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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대화
금사 관련 최초의 학술서 『전사들의 황금제국, 금나라』
  • 조복현,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전사들의 황금제국, 금나라』

불모지나 다름없는 분야에 단비와 같은 학술서 출현

(거란)와 금(여진) 및 원(몽골)은 번갈아 가며 중국의 일부 혹은 전부를 점령하였고, 고려 왕조와 많은 교류를 하였다. 그런데 거란사나 몽골사에 대해서는 전문 연구자가 연구 성과들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지만, 금대사에 대해서는 전문 연구서가 한 권도 출판된 바가 없다. 이처럼 국내 역사학계에서 불모지와 다를 바 없는 금에 대한 학술서 전사들의 황금제국, 금나라가 출판되었다. 본서는 재단의 2020년 기획연구 결과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7명의 송나라·금나라 연구자가 집필에 참여하였다. 본서는 각 분야에서 나타난 통치 전략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분석하여, 여진인들이 몽골인과 달리 쉽게 한화되지 않고 오히려 정복왕조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보였다고 주장한 점이 특징이다.

    



요와의 전쟁에서 최초로 승리를 거둔 출하점에 있는 완안아골타 동상



중국과 한국의 금대(여진)사 연구 현황

중국에서는 역대 왕조를 언급할 때 당송혹은 송원이나 송원명이라고 한다. 이는 송을 통일왕조로 보고, 요나 금을 송의 지방 정권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보면 요와 금의 역사적 존재감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몽골족이 세운 원나라에서는 이전 왕조의 역사서인 송사, 요사, 금사를 편찬하면서 세 나라 모두가 정통 왕조의 자격이 있다고 하였다. 현재의 중국도 요나 금의 역사를 중국사의 범위에 포함하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런데 필자가 거란이나 여진과 관련된 곳, 예를 들면 요나라 황제들의 무덤이나 금대 후기의 대신인 한광사韓匡嗣의 무덤, 완안아골타完顔阿骨打가 요나라를 상대해서 최초로 승리를 거둔 출하점, 완안아골타의 무덤과 금대 상경성의 유적지 등을 답사하다 보면 한족 왕조의 유적이어도 이럴까 싶을 정도로 방치된 경우가 많았다. 설령 그렇다 해도 중국에는 수백 명의 요·금사 연구자가 있고, 그만큼 많은 연구 성과가 발표되고 있다.

    



잡초와 수목이 무성한 완안아골타의 무덤



회고와 반성 그리고 나가야 할 방향

과거부터 우리나라의 금나라 연구는 함보函普의 고사나 윤관尹瓘9성을 둘러싼 외교 문제 등 단편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여전히 금사 혹은 여진사 연구가 크게 부진하고, 시기적으로 연결되는 요사나 원사에 비해서도 전문 연구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후에는 인식의 범위를 확대해서 우리 역사의 범위에 들어오는 지역이나 민족, 나아가 문화나 종교 및 관습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역사 연구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재단에서 금나라 관련 전문 연구서인 전사들의 황금제국, 금나라의 출판을 기획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매우 반가운 마음이 들었고, 주저 없이 참여하기로 하였다. 이번 저술에 참여한 집필진이 송대사나 북방민족사에 조예가 깊은 데 반해 필자는 능력이 부족했지만, 그것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수준이 높으면 높은 대로 지식을 전달하고, 부족한 부분은 부족한 대로 저술하여 다른 연구자들이 밑거름 삼아 더욱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금나라의 역사는 단지 초원에서 말을 타고 소와 양을 키우며 살아가는 생경한 이웃나라 유목 민족의 역사가 아니다. 금나라는 한반도 북부에서부터 러시아 땅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서 두 차례나 왕조를 건설하고, 우리나라와 많은 관계를 맺어왔으며, 유통기한 3년 이상 화폐의 최초 발행, 관리의 70세 정년퇴직 제도 확립 등 동아시아 역사와 문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이후 금나라와 관련된 심도 있는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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