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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독도연구소 성과와 과제
  • 유하영(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독도연구소 성과와 과제임영정

동국대학교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동국대 역사교육과에서 교편을 잡았다. 국사편찬위원회 교육연구관, 해양수산부 독도자료실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역사학 분야의 독도 연구 최고 권위자로 2014년 재단이 수여하는 제5회 독도상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저서 및 연구 논문으로는 <독도 영유권의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한 일본인 논문집>, <조선시대 해금정책의 추이와 울릉도·독도>, <안용복과 관련된 독도 영유의 역사적 배경>, <중등국사교과서의 독도 영유권 관련 문항에 대한 검토>, <일본의 독도 호칭의 변화와 그 성격> 등이 있다.


독도가 한국의 고유 영토라는 사실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나 실증적 자료 측면에서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해방 이후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이를 문제 삼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터무니 없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으로 침탈한 우리 독도와 영토를 ‘재침략’하려는 것과 같다.

따라서 우리는 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21세기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어나가야 한다. 이에 독도 연구자 동국대 임영정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독도의 한국 영유의 역사성과 당위성을 알아보고, 독도에 대한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한·일 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방안에 대한 고언을 듣고자 한다.


Q

동북아역사재단은 주변국의 역사 왜곡에 대처하기 위한 기구로 출범했습니다. 2008년 이후 지난 10년간 재단 내 독도연구소의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A

동북아역사재단은 고구려사를 중심으로 한국 고대사와 동아시아 역사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기구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설립된 재단 독도연구소가 유능한 연구자들을 대거 영입해서 체계적인 독도 대응 논리를 마련했고, 독도 영유권 강화 방안과 관련 전략 개발, 올바른 독도 표기를 위한 대외 교섭과 오류 시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기에 독도 현안은 이제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고 봅니다.


Q

독도연구소 개소 이후 일본 정부가 독도와 관련해 취하고 있는 태도에는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A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선언적으로 반복하던 데서 나아가 철저히 전략적이고 치밀한 방법으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실례로 독도 현안에 대한 억지 주장을 초·중·고 교과서에 싣는 것은 자국민에게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특히 2005년부터 시마네현 의회가 소위 ‘죽도의 날’을 제정하여 매년 행사를 치르고 있고, 2014년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을 설립하여 우호적인 국제 여론을 획득하기 위해 대대적 로비와 홍보를 벌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올해에는 도쿄 히비야 공원 내에 재단의 독도체험관과 유사한 전시관을 개관하지 않았습니까? 한 마디로 일본 측은 철저한 전략하에 독도 문제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봅니다.


Q

교과서 등을 통해 일본이 자국민, 특히 청소년에게 독도 현안을 교육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일본은 교과서 등을 통해 자국민이 ‘독도를 일본 땅’으로 알게끔 주입하고 있습니다. 이를 절대 쉽게 넘기면 안 됩니다. 우리도 교과서와 역사교육 등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특히 젊은 세대에 익숙한 매체와 방식으로 독도 관련 콘텐츠를 제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문화는 국민적 교육 홍보와 통합에 필수 요소입니다. 과거 정광태의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를 문화적으로 향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적 연구 대상으로도 삼았듯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작·보급·활용한다면 생활 속에서 우리 땅 독도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확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미래세대가 ‘독도 문맹’이 되지 않도록 독도 현안을 전방위적으로 홍보하고 관련 체제를 완비해야 합니다.

영국-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분쟁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교과서를 통해 ‘영국이 우리 땅을 강제 점령하고 있다’고 가르쳤고 30여 년간 이러한 내용으로 교육받은 세대가 영토 점유국인 영국과 전쟁을 감행했습니다. 이는 일본의 상황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독도에 관심 없던 일본인들이 최근 독도의 존재를 인지하기 시작한 것을 보면 초등학생에게까지 고유영토론을 주입하려는 일본의 교과서 지도 방침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고유 영토인 ‘죽도(독도의 일본식 명칭)’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교육받은 세대가 성인이 된 후의 일이 걱정인 것이지요. 우리도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교육 체계 정비와 함께, 인기 TV 프로그램 및 영상 매체 등을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독도와 관련하여 기존의 이른바 ‘무시 전략’이 변화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A

저는 우리의 ‘무시 전략’, ‘무대응 전략’이 상당히 잘못됐다고 보고 항상 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 일본의 거센 공격과 비판에도 ‘조용한 외교’로 일관한 우리 외교부의 소극적 자세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이 자세를 계속 견지했을 때 30년 뒤 독도는 어떻게 될지, 우리 영토 영유권은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앞으로는 교육에 적극적으로 힘쓰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펼치는 등 일본의 주장이 허구임을 알려나가야 합니다.


Q

그동안 많은 문서와 지도를 통해 일본이 독도를 한국 땅으로 인정한 증거들이 발견됐습니다. 역사적 근거만으로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반박 가능하지만, 그들을 반격할 비장의 논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일본의 주장이 억지라는 것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죽도는 조선령’임을 분명히 언급한 일본의 구법령인 대장성령(大藏省令), 일본 막부로부터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영토라는 내용의 외교 문서를 받아 독도가 우리 땅임을 증명한 안용복에 관한 일본의 역사서, 역사적 기록을 통해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령이 아님을 증명한 나이토 세이추(內藤正中,1929~2012) 선생의 논문, 특히 대마도 등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펼친 남구만 등 소론(少論)의 활동과 일본 막부 시대의 조·일 간 외교 교섭 등에 관한 일본의 수많은 연구물은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이며 독도 영유권이 대한민국의 것’임을 증명합니다.

