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을 통한 백두산관광이 시작되었고, 작년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백두산관광에 합의한 이후 북한을 통한 백두산관광을 목전에 두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현대그룹은 2008년 5월부터 서울-백두산 직항로를 이용하여 백두산 관광을 실시하기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측과 합의하였으며, 11월 말 통일부, 문화관광부, 건설교통부, 한국관광공사, 현대아산 등 관계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실사단이 북한을 방문하여 백두산관광을 위한 인프라를 점검하였다.
항공업계에서도 김해공항, 제주공항, 청주공항, 양양공항 등 4개 지방공항이 백두산관광 지정공항이 되기 위한 경쟁에 나섰으며,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의 취항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아직 '남북간 항공실무접촉'이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백두산 직항로 개설이 올 하반기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개성관광이 시작되었듯이 백두산관광도 조만간 시작될 것이다.
민족의 성산, 자랑스럽지만 잘 모르는 산
장백폭포 코스를 오르는 백두산관광에 이어 장군봉코스를 오르는 백두산관광이 시작되면 백두산은 한층 우리 곁으로 가깝게 다가오겠지만 '민족의 상징', '민족의 성산'이라는 명성에 비하여 우리가 백두산에 대하여 알고 있는 지식은 생각보다 그다지 많지 않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이 백두산 천지의 중앙을 지나가고 있다는 점, 작년 7월 중국 측 백두산의 남쪽 관광로가 정식 개통되었다는 점, 백두산에 이름을 가진 봉우리가 20개 있다는 점 등 많은 지식이나 정보가 알려지지 않은 채 있다. 중국을 통한 백두산관광이 시작된 지 15년이 넘었지만 백두산에 대한 전문적인 안내서 하나 제대로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백두산에 대한 관심에 비하여 백두산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동북아역사재단에서는 백두산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제공하여 백두산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 한편 문화컨텐츠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2007년 하반기에 백두산 입체영상 제작을 추진하였다.
그동안 문화컨텐츠사업의 일환으로 백두산 입체영상이 만들어진 적이 있지만 백두산의 봉우리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조잡한 동영상에 불과하였으며, 과학기술부의 남북 협력사업으로 만들어진 『백두산의 자연 CD』에 백두산 입체영상이 들어있지만 북한 측 백두산지역에 한정된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품질의 입체영상을 구축하여 백두산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고 문화컨텐츠로 활용하기 위하여 고해상도의 위성영상을 활용한 백두산 입체영상 제작에 착수하였다.
욕심 같아서는 해상도 1m급의 위성영상을 이용하여 '구글 어스'(google earth)에 버금가는 입체영상을 만들고 싶었지만 비용과 활용의 문제 때문에 해상도를 2.5m급으로 낮추어야 했다. 백두산 일대를 포괄하는 넓은 지역을 1m급의 위성영상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10억 이상의 비용이 들거니와 설령 그만한 비용을 들여 1m급으로 제작했다고 하더라도 파일의 용량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반 컴퓨터에서는 구동시킬 수 없다는 설명에 욕심을 접어야 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형지물이 많지 않은 산지를 굳이 1m급 위성영상으로 제작할 필요는 없으며, 저렴한 비용을 들여 넓은 지역을 자세하게 살펴보기에는 2.5m급이 오히려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2007년 가을에 촬영된 최근의 위성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20m급 수치지도를 기반으로 기존의 입체영상이나 동영상과는 대비할 수 없는 고품질의 백두산 입체영상이 탄생하였다.
등산로 별 동영상 제작 홈페이지 서비스 예정
이렇게 제작된 백두산 입체영상으로 획기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다. 하나는 백두산 일대의 국경선을 긋는 작업이었고, 다른 하나는 백두산의 봉우리 명칭을 붙이는 작업이었다. 간혹 북한이나 중국의 지도 혹은 백두산 홍보 팜프렛에서 국경선을 확인할 수 있지만 압록강에서 백두산 천지를 거쳐 두만강에 이르는 12개 국경비의 좌표를 가지고 정확한 국경선을 그은 것은 아마도 최초일 것이다. 그리고 백두산 16개 봉우리 명칭이 최초로 등장하는 『長白山江崗志略』(1909)과 현재 중국·북한에서 사용하는 봉우리 명칭을 기초로 18개의 봉우리(북한측 6개, 중국측 12개) 명칭을 붙여본 것도 처음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백두산에 오르는 6개의 등산로(북한측 2개, 중국측 4개)를 확인하고 각 등산로 별로 동영상을 제작하여 홈페이지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백두산 입체영상 달력을 제작하여 관련 기관에 배포하고 있다.
최초의 작업이 그러하듯이 백두산 입체영상에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으며, 생각지 못한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였다. 우선 백두산 주변의 생태, 유적, 관광지 등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고 특히 북한 측 백두산에 관한 자료가 없어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백두산 봉우리 명칭을 붙이는 과정에서 자료마다 봉우리 위치가 다르고, 입체영상에서 봉우리로 보기 어려운 것도 있어서 봉우리 위치와 명칭을 확정하기가 곤란하였다.
그렇지만 이번에 제작한 백두산 입체영상이 백두산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앞으로 다양한 문화컨텐츠로 활용하기 위한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백두산관광을 나서기 전에 한번쯤 동북아역사재단 홈페이지에 들러 백두산 봉우리 이름을 확인하고 각각의 등산로를 한번 올라본다면 천지에 올랐을 때 옆 사람에게 주위의 봉우리 이름을 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