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신해혁명 110주년, 중국 현대고고학 탄생 100주년, 역사결의(中共中央關于黨的百年奮鬪重大成就和歷史經驗的決議) 채택 등 굵직굵직한 기념일과 사건이 있었다. 특히 2021년은 중국이 두 개의 백년 중 첫 번째 백년(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해 전면적인 소강사회(小康社會)를 성공적으로 달성했음을 선포하고, 두 번째 백년(신중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中國夢)’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이에 재단은 지난 3월 23일 『2021년 하반기 중국 언론동향 자료집』 발간 보고회를 개최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현황을 살펴봤다. 여기서는 그 내용을 정치외교·역사·문화·민족 관련 4개의 범주로 정리했다.
『2021년 하반기 중국 언론동향 자료집』 발간 보고회
정치외교정책
국내적으로는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에서 ‘역사결의’를 채택한 것이 주목된다. 마오쩌둥이 항일·공산혁명의 노선 투쟁을 일단락 지은 1945년과 덩샤오핑이 문화대혁명을 오류로 규정하고 개혁개방으로 전환한 1981년 등 역사의 전환점마다 중국공산당은 새로운 ‘역사결의’를 내놓았다.
이번 세 번째 역사결의는 과거에 대한 반성과 노선 재정립이 아닌,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의 ‘성취’를 강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시진핑의 당 중앙 핵심 및 전당의 핵심 지위를 확립’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시진핑 사상)의 지도(指導)적 지위를 확립’하는 것(兩個確立)을 결의했다. 이는 시진핑이 권력을 연장하는 일이 왜 필요하고 타당한지를 이론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이며, 3차 역사결의는 곧 시진핑의 3차 연임을 위한 전주곡으로 해석된다.
한편,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인류운명공동체론’을 표방하며, 주도적으로 국제사회의 안정과 평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며, 그 실천적 플랫폼으로 ‘일대일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신중화주의는 패권의식이 다분하기에 주변 국가들과 마찰을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G2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은 ‘항미원조’ 등 과거 미국과 대등하게 맞선 기억을 소환하고 ‘반미’, ‘애국’의 민족주의를 자극하고 있다.
역사정책
중국은 ‘중화민족 공동체론’과 중화질서의 확장판인 ‘인류운명공동체론’을 동시에 강화하는 역사학, 즉 ‘신시대 중국 역사학’ 확립을 강조하고 있다. 신시대 중국 역사학이란 공산당 혁명과 신중국 역사를 실패로 규정하고 비판하는 역사허무주의에서 벗어나, 유물사관과 중국 전통 역사학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중국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을 확립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서구 중심의 역사연구 관점에서 탈피해 중국의 자체적인 학술체계를 건립해야 할 것이며, 그 내용은 중국 역사문화에 대한 문화적 자신감을 수립하고 중국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널리 선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오히려 중국을 비서방적 대국의 이미지로 구축하고, 주변 국가의 역사를 중국의 속국이나 일부로 편입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어 한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와의 역사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문화정책
시진핑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 문화’에 대한 ‘문화자신(文化自信)’을 확고히 하고 ‘사회주의 문화 강국’ 건설을 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기조 위에서 국내적으로 문화허무주의(공산당 혁명문화, 사회주의 문화 부정)를 극복하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 문화(전통문화+마르크스주의)를 강화해 애국주의를 기반으로 한 문화통치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우수한 중화 전통문화’, 홍색문화(혁명문화)를 강조한다. 국외적으로는 중국식 사유를 전 세계에 전파해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전파론에 입각한 문화 민족주의로 인해 한중 간 문화원조 논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족정책
중국은 ‘중화민족 공동체의식’이 매우 이른 시기부터 형성됐고, 이는 곧 중국이 ‘다원일체의 통일다민족 국가’였음을 증명한다고 본다. 중국 북방지역에 대해서는 『중국고대 북방민족사』 총서 간행, ‘장백산문화론(長白山文化論)’의 논리 강화 등을 통해 학술적 차원으로 북방에 존재했던 다양한 국가와 종족을 중화민족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동북지역의 조선족은 한국이 아닌 중국의 역사에 뿌리를 두게 된다. 이와 함께 중국은 백두산을 자신들의 독자적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고자 한다.
전망
중국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이라는 목표를 향해 더욱 가열차게 나아갈 것이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한국으로 대표되는 주변국과의 마찰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상호존중과 우호관계를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그들이 표방하는 ‘문화강국’ 등이 국수주의적으로 흐를 경우 자칫 역사갈등, 문화마찰이 빈번해질 것이며, 특히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러한 조짐이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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