까지 북한에서 제기된 바 있는 북한 청진시 청암 구역의 부거리(富居里)성이 아니라, 중국 길림성 훈춘에 위치한 팔련성(八連城)임을 다시 확인하였다. 또 산하 4개의 주()를 훈춘의 온특혁부성’, 러시아 크라스키노의 염주성’, 그리고 북한에 위치한 부거리성과 화대군 성상리토성으로 각각 비정하였다. 특히 발표자는 재단의 지원을 받아 북한 내 발해 유적을 직접 조사하여 남북 교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터라 향후 북한 내 발해 유적 발굴 전개에도 큰 기대감을 안겨주었다.

     

발굴 성과를 통해 드러난 팔련성의 위상

또 흑룡강성 고고연구소 김태순 연구원은 다수의 중국 내 발해유적 발굴에 직접 참가한 고고학자로 이번 발표에서는 상경성 외성과 북문의 발굴 성과를 생동감 있는 현장 영상과 함께 보고하였다. 이외에도 주목되는 발표는 이병건 교수의 발해 도성 발굴보고서로 분석해 본 신라와 발해의 건축기술 상관성인데 출간된 관련 발굴보고서 비교를 통해 발해 도성에 보이는 돌못합각선(우동)’ 등의 건축 기법 요소가 신라와 동질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이는 발해가 신라와 함께 한국사의 당당한 주체였으며 한국 사학계의 남북국시대 연계에 대한 실증적 분석 결과로 앞으로 관련 연구에 좋은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그리고 윤재운 교수는 팔련성의 구조적 접근을 통해 기와 생산체계를 분석한 결과 이곳 주변의 가마에서 생산된 기와가 상경과 중경 등 발해 도성에 공급·유통되었음을 밝혀주었다. 마지막으로 정석배 교수는 현재 중국 동북부 및 러시아 연해주에 분포하는 발해 성곽들을 선별하여 과연 발해성이 지니는 성벽 축조방식의 특성은 무엇인가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발해는 고구려의 전통을 이어받음과 동시에 요(), ()대에도 성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갔음을 밝혔다.

발해는 고구려 유장 대조영(大祚榮)이 동모산(東牟山)에 건국하고 상경성, 서고성, 팔련성 등으로 도읍을 옮기며 해동성국으로 발전하였다. 발해의 지배층은 고구려 유민이 중심이고 기록과 유적·유물을 통해 한국사에서 신라와 함께 남북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중국학자들은 발해사를 당나라의 일개 지방정권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는 발해 동경을 통해 한국사상의 발해사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국제적 공감대 형성 시간이 되었다. 발해는 한국사에서 대륙과 해양을 동시에 경영한 국가로, 광활한 영토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5경을 두었는데 팔련성은 바로 동경으로 현재 길림성 훈춘에 있다. 팔련성을 중심으로 한 동경 지역은 지금도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국제 교통로로 자리하는데 그 출발은 바로 발해 해동성국 시기에 놓인 동서대로(東西大路)였으며, 그 정점이 동경 팔련성이라는 데에서 학술회의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재단은 앞으로도 발해사 연구의 국제적 연결 고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동력을 마련함과 동시에 발해사를 통해 동북아와 세계를 연결하는 연구 진작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