하지만 일본인 대부분은 독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더욱이 자국에 이러한 학자나 사료가 있다는 것도 모릅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근거를 분명히 할 때입니다. 우리의 단호하고 일관된 입장과 그들의 억지 주장에 대한 반박, 학술 논문 등을 일본어와 영어 등으로 번역·배포하여 전 세계에 실상을 알려야 합니다.


독도연구소 성과와 과제


Q

한·일 양국 간 갈등을 촉발하고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려는 일본이 억지 주장을 지속하고 되풀이하는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까요?


A

전후 전범국가인 일본은 우리가 자신들의 고유 영토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특히 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왜곡하여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 중’이라고 가르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외교적 도발 수위를 높이는 한편, 국제사회에 독도를 분쟁지역인 것처럼 알리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행동들은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영토 문제에는 강대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합니다. 국제 질서를 지배하는 것은 강자의 논리라는 의미지요. 강대국들의 파워 게임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굳건하고 힘센 나라가 되도록 힘써야 합니다. 위기가 다가올 때 내적으로 분열하지 않도록 국론을 통일하고 힘을 키워야 국제적·대외적으로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영토주권을 가진 나라라면 이러한 문제 해결에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헤쳐가야 할 운명적 경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독도 현안에 대한 일본의 억지 주장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A

1946년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규정한 국제 문서인 연합국최고사령부 지령(SCAPIN) 제677호는 ‘일본의 영토에서 울릉도, 독도, 제주도를 제외한다’고 명시했고, 제1033호는 일본 선박을 독도 12해리 이내에 진입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일본은 이 결정을 받아들여 독도가 일본 영토가 아님을 인정하고, 총리부령 24호와 대장성령 4호를 통해 일본 부속 도서에서 독도를 제외했습니다.

이렇듯, 독도가 자국 땅이 아님을 알면서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일본은 독도 현안에서만큼은 좀처럼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만, 영토주권 수호는 당연하고 정당한 권리 행사이기 때문에 주권국인 우리 스스로 역사 앞에 더욱 당당히 서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정부와 학계를 중심으로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때만이 우리가 가진 것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려주는 많은 역사적 문건과 증거들을 발판 삼아 독도 영유권 논란 종식을 위해 계속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Q

한·일 양국의 학자가 함께 역사를 연구하고 정치적 왜곡을 바로 잡은 사례가 있습니다. 독도 현안 역시 한일 학자의 공동 연구나 왜곡 정정이 가능할까요?


A

한·일 역사학자 간의 공동 연구, 정보 공유 등은 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독도 현안은 정치적·외교적 성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역사 이외의 분야에서 학술 교류 협력은 다소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오히려 남북한 간 연대와 공조가 더 낙관적이지요. 남북은 서로 다른 정치 체제와 이념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독도 현안에 관한 기본 입장은 일치한다고 봅니다. 북한도 교과서를 통해 독도가 조선이 대대로 영유해온 우리의 고유 영토임을 가르치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도발에 매우 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북한이 일본의 로비 전술로 인해 독도에 관한 기존의 입장을 철회하고 일본의 주장에 동조할 수도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여러 상황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독도 연구자로서 어떤 고충을 겪으셨는지요? 독도 현안의 가장 현실적이고 궁극적인 해결 방법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독도는 정치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전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이는 연구자에게 누구보다 각별한 역사적 사명감을 느끼게 하는 동력이기도 하지만 어깨를 무겁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독도 연구의 경우 일시적, 단편적, 단속적인 경향을 띠다 보니 한 가지 사안에 깊이 몰두하기가 어렵고, 연구가 단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공직사회에서 독도 문제 전문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일본은 독도 문제 담당 공직자들이 해당 분야에서 오랜 기간 관련 업무를 전담하며 전문적 식견을 닦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퇴직시까지 외무성 조약국에서 영토 문제를 담당하며 1905년 시마네현 고시를 통한 독도 편입 조치가 국제법적으로 정당함을 주장했던 가와가미 겐죠(川上健三,1905~1995)입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여러 업무에 관한 종합적 지식과 경험 축적을 위해 공무원 순환보직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형평성을 이유로 일관된 인사 원칙을 고수하다 보면, 독도 문제처럼 전문성과 일관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경우 발전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시스템은 관록과 전문성, 경험까지 두루 갖춘 해외 담당관들과 대적하며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전문 관료를 양성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를 지속한다면 최소한 독도 문제에 관한 한 승산이 없다고 봅니다.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반드시 깊게 성찰해야 합니다.


Q

앞으로 재단 독도연구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언해주십시오.


A

재단은 독도가 역사적, 국제법적, 실효적으로 ‘대한민국 영토’라는 사실의 근거를 국내외에 확실히 제시해야 합니다. 역사, 지리, 국제법 등 각 분야의 연구가 유기적, 경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력, 공간, 자료 DB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통해 세계적인 연구소로 발돋움하여 전 세계에 제대로 된 독도 정보를 알리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독도연구소 개소 10주년을 계기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국내외 정치 상황에 영향받지 말고 오직 국익을 위해 흔들림 없이 연구를 수행해야만 독도 현안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간 독도연구소를 위해 전념하고 헌신한 모든 분들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선배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독도연구소가 앞으로 더욱 건승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