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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포커스
독도체험관 전시 관람을 위한 두 가지 포인트
  • 홍성근 재단독도연구소 연구위원

독도 사진

20221025일 독도체험관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확장 이전하여 재개관했다.

체험관 전시 관람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 두 가지 주요한

전시 관람 포인트를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전시 주제는 삶의 터전, 우리 땅 독도


독도체험관의 전시 내용은 크게 독도의 현재, 역사, 자연, 미래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 공간별로 이름을 붙이자면, 현재관, 역사관, 자연관, 미래관이다. 전시 내용 전체에 흐르는 주제는 삶의 터전, 우리 땅 독도이다. 이 말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는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것이다. 땅이란 것은 삶의 터전을 뜻한다. 그러기에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그 땅의 역사가 된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은 독도가 현재 우리들의 삶의 터전일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우리들의 삶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이용하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독도 주변 바다는 울릉도 도동 어촌계의 공동어장으로 어촌계 사람들은 전복, 소라, 해삼 등을 채취한다. 또 다른 어민들은 계절에 따라 통발과 낚시, 그물 등을 이용해 문어와 오징어, 새우 등을 잡는다. 그리고 독도에는 우리 이웃들이 등대관리원, 경비대원, 독도관리사무소 직원, 119구조대원 등으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관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독도가 역사적으로 우리 조상들의 삶의 공간이었다는 것은 역사관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나 과거나 독도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울릉도 주민들의 삶의 공간이다. 특히 1945년 광복 후 독도에서는 울릉도 주민은 물론이고 강원도 지역의 어민들까지 와서 미역을 채취하다가 폭격으로 사망하는 일조차 있었다. 194868일 독도에서 일어난 폭격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6·25 전쟁 이후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일본 세력에 대해서는 울릉도 주민들이 독도의용수비대를 조직하여 스스로 독도 지키기에 나서기까지 했다. 역사관에서는 문헌과 사진을 통해 독도를 삶의 터전으로 인식하고 이용한 사람들의 자취들을 볼 수 있다.

독도가 우리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것은 자연관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연관에는 실제 독도의 100분의 1 크기로 제작한 대형 독도 모형이 있다. 그곳에 붙여진 지명과 시설물을 통해 독도가 삶의 터전으로 이용되어 온 사실을 알 수 있다. 독도의 동도에는 독도 등대가 있고, 서도에는 주민숙소가 있다. 울릉도 주민들은 김이나 미역이 많이 자라는 바위에 김바위, 미역바위란 이름을 붙이고, 칼을 갈았던 바위에는 숫돌바위란 이름을 붙였다. 독도가 거문도 사람들과 제주해녀들의 삶의 터전으로 이용되었다는 것도 자연관에서 볼 수 있다.

삶의 터전, 우리 땅 독도라는 주제 속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독도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독도를 잘 지키고 가꾸어나가자는 것이다. 독도체험관의 미래관은 그러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미래관에서는 키오스크를 이용하여 독도의 다양한 가치와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우리 정부의 활동을 볼 수 있다. 또 한편, 독도에 관한 올바른 인식 확산을 위해 제작된 교육 및 홍보 영상, 그리고 갖가지 자료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독도를 지키고 가꾸어 미래세대에게 삶의 터전으로 물려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울릉도 저동 마을에서 독도로 조업을 나온 어선이 통발로 문어를 잡고 있다. 

어선의 뒷쪽 오른편에 독도가 보인다. 



    독도체험관의 독도 모형에 세워져 있는 독도 등대의 모습이다. 

독도 등대는 동도 정상에 있다.



 

'1500년 독도의 역사' 연표


또 하나의 콘셉트, ‘두 개의 섬, 하나의 역사

    

독도체험관에 흐르는 또 하나의 콘셉트가 있다. ‘두 개의 섬, 하나의 역사. 동해라는 넓은 바다 가운데에 울릉도와 독도, 두 섬이 있다. 두 섬은 역사적으로 울릉도와 우산도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었는데, 둘 다 같은 어원 곧 우산국의 우산(于山)’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동국문헌비고(1770)만기요람(1808) 등의 옛 문헌에는 울릉도와 우산도가 모두 우산국의 땅이었다고 하여, 우산도가 바로 독도임을 나타내고 있다. 울릉도와 독도는 두 개의 섬이지만 19세기까지도 우산국이라는 하나의 역사 속에서 다루어져왔다.

