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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트럼프 신 정권과 동아시아의 행방” 심포지엄 <국제 사회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지혜와 협력>
  • 조윤수 (한일관계연구소 연구위원)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정권이 120일 출범했다. 트럼프 정권은 강하고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한 미국 중심의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나 위대한 미국이 목표로 하는 세계는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후 국제질서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있으나 모두가 공감하는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이에서 다양한 예측과 불안감을 생산해내고 있는 가운데 재단은 지난 124일 게이오대 동아시아연구소와 공동으로 트럼프 정권이 동아시아 정세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재단 김호섭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중국과 미국을 보는 한국과 일본의 관점은 다르나 한 . 일 양국이 앞으로 전개될 국제 정세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늘려간다면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게이오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 다카하시 노부오(高橋伸夫) 교수는 중국에게 엄격한 잣대로 접근하려는 트럼프 정권의 대중정책이 오히려 중국의 비합리적 대응을 불러올 수 있다, “세미나가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미나에서는 미국 정치 전문가인 명지대 정진민 교수와 미 . 일관계와 안보 전공자인 게이오대 소에야 요시히데(添谷芳秀) 교수가 발표를 했고, 재단의 유의상 국제표기명칭대사와 오카야마 히로시(岡山裕) 게이오대 교수가 토론을 했다.

 

트럼프 정권의 기본 정책 방향


“트럼프 신 정권과 동아시아의 행방” 심포지엄동북아역사재단정진민 교수는 미국 국내 정치의 관점에서 통계와 수치를 활용하여 트럼프 선거 지지 연합과 이슈 포지션에 대해 발표했다. 누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그들의 포지션이 어떤 입장인지를 분석하면 트럼프 정책이 갖는 의미에 대해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오바마 케어의 수정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에 서명했다. 정 교수는 트럼프 정권이 왜 이러한 정책을 취하는지 선거 결과 분석을 통해 설명했다. 금융 위기 이후 미국 경제는 회복 추세에 있지만 그 속도가 매우 느리고 소득 불균형이 급격히 늘었다. 중산층과 하층민의 월급은 거의 오르지 않고 상위 10%의 소득은 계속 증가해, 대다수의 미국인은 정치에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결국 트럼프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은 앵그리 보터(angry voter)들이라 할 수 있고, 이들은 미국 경제 시스템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에서는 선거 직전 형성되는 시민 연합이 후보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주며, 당선 후 후보자를 통해 정책을 실행한다. 트럼프 지지자 그룹은 미국 내 인종 구성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히스패닉의 높은 출산율로 수십 년 후 미국 내 백인은 소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백인 노동자는 원래 민주당 지지층이었으나 이번에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이들은 교육 수준이 낮고 지방에 거주하는데 대부분 기술의 발전과 글로벌화로 자신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여긴다. 그래서 TPP와 이민에 대해 부정적이며 반 이슬람주의와 고립주의 성향을 가진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공화당과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의 간격이다.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비즈니스 이익을 추구하고 자유무역과 이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 교수는 트럼프의 국정 운영에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권의 주요 대외정책


소에야 요시히데 교수는 트럼프의 취임연설을 중심으로 대외정책을 설명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주요 대외정책은 대 테러 전쟁인데 이란과 북한에 대해서도 확실한 강경 정책을 취할 수 있다.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려는 일본이 대 테러 전쟁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해 일본 정부 또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무역 문제는 더욱 불확실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미국이 자국의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상대국의 제도를 수정하려 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국제사회는 상시 무역마찰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소에야 교수는 미국의 대외관계에서 눈여겨 볼 국가는 러시아라고 했다. . 일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일본과의 관계에서 최적의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일본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지금 이대로 좋은 것인지 일본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 소에야 교수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이끄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 미국이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아베의 대외정책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한 . 일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의상 대사는 많은 전문가들이 선거 기간의 트럼프와 대통령 취임 후의 트럼프가 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제시한 공약은 그대로 집행될 가능성이 높아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만 보면 미국 내 여론의 80%가 위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트럼프 정권의 대외정책에서 상위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는 오바마 정권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고 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강경 정책이 예상된다고 토론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하루 빨리 한 . 일관계가 정상으로 돌아와 북한 위협에 대해 공통 인식을 갖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카야마 교수는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하는 그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그룹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공화당 지도자들이 백인 노동자층을 전통적 지지자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현재 공화당은 두 개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 지지자들 간의 긴장과 대립이 잠재적으로 존재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트럼프 정권 발족 이후 불확실성의 본질을 검토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예측 불가능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국제사회를 잘 관찰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 . 일 간 지혜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는 점에서 세미나의 개최 의의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세미나가 실천적인 고민을 위한 작지만 커다란 발걸음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