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6일 오후, 독도연구소는 재단 대회의실에서 ‘역사적 문헌으로 본 독도’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최근 심화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영토 관련 왜곡 전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전근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방대한 사료 분석을 통해 독도 영유권의 논리적 토대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재단의 연구위원과 외부 전문가들은 제1부 ‘일본의 왜곡 전략 분석과 비판’, 제2부 ‘사료를 통한 역사적 진실 규명’의 두 세션에서 각각 3개씩, 총 6개의 주제 발표를 하고 종합 토론을 이어갔다.
제1부 ‘일본의 왜곡 전략 분석과 비판’에서는 일본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영토 홍보 전략과 시마네현에 제출된 제5기 죽도문제연구회의 최종보고서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 이루어졌다.
먼저 석주희 연구위원은 ‘일본 영토주권전시관의 정책 결정 과정과 홍보 논리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주제로 발표했다. 석 연구위원은 일본의 미래 세대의 교육과 대내외 홍보를 위해 영토⸱주권전시관을 거점 기관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또한 아베 정권 시기 이후 일본의 영토⸱주권 전략이 강화되었으며, 국제 여론 형성과 영유권 주장의 공고화를 위한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아울러 시마네현에서는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기존 전략을 바탕으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웅 연구위원은 ‘SCAPIN-677과 일본 외무성 작성 영문 설명 자료의 국제법적 검토’에서 독도를 일본 통치 영역에서 제외한 연합국 최고사령관 각서(SCAPIN-677)를 ‘단순한 행정 지침’이라며 가치를 격하하고, 일본 외무성의 영문 설명 자료를 확대 해석하는 최근 일본의 국제법 연구를 비판했다. 서 연구위원은 “SCAPIN-677의 국제법적 지위를 재확인하고, 의도적으로 편집된 일본의 영문 설명 자료는 영토 문제와 관련된 국제법적 근거로서 적격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지영 영남대학교 연구교수는 ‘‘죽도문제연구회’ 5기 최종보고서의 주요 내용 분석과 함의’에서 보고서의 특징과 시사점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특히 평화선 선포 이후 발생한 일본 어선 나포 및 어민 억류 사례를 부각함으로써 일본이 ‘피해자’ 이미지를 구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독도 영유권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경계와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제2부 ‘사료를 통한 역사적 진실 규명’에서는 전근대 시기의 울릉도⸱독도에 관한 일본 내 연구 동향에 대한 발표와 조선 후기 수토제, 일본의 태정관 지령에 대한 사료 검토를 통해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필자는 ‘전근대 울릉도·독도에 관한 일본의 연구 동향 고찰’에서 2020년 이후 일본의 전근대 울릉도·독도 연구가 답보 상태에 있는 가운데, 2014~2025년 사이 일본 정부가 발간한 홍보자료와 위탁 사업 보고서에 기존 연구 성과가 어떻게 반영되고 활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일본에서는 불리한 선행 연구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전근대에서 근대로 논쟁의 중심을 이동시키면서, 전근대 시기 일본이 울릉도를 활용했다는 논리를 강화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장정수 연구위원은 ‘조선 후기 울릉도⸱신도 수토에 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청나라와의 접경지인 서해 북단의 ‘신도’와 일본과의 접경지인 동해상의 ‘울릉도’에서 시행된 수토제를 비교⸱분석했다. 이를 통해 수토제는 지리적 여건상 군사 거점이나 행정구역으로 편제하기 어려우면서도 청과 일본 등 인접국과의 접경지라는 특수한 조건을 가진 섬을 대상으로 한 제도였음을 규명했다. 이는 수토제가 울릉도에만 한정된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여러 도서 관리 제도 중 한 형태였음을 보여 준다. 아울러 외교적 갈등을 극복하고 영토를 수호하려는 조선 정부의 굳건한 의지를 반영한 제도였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영수 독도연구소장은 독도 관련 논의에서 매우 중요한 태정관지령에 대한 기초 연구가 미진하다는 점에 주목해 ‘1877년 태정관지령 제223호와 그 인물들’을 발표했다. 김 소장은 입안 과정에 대한 분석을 통해 태정관지령의 공식 문서 번호와 태정관의 본국(本局) 상신 날짜 등을 밝히고, 특히 지령 작성 실무자부터 시마네현 현령⸱참사, 우대신 이와쿠라 도모미(岩倉具視), 그리고 최종적으로 지령에 날인한 인물들까지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울릉도·독도 ‘문제’를 일방적으로 설계한 시마네현 현령과 참사, 우대신의 결단 과정을 규명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향후 울릉도⸱독도 연구를 이끌어 갈 신진 연구자가 주로 발표를 맡고, 그간 연구를 견인해 온 중견 연구자들이 사회와 토론을 담당했다. 토론을 통해 참신한 시도라는 격려와 함께 미진한 부분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논의할 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