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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유럽한국학회(AKSE) 학술회의 참가기
  • 이동욱 재단 한중관계사연구소 연구위원

AKSE 학술회의 참가자 단체사진


  유럽한국학회[The Association for Korean Studies in Europe, 이하 악세(AKSE)]는 유럽을 대표하는 한국학 연구 조직으로 2년마다 정기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제31차 회의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에서 622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 이후 4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학술회의인데다 최근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학회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인 300명이 참가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그중 발표자는 40개 패널 156명이었다. 주제 면에서는 최근 구미의 한국학 관련 학술회의가 한류의 영향을 받아 대중문화나 현대사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은 것에 비해 전근대 분야가 주류를 이루었다. 이는 철학, 역사학 등 진지한 학문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한 유럽 한국학의 전통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AKSE 학술회의 개막식 및 축하 공연


AKSE 학술회의 개막식 및 축하 공연

AKSE 학술회의 개막식 및 축하 공연



재단 참가단의 패널 발표

  재단에서는 이번 악세 회의에 재단 내·외부의 소장 연구자로 구성된 1개 패널의 참가단을 파견하였다. 패널 주제는 19세기 중반 조선, , 서양의 삼자관계 속에서 조선의 서양인식의형성, 서양의 조선인식의 형성, 청의 조선 - 서양 관계 인식 및 대응, 서양 선박의 출몰에 대응한 조선의 해안 방어 전략을 검토하는 것이었다.

패널의 기획 의도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한국의 대외관계사 연구에서 18세기 및 19세기 후반에 비해 연구가 부족한 19세기 초중반에 대한 학계의 관심을 환기하고, 둘째, 사대교린 외교에서 근대 외교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있던 동아시아 국제질서 속에서 중국이 조선과 서양의 관계 및 동아시아 질서 변동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자는 것이었다. 셋째, 최근 중국학계와 해외의 중국계 학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종번관계또는 종번체제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하였다. 신효승 연구위원(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이 온라인으로 좌장을 맡고, 이동욱 연구위원(재단 한중관계사연구소)과 외부 참가자인 소진형 선임연구원(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손성욱 교수(창원대학교 사학과), 민장원 교수(해군사관학교 인문학과)가 주제 발표를 맡았다.

  재단 참가단의 패널 발표는 623일 오후에 수십 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토론 시간에는 안보차원에서 중국과 주변국의 조공관계를 바라보는 시각, 19세기 후반 중국의 종주권과 조선의 주권국 지위에 대한 국제법적 해석에 대한 질문 등이 이어졌으며, 일부 청중은 쉬는 시간까지도 발표자와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회의장에서 담소를 나누는 발표자들


국제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모색

  재단 참가단은 이번 악세 회의장에서 유럽 현지 학자들과 의 교류를 통해 향후의 국제협력 사업을 위한 여러 의견들을 청취할 수 있었다. 특히 참가단의 일원인 소진형 선임연구원(서울대)의 소개를 통해 재단과 함께 유럽의 한국고대사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을 제안한 연구자, 재단에서 출판한 우수한 성과물을 영어로 번역해줄 한국학 전문가들을 소개해주겠다는 연구자, 프랑스어로 재단 도서를 번역하여 출판할 것을 조언한 연구자 등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의미있는 성과였다.

  한편, 일부 연구자는 한국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소개하고 전파하는 것은 유럽에서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비춰져 반감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학술행사 등을 통해 유럽 학계와 학문적 신뢰를 구축하고, 객관적인 학술성을 유지하면서 유럽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연구 성과를 우선적으로 소개하여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었다. 전반적으로, 유럽에서는 한중일 역사 갈등에 관심이 별로 없으며 역사 현안에 대해서도 한국의 입장보다는 중국과 일본의 시각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는 유럽에서 중국학과 일본학의 전통은 깊은 반면 한국학의 역사는 짧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한국학이 독립된 학문 분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한국 학자들도 유럽 학계와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

    

전망과 과제

  유럽에서는 최근 한국 대중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 관련 학과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악세는 유럽 전역에 걸친 네트워크를 자랑하며, 구성원들 사이에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한국 유학 및 연수 경험이 있어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많은 연구자가 한국과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희망하였다. 향후 동북아 역사 현안 대응과 한국학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유럽 학계와 협력적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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