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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새 책
『일본은 왜 독도에 집착할까』: 일본 국회의사록을 중심으로
  • 곽진오, 재단 국제관계와 역사대화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일본에서는 우리땅 독도(獨島)를 다케시마(죽도, 竹島)라고 부른다. 옛날 일본은 독도를 마쓰시마(송도, 松島)로 부르고, 울릉도를 다케시마로 불렀는데 1905년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강제 편입하면서 ‘17세기 중엽 일본인들이 울릉도 근해에서 어업한 경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독도의 기존 명칭인 ‘마쓰시마’를 버리고 ‘다케시마’로 부르기 시작했다. 일본은 왜 200여 년 이상 불러오던 이름을 버리고 다케시마로 불렀을까? 여기에 궁금증이 더해지는 것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반한·혐한을 조장하는 교과서 검정

 

올해 3월 24일, 일본 정부는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모든 사회과 교과서(17종)에 독도 영유권 주장이 기술되었다. 교과서에는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 또는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는 5년 전에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와 비교했을 때 종 수는 비슷하나 독도와 관련된 왜곡 내용이 더 많이 기술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새역모(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라는 우익 성향의 단체가 발간한 지유샤(自由社) 교과서가 이번에는 불합격됐고, 시미즈(淸水) 서원이 검정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2020년 검정 통과 교과서

과목

기술 형태

2015년 검정 통과
(현재 사용중)

2020년 검정 통과

종수

독도 기술

종수

독도 기술

지리

기술+지도

4

4

4

4

역사

기술+지도

 

8

7

 

7

6

기술

1

1

공민

기술+지도

6

6

6

6

18

18

17

17

 



 

 

 

 

 

 

 

 

 


평화선 vs. 이승만 라인


특히 1952년 한국의 ‘평화선’ 선언으로 일본 선박 나포, 선원 억류, 사상자 발생 등이 추가 또는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일본 청소년들에게 반한 또는 혐한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는 내용으로는 한국이 국제법을 위반하면서까지 1952년 ‘평화선(일본은 이승만 라인으로 부름)’을 설정해서 일본 어선을 나포하고 선원을 억류하는 만행을 저질렀고, 더 나아가 1954년부터 독도 경비대를 상주하도록 한 후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으며, 일본이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국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려 하나 한국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 있다.


일부 공민 교과서는 한국의 ‘독도 불법 점거’를 강조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 독도와 상관없는 일본 어선 나포와 선원 억류, 한국군의 총격으로 인한 일본인 사망 등을 사진과 지도를 이용해서 자극적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일본 어선이 나포되고 선원들이 억류된 것은 한국의 관할 수역을 침입한 결과다. 이는 일본이 자국 어민의 생활 터전과 어족 자원 보호를 위해 독도가 일본 영토가 되어야 한다든지, 일본 어민을 위해 독도를 일본 영토로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리와 모순되는 것이다. 일본 어선이 한국 해역을 침범하여 한국 해상에서 나포되었고, 나포된 지역 또한 독도와는 거리가 먼 한국의 남쪽 또는 서쪽 바다였다는 사실은 명실상부하다.


독도는 북위 37도에 위치하지만, 일본 어선의 조업 지역은 북위 33~35도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므로 일본이 ‘독도는 일본 어부들의 생활 터전’이라고 언급한 것은 독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일본 정부도 인정했듯이 독도는 전후 한국의 시정권에 포함되어 우리나라가 영토주권을 행사하는 영역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교과서가 일본 정부의 입장에 기초하여 독도 영유권 주장의 구체적 근거를 기술하고 있다.

 

 

일본 어선 나포 및 선원 억류 발생 지역

일본 어선 나포 및 선원 억류 발생 지역

평화선을 침범하여 한국에 억류된 일본 어선 153척의 나포 지점

(출처: 아사히저널 1959년 12월호)

 


일본의 교과서 기술


그렇다면 일본 교과서의 독도 관련 기술에 대한 왜곡은 누가 주도하는가? 이러한 일들이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주도로 이루어져 왔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출판사가 교과서를 만들면 문부과학성에서 심의하여 합격 또는 불합격을 판정하는 교과서 검정을 실시하고 있다. 또 교과서 집필의 기준이 되는 학습 지도 ‘요령’과 ‘해설’을 제시하여 집필 방향과 내용을 정해준다. 그러므로 정부의 지침에 따라 작성된 교과서를 정부가 검사하기 때문에 교과서 집필에 정부의 방침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부 방침대로 집필되지 않은 교과서는 검정 통과가 어렵고, 판매와 사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출판사는 파산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검정이 통과된 교과서는 특히 한일 간 현안인 독도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독도 주장 논리의 견강부회


일본은 어떤 근거로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기술하게 되었을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는 독도에 대한 집착이다. 일본은 2005년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유로 기술하고 싶었으나 근거 부족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그래서 도출한 생각이 ‘학습지도요령해설서’에 독도를 기술하여 집필자에게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만든 교과서 집필 지침서이기에 집필자를 강제할 수는 있지만, 이를 기준으로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하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본 정부는 집필자를 설득하여 그들 스스로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내용을 기술하도록 하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외무대신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는 국회 질의에서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저는 죽도(독도)에 관한 기술이 학습지도요령에 포함되어야 함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와 관련한 어떤 사건 전부를 학습지도요령에 포함하면 분량이 방대해질 우려가 있으니 영토 문제 등 국가의 주권에 대한 것은 교과서에 확실하게 기술하라고 지도요령에 분명히 적혀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집필자가 그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받아들여 집필하는가의 문제일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교과서 집필자들에게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근거를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2008년 7월 개정된 중학교 학습지도요령해설서에 독도가 포함된 것에 대해 제니야 마사미(銭谷真美) 문부과학성 사무차관은 ‘일본 정부가 2005년에 다케시마에 관한 팸플릿을 작성했다’는 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이 팸플릿은 일본 독도 전문가들에게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독도에 집착하는 이유는 제국주의에 대한 망각의 유산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