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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문화충돌 대응 연구(한국음식문화사 학술대회)
  • 구도영 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 연구위원

한국음식문화사 학술대회 사진


한국인에게 음식이란?!

한국에는 유달리 음식과 관련된 속담이 많다. “금강산도 식후경”, “마음 먹기 달렸다”, “그 나물에 그 밥”, “죽도 밥도 안 된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곱다”, “다 된 밥에 재 뿌린다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음식 안에 인생의 희노애락이 들어있고, 밥 먹었느냐는 말이 인사말이 될 정도다. 음식 문화는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한식의 세계적 주목, 중국의 문화원조론 강화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될수록 중국의 문화원조론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음식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김치, 쌈 문화, 삼계탕이 그것이다. 중국 최고의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에서는 한국 김치의 기원은 쓰촨 파오차이(泡菜)이며, 한국 삼계탕의 기원은 중국 광동지역 요리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작 메인 사진은 중국 요리가 아니라, 한국의 김치와 삼계탕 사진을 걸어두었다. 김치와 삼계탕의 원조가 중국이라면서 그 대표성은 한국에 있다고 자백하는 모양새다.

    

문화 갈등 해법을 모색하는 학술회의

2022729() 동북아역사재단 대회의실에서 한국 음식문화의 미학, 그 여정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한중 음식 문화 갈등의 해법을 모색하는 가운데, 한국 음식문화의 정체성을 논의하고자 주변국과 차별성을 갖거나 세계에서 주목했던 한국 음식 8가지(, 김치, 나물, 삼계탕, 육식, , , 인삼)를 학술회의 세부주제로 정하였다.

    

1. 논란이 된 음식: 발효음식(김치), 나물(), (삼계탕)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김치를 통해 한국 발효음식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중국에서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쓰촨 파오차이(泡菜)는 전 세계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단순채소절임 음식일 뿐이며, 한국 김치는 동물성젓갈과 전용복합양념이 들어간 발효음식이라는 점에서 파오차이와 전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정혜경 호서대학교 교수는 쌈채소를 즐겨먹는 한국의 나물 문화를 확인하였다. 현재 한국인이 섭취하는 식물의 종류는 천 가지에 이르고, 전 세계에서 이렇게 다양한 풀과 뿌리, 나뭇잎을 먹는 민족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은 나물민족이라고 할 만하다. 채소도 기름에 볶아 먹는 요리가 발달한 중국은 현재 생채소 쌈 문화도 중국이 원조라고 주장하는데, 이 발표에서 원나라에서 특히 인기를 끈 고려의 상추쌈과 나물 문화의 풍요함과 다채로움, 그 음식사적 의미를 확인했다.

정희정 한국미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그간 삼계탕 요리가 근래 음식이라 잘못 알려진 점을 재고찰하였다. 삼계탕은 닭 모양의 원형을 유지하면서 그 속에 약재를 넣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닭을 토막내어 인삼과 함께 끓인 중국 광둥 지역 요리와 조리법에서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광둥에서는 인삼이 생산되지도 않는다. 이번 발표에서 조선인들이 닭요리를 즐겨 먹었고, 조선 초 닭 형태를 유지한 가운데 각종 약재 등을 채워 넣은 음식이 이미 존재했다는 점을 새롭게 밝혔다.



한국김치

    

2.한식의 밥상: , (), 육식

정연식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서구와 다른 동아시아의 쌀 문화, 그 속에서 또 다른 특징이 있었던 조선시대 밥 문화를 살펴보았다. ‘조선의 밥알은 윤기가 나고 부드러우며 향긋하고, 솥 속의 밥이 고루 익어 기름지다라고 평가한 청나라 학자의 기록도 소개하였다.

박유미 상명대학교 강사는 한국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기본 조미료 장() 문화를 시대별로 확인하였다. 장에는 어장(魚醬), 육장(肉醬), 두장(豆醬) 등의 종류가 있는데, 한반도에서는 특히 콩으로 만든 두장 문화가 고조선 시기에도 존재했던 정황을 고고학적 자료까지 활용하며 꼼꼼하게 고찰하였다.

차경희 전주대학교 교수는 한국인들이 과거 섭취했던 고기의 종류를 검토하고, 한국의 육식 문화와 그 시대적 변화를 추적하였다. 한국 육식문화의 흐름을 여러 그림 자료들과 함께 확인하여 시각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발표였다.

    

3.술과 약재

정정기 임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의 술 문화를 다루었으며, 필자(구도영 연구위원)는 조선시대 약재 한류인삼을 다루었다. 인삼은 동아시아에서 불로장생약으로 여겨져 최고의 국제상품으로 인정받았다. 이 발표에서는 인삼 가공법의 발전과 재배 기술에 이르기까지 한국 인삼업의 발달상과 경제적 가치 및 인삼의 국제적 위상을 검토하였다.

    

이번 학술회의는 중국의 문화기원주장으로 비화된 한·중 시민사회 갈등 해소의 단서를 마련하고자 기획하였으나, 동아시아의 광역적 시각에서 한국 음식문화의 정체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한 학술회의였다.



유우소(所)의 우유짜기(조영석,사제첩(帖)」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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