세종실록』 「지리지(1454) 이후 우산도(독도)가 울릉도와는 별개의 섬으로 기록되었지만, 울릉도의 부속섬 또는 울릉도와 한 쌍의 섬으로 다루어졌다. 17세기 말 조선과 일본의 울릉도 쟁계 속에서도 독도가 언급되긴 했지만, 주된 논쟁의 대상은 울릉도였다. 그렇지만 울릉도의 운명에 따라 독도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종물(從物)은 주물(主物)의 처분에 따른다는 국내법 규정에서 보듯이, 국제법상으로도 규모가 작은 무인도(無人島)의 운명은 이웃하는 큰 섬에 좌우된다. 독도의 역사상 위치가 울릉도의 운명에 좌우되었다는 것은 규모가 작고 오랫동안 무인도로 있었던 독도를 볼 때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울릉도 쟁계도, 1697년 이후 계속된 울릉도수토관 파견도, 19세기 말 울릉도 개척도 독도의 역사로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

역사상 독도가 울릉도의 부속섬 또는 울릉도와 한 쌍의 섬으로 취급된 것은 울릉도 외 1라고 기록한 1877년 일본 메이지 정부의 태정관 지령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역사관 입구에 게시된 ‘1500년 독도의 역사연표에서 울릉도의 역사 속에 포함된 독도의 역사를 볼 수 있다. , 독도의 역사는 울릉도의 역사다. 독도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1905년 일본의 독도 불법편입 때였다. 일본은 1905년 이후 독도 강점을 통해 독도를 울릉도의 역사에서 떼어내려고 했지만, 2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전후 연합국의 조치에 따라 독도는 다시 울릉도의 품으로 회복되었다. 그 내용을 역사관의 문헌과 지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자연관에서는 자연 생태계를 통해 울릉도와 독도, 두 섬의 밀접한 관련성을 볼 수 있다. 독도는 460만년~250만년 전 사이에 생성된 화산섬이자 한 번도 대륙과 연결된 적이 없는 대양도(大洋島)이다. 그래서 특히 독도의 육상 생태계는 가까이 있는 울릉도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식물의 씨앗들은 바람이나 새, 해류에 의해 전파되는데, 독도에 있는 식물들을 보면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섬초롱꽃, 섬기린초 등을 볼 수 있다.

두 개의 섬, 하나의 역사는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울릉도와 밀접한 관련성을 맺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은 바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울릉도 수도 관련 내용이 기록된 『항길고택 일기』이다. 독도체험관에서 원본을 전시하고 있다.

 


독도전망대에서 본 울릉도 도동 마을의 전경이다. 

이 항구에서 도동 어촌계 어민들이 독도로 조업을 나간다.

 


울릉도와 독도에서만 자라는 섬기린초(왼쪽)와 섬초롱꽃(오른쪽)이다. 

김윤경 작가가 세밀화로 그렸다.

 

 

글을 마무리하며

    

독도체험관에는 울릉도 수토 관련 내용이 기록된 항길고택 일기, 한국산악회의 울릉도독도 학술조사 계획서, 조선 왕국전도등 눈여겨볼 만한 원본 사료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실제 독도의 모습을 자세하게 표현한 대형 독도 모형과 한국과 일본, 서양의 고지도를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디지털 고지도 코너, 6개의 스크린으로 만들어진 미래관의 키오스크 등도 있다.

그런데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다. 현재관에 있는 CCTV 영상인데, 울릉도의 독도전망대에서 바라본 도동 마을의 모습이 담겨 있다. CCTV 카메라가 설치된 독도전망대는 독도를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1904년 일본 해군의 망루가 있었던 망향봉 자락에 있다. 그리고 그 CCTV가 보여주는 도동 마을에는 1903년 심흥택 군수 이후 자리 잡고 있는 울릉군청과 독도를 공동어장으로 관리, 이용하고 있는 도동 어촌계가 있다.

바라건데, CCTV 영상을 통해 아름다운 도동 마을의 전경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서 과거의 역사뿐만 아니라, 울릉도와 독도의 밀접한 관련성, 독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한번쯤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필자는 서울에서 그 CCTV를 통해 독도를 바라본 적이 있는데, 독도체험관을 찾는 관람객들도 울릉도에서 보이는 독도를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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