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인물
귀주대첩의 영웅, 강감찬
강감찬의 초명은 강은천(姜殷川)으로 정종 3년인 948년에 강궁진(姜弓珍)의 아들로 태어났다. 강궁진은 태조 왕건을 도운 공을 인정받아 삼한벽상공신(三韓壁上功臣)에 봉해진 인물로, 선조 강여청(姜餘淸)이 신라에서 이주한 후 본관으로 삼은 금주(衿州) 지역(현재의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및 금천구 일대, 관악산 주변 시흥군)에서 살았다.
고려 말 문신 최자(崔滋,1152~1220)가 편찬한 『보한집(補閑集)』에 의하면 시흥군으로 들어오던 사신이 어떤 집에 큰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사람을 보내 찾게 했더니, 마침 그 집 부인이 사내아이를 낳았다는 말을 듣고 신기하게 여겨 데려가 길렀는데 그가 강감찬이었다고 한다. 또한, 송나라 사신이 고려에 왔다가 강감찬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절을 하며 “문곡성(文曲星)이 한참을 보이지 않더니 여기서 뵙습니다.”라며 예를 차렸다는 기록이 있다. 문곡성은 북두칠성의 네 번째 별로 학문을 관장하는 별이다. 강감찬이 성종(成宗,960~997) 2년인 983년 과거에서 장원으로 급제했음을 고려하면, 그가 학문에 매우 능한 인물이었음을 말해주는 전설이라 할 수 있다. 강감찬의 출생을 알린 별이 떨어진 곳은 현재의 봉천동에 위치한 낙성대(落星臺)였다. 낙성대는 강감찬의 생가터로 알려져 있는데, 『여지도서(輿地圖書)』에는 낙성대가 강감찬의 태(胎)를 묻은 곳이라 하고 있어 태가 묻힌 곳으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허인욱 (한남대학교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