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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몽골 칭기즈칸박물관을 가다
  • 박장배 재단 한중관계사연구소 연구위원


칭기즈칸박물관 전경

 

최근 개관한 칭기즈칸박물관

    

지난 1011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칭기즈칸박물관(Chinggis khaan museum) 개관식이 열렸다. 후렐수흐(U. Khurelsukh) 몽골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고 국가의장대까지 나섰다. 박물관 건립이 결정된 것은 후렐수흐 대통령이 총리이던 20197월이다. 당시 몽골 정부는 칭기즈칸과 몽골제국의 세계사적 의미를 홍보하기 위해 칭기즈칸박물관 건립을 결정하였다. 이후 33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쳐 20,500제곱미터 면적의 칭기즈칸박물관이 드디어 개관한 것이다.

이 박물관은 9층짜리 현대식 건물로, 전시실은 3층부터 8층까지 총 6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붕 꼭대기에는 황금빛 매가 장식되어 있고, 건물 앞쪽 벽면은 말 발자국 낙인이 찍혀 있어 몽골의 웅대한 역사를 대변하는 듯하다.

    

흉노제국에서 20세기 몽골국의 부활까지  

    

몽골인들은 자신들이 세운 첫 번째 국가가 흉노제국이라 한다. 따라서 칭기즈칸박물관은 흉노제국부터 몽골국이 다시 부활한 20세기까지 역사를 보여준다. 박물관은 12천여 점의 전시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중 92퍼센트가 진품이라고 한다.

박물관의 전시 방식을 보면 몽골인의 역사인식과 관심사를 이해할 수 있다. 칭기즈칸박물관의 전시실은 아래층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고대에서 현대에 가까워진다. , 시대순으로 전시관을 꾸몄다. 박물관의 취지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8층의 몽골인의 긍지 전시관으로 생각되지만, 아래층부터 차분하게 관람하는 것이 좋다.

3층은 몽골의 고대제국 전시관이다. 이 전시관은 흉노제국의 역사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슴돌 문화, 흉노제국의 연표와 유물, 각종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흉노 선우 중 두만 선우의 계보를 설명한 도표와 묵특 선우의 동상이 전시되어 있다. 흉노의 해와 달이 그려진 부적, 수레 부품과 모형, 선우가 살던 궁전 모형, 대형 디지털지도가 눈길을 끈다. 사슴돌 문화를 보다 보면 한국의 고인돌 문화의 중요성도 새삼 느껴진다. 이 전시관을 둘러보다 보면 몽골인들이 흉노제국의 역사를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다.

4층은 몽골의 고대 유목제국 전시관이다. 투르크와 위구르, 기탄(거란)제국의 역사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데, 대형 전자지도, 빌게 카간의 기념 신전, 투르크 시기의 귀족 두상과 무기, 하르 발가스 모형, 거란 시기의 무덤 출토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5층과 6층은 대몽골제국 전시관몽골제국과 칸국들 전시관으로 박물관의 핵심 전시관이라 할 수 있다. 대형 전자지도가 몽골제국의 확장 과정을 보여주고 있으며, 몽골제국 시기 유물과 문화를 전시하고 있다. 5층 전시관에서는 인장바위, 칸과 귀족들의 모자와 의복, 말안장, 비문, , 무기, 칭기즈칸의 궁전 모형이 전시되어 있으며, 보르항 할동산을 대형 영상으로 보여준다. 6층에는 몽골의 대칸과 황후의 초상화, 대원제국의 보석, 도자기, 잔치 그림, 쿠빌라이의 여름궁전(상도) 모형, 청동거울과 동전, 원인추렵도(元人秋獵圖) 등이 전시되어 있다. 몽골제국에 대한 몽골인의 애정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전시실이다.

7층은 칭기즈칸의 후손들과 귀족들 전시관으로 15세기부터 20세기 초 몽골의 역사를 보여준다. 대몽골 칸들의 집단 초상화, 할하 몽골의 세 명의 칸, 청나라 시기 몽골 인장, 나담 축제, 복드항 행차도, 일곱 명의 복드항 대형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다.

8층은 몽골인의 긍지 전시관이다. 몽골의 군사기술, 쿠빌라이칸의 대원 통치, 몽골의 평화(Pax Mongolica), 세계의 수도 카라코룸 모형, 몽골문자, 자나바자르(the First Bogd Ondor Gegeen Zanabazar)의 생애와 예술이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23건의 세계유산 인증서, 몽골인들의 거주지인 게르 모형, 몽골 지폐에 나오는 오트곤텡게르(Otgontenger) 산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左) 흉노무덤출토 금제장식판, 골모드 유적(B.C. 2~1)에서                   (中) 흉노 무덤에서 나온 수레 부품들                                              (右) 5층 대몽골제국 전시관 입구

                                          출토되었으며 일각수와 동식물 문양이 장식되어 있다. 

    

칭기즈칸박물관 건립의 목적

    

사실 몽골은 세계화의 흐름에 민감한 민주주의 국가다. 몽골정부는 국제질서 변동 속에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국민적 통합의 구심점으로 삼기 위해 칭기즈칸박물관을 건립하였다. 칭기즈칸 탄생 860주년을 맞아 칭기즈칸박물관 건립을 통해 칭기즈칸을 기념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아마도 몽골의 리더십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더 큰 목적일 것이다.

몽골 정부가 칭기즈칸박물관을 건립한 목적을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86일부터 3일간 개최된 국제학술대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학술회의는 칭기즈칸 탄생 860주년을 기념하여 칭기즈칸의 세계와 몽골학(Chinggis Khaan’s World and Mongol Studies)’이란 주제로 개최되었다. 학술회의는 5~6개 세션으로 나뉘어 발표가 이루어졌으며, 155명의 몽골 연구자가 발표하였다. 학술대회 기간에는 러시아의 크라딘을 회장으로 하는 칭기즈칸 국제연구협회를 조직하였다.

몽골 정부는 칭기즈칸과 몽골의 평화라는 역사적 자산을 활용하여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위상을 높이고 보다 능동적으로 국제사회에 참여하고자 한다.



칭기즈칸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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