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인물
‘어머니’라는 화두, 《삼국유사》 이해의 요체
해마다 8월이 되면 유독 떠오르는 이가 있다. 《삼국유사》의 지은이 일연[一然, 1206-1289]이다. 복중(伏中)에 태어나 복중에 생애를 마친 ‘뜨거운’ 사람이어서이다. 일연의 생일이 음력 6월 11일인데, 1206년 그날은 양력으로 7월 25일이었다. 초복에서 중복 사이이다. 1289년 음력 7월 7일, 그러니까 칠석을 보낸 다음날 아침 일연은 열반에 들었다. 만 83세, 군위군 고로면의 인각사에서였다. 날짜가 그렇다보니 지금도 인각사에서 매년 열리는 일연의 다례제는 흔히 삼복 한가운데 끼는 경우가 많다. 열반에 들던 해의 음력 7월 8일도 양력으로 8월 2일이었다. 중복에서 말복 사이이다. 더위는 타고 난 모양이었다. 삼복(三伏) 더위 속에 태어나 삼복 더위 속에 돌아갔다.
고운기 한양대 교수 / 《일연을 묻는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