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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과 의로운 민족
화제의 책 제국과 의로운 민족 2022년의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웃나라인 중화인민공화국은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지향하는 정치·경제·사회적 가치의 측면에서 중국은 대한민국과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중국은 2010년대 이후 공격적이고 확장주의적인 군사·외교 정책을 본격화함으로써 여러 이웃나라에게 외교·안보의 측면에서 큰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대한민국의 제1의 무역국이 된지 이미 오래라는 점에서 우리가 중국을 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중국이 중국몽(中國夢)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외치며 미국이 주도하는 기존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있는 지금 대한민국은 진퇴양난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반가운 책이 나왔다.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근현대 동아시아 국제관계사를 가르치고 있는 오드 아르네 베스타의 『제국과 의로운 민족』(원제: Empire and Righteous Nation: 600 Years of China-Korea Relations)이 바로 그것이다. 중국이 동아시아 ‘제국(帝國)’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지금 베스타는 한반도와 관련된 중요한 “국제 문제를 포착”하고 “현재의 대안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기 위해 동아시아 “역사의 장기적인 전개 과정을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심호성 재단 국제관계와 역사대화연구소 연구위원
‘백의민족의 영상’ 김산
근현대 코리안 디아스포라 ‘백의민족의 영상’ 김산 타클라마칸 사막의 미사가 수천 년 동안 날아와 쌓여서 황토고원을 이뤘고, 이 고원은 다시 흐르는 물에 수천 년 침식돼 깊은 계곡을 이뤘다. 산시성(陝西省) 황토고원에는 붉은색 사암만이 물결 무늬처럼 주름으로 남아 그 장구한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그 계곡 어느 주름 하나는 김산을 보듬어 안고 있을 것이다. 그 주름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은 그가 백여 년 전 불렀던 아리랑의 노래일까? 그는 한 줌의 흙으로라도 조국으로 돌아가길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어디든 누구든 디아스포라. 이방인들에게 조국이란 무엇일까? 나는 20대 초반에 미국에서 『아리랑의 노래』를 처음 읽었다. 한국은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또 하나의 아리랑고개를 넘고 있었고, 이 책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한 사람은 독립운동가이며 동아시아의 혁명가 김산(본명 장지락)이었고, 다른 한 명은 모험 충만한 미국의 저널리스트 님 웨일즈(본명 Helen Foster Snow)였다. 이들이 1937년 중국대장정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서 만난 것이다. 웨일즈는 ‘학자의 손처럼 야윈 손을 가진 당당하고 품위 있는 태도’의 김산에게서 그녀가 전기를 쓴 25명의 중국혁명가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사유의 깊이와 통찰을 보았다. 김산은 그녀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남김으로써 수 많은 이름 없는 ‘김산’ 들의 흔적을 역사에 남겨줬다.
유정애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