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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포커스
국제학술회의 관동대지진 학살사건과 역사수정주의 문제
  • 서종진, 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 소장


관동대지진 당시 폐허가 된 도시



98년 전의 관동대지진과 학살사건

192391, 일본 관동 지방에서 매그니튜드 7.9의 대지진이 발생하였다. 지진과 화재로 인한 당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는 총 10~14만여 명, 부상자 103,733여 명, 피난민 약 190만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때 계엄령이 선포된 상황에서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관헌과 자경단에 의해 무고한 조선인, 중국인, 일본인 사회주의자와 노동운동자 등이 학살당했다. 희생자 가운데 조선인이 압도적 다수로 6,661명이나 희생되었기에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이라고 한다. 현재 일본에서는 매년 91일을 방재防災의 날로 지정하여 대지진으로 인한 과거의 역사와 교훈을 기억하고 있다.

    

역사수정주의 세력에 의한 역사전

재단은 관동대지진 학살사건과 역사수정주의 문제를 주제로, 지난 831일에 온라인 형식의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번 회의는 98년 전에 발생한 관동대지진 학살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현재까지의 연구와 추도식 등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와 교훈을 논의하기 위해 계획되었다. 당시 무고한 조선인을 학살한 사건은 민족 차별 문제에서 야기된 수난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학살사건에 대한 자료 수집과 진상 규명, 그 책임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충분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일본 사회에서는 우익 세력에 의해 혐한시위가 발생하고 희생자 추도 행사가 방해받는 일도 발생하였다. 최근에는 이들 역사수정주의 세력이 활동 범위를 넓혀 구미 사회에서도 역사전歷史戰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들에 의한 역사 왜곡과 은폐뿐 아니라 부정의 행태를 알리고 대응하기 위해 한국, 일본, 미국의 연구자들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서 이번 학술회의가 개최되었다.

    

국제학술회의 관동대지진 학살사건과 역사수정주의 문제 회의01



··일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서 논의

학술회의는 이영호 재단 이사장의 개회사, 공동주최한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의 환영사, 그리고 유기홍 국회의원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이영호 이사장은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사건과 관련하여 선구적인 자료 발굴과 정리, 연구, 활동 등에 큰 족적을 남긴 강덕상 선생이 지난 6월에 소천했음을 안타까워하면서, 이번 학술회의가 더욱더 뜻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다.


이번 회의에서의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진희 미국 이스턴일리노이주립대Eastern Illinois University 교수는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전을 둘러싼 담론과, 교육 현장에서의 정치적 이용 관련 현황을 소개하였다. 그는 미-일 역사부정주의의 공통점과 주도 세력의 접점에 주목하면서, 미국 내에서 식민·전쟁 범죄의 실태를 왜곡하고 있는 역사전의 움직임을 관동대지진 학살사건과 관련지어 검토하였다.


다나카 마사타카田中正敬 일본 센슈대학專修大學 교수는 최근 일본 사회에서의 헤이트 스피치와 혐한 정서 등 배외주의排外主義적 움직임을 소개하고, 자이니치在日 코리안과 관동대지진 관련 램지어J. M. Ramseyer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을 검토하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성주현 숭실대 교수는 관동대지진과 학살사건에 대한 한국의 연구 동향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였고, 서종진 재단 연구위원은 일본 역사수정주의 세력의 움직임과 그 영향으로서 관동대지진과 학살사건에 대한 역사교육의 변화와 문제점에 대해 검토하였다.


    


상해판 독립신문 1923년 12월 5일자(제167호)에 게재된 희생자 통계와 추도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소장




역사수정주의 세력에 대한 국제적 연대와 공조

이상의 발표를 통해 역사수정주의 세력이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 등 구미 사회에서 일본군위안부와 난징南京대학살 외에 관동대지진 학살사건의 역사적 실상을 은폐하려 하고 나아가 왜곡, 부정하려는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종합 토론 시간에는 김광열 광운대 교수의 사회로 김도형 독립기념관 연구위원·배영미 박사, 이경미 재단 연구위원, 강효숙 인천대 교수가 질의와 함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기 위한 과제와 역사수정주의 세력과 배외주의 세력에 대한 대응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를 통해 한일 역사 인식의 차이로 인한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사회는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역사수정주의 세력의 동향과 문제점을 공유할 수 있었다. 2023년이면 100년을 맞이하는 관동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자행된 학살사건을 되돌아보며, 오늘날 무엇을 교훈으로 계승하여야 하고 앞으로 남겨진 과제는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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