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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Q&A
간도협약 시효설의 국제법적 진.위.
  • 배성준연구위원(제2연구실)

Question:

올해 9월로 간도협약 체결 100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100년이 지나면 간도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주장은 근거가 있는 것인가요?

Answer:

국제법상 영유권 시효 규칙은 없다

지난 2004년 '동북공정'을 통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동북공정에 대항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과 논의가 쏟아져 나왔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동북공정의 목적이 간도에 있으므로 간도가 우리 땅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제기해야 한다는 간도 영유권 주장이 확산되었고, 국회에서도 '간도협약의 원천적 무효 확인에 관한 결의안'이 제출되었다. 간도문제가 국민적 이슈로 부각되는 분위기에서 언론과 인터넷에서는 100년이 지나면 간도를 되찾을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간도문제 해결이 시급함을 부각시켰다. 간도협약 100년을 사흘 앞둔 지난 9월 1일, 한 단체에서는 "국제법상 영토분쟁 시한인 100년에 상관없이 우리 민족이 간도를 되찾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국제사법재판소에 간도 반환 소송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간도 영유권 '100년 시효설', 즉 국제법상 영토문제의 시효는 100년이기 때문에 간도협약 체결 100년이 되는 2009년까지 간도 영유권을 공식적으로 제기하지 않으면 간도는 영원히 중국 땅이 되어 버린다는 주장은 학문적 근거가 없다. 1990년대 후반 한 민간단체에서 간도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하여 주장한 것이 마치 국제법적 근거를 가진 것처럼 인식되고 확산되었던 것이다.

국제법에서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영토를 취득할 수 있다고 보는 시효제도 만으로는 영토의 취득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간도협약 무효'를 주장하는 국제법학자들 조차도 '국제법상 시효기간에 대해서 확립된 규칙이 없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보더라도 포르투갈이 450여 년 동안 지배한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된 사례는 '100년 시효설'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간도문제

그렇다면 간도 영유권 주장에는 시효가 없기 때문에 언제라도 간도협약이 무효라는 점이 인정되기만 한다면 간도를 되찾을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일제의 강압에 의해서 체결된 '을사늑약'이 무효인 만큼, '을사늑약'에 근거해서 또 우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본과 청 사이에 체결된 간도협약은 무효다. 그러나 간도협약이 무효라고 해서 바로 간도가 우리 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간도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간도가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 국제법적 근거를 가져야 하고, 다음으로 당사국간의 합의가 있어야 한다.

'간도협약 무효'를 주장하는 사람들이나 간도 영유권 '100년 시효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간도가 우리 땅이라는 사실이 누가 보더라도 명백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간도가 우리 땅이라는 근거는 상당히 취약한 부분이 많다. 기본적인 문제를 보더라도 '간도' 명칭이 어떻게 생겼으며 간도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다. 또한 간도문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1880년대 조선과 청 사이의 국경회담이 왜 시작되었고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일본이 어떻게 간도문제에 개입하게 되었는지 등등 연구가 마무리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100년 시효설'이 주는 교훈은 우리의 주장이 명확한 역사적, 국제법적 근거에 입각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