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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일본 고지도기자간담회 및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결과 발표 긴급 학술회의 일본 고지도가 말하는 '독도 = 일본 고유영토론' 의 허구
  • 남상구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일본 고지도기자간담회 및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결과 발표 긴급 학술회의

지난 3월 27일 일본 문부과학성은 2011년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했다. 검정을 통과한 사회과 교과서 총 39종 가운데 21종에 일본의 부당한 독도 영유권 주장이 기술되었다. 그러나 일본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영토" 라는 주장이 기술된 것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의 모든 지리와 공민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영토라는 내용이 기술되어 있고, 일본정부의 독도에 대한 공식견해도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인데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 는 것이다.다만 최근 검정을 통과한 일본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 라는 주장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고등학교 교과서를 보면 '독도 일본 고유영토론' 이 2종에서 9종으로 증가했다. 2011년 검정결과가 발표된 중학교 교과서의 경우도 이러한 주장이 2종에서 8종으로 증가했었다.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유권 주장을 기술한 교과서를 검정에서 통과시킨 것에 대해 정부차원에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학술적으로 일본 교과서의 독도기술을 비판하는 작업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재단에서는 일본교과서 검정결과 발표 다음날인 3월 28일 일본 고지도 기자간담회와 긴급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120년 전 일본 고지도는 독도를 조선과 동일하게 채색

먼저 기자간담회에서는 일본 고지도를 통해 '독도=일본 고유의 영토' 라는 기술이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다는 점을 밝혔다. 재단 독도연구소는 2008년 8월 개소 이후 독도·동해 관련 고지도를 수집해 왔는데, 18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제작된 일본의 고지도는 독도를 조선과 동일하게 채색하거나 일본과는 관계없는 섬으로 나타내는 등 당시 일본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본 고지도에 나타난 독도 인식과 관련해서는 이미 많은 지도들이 공개된 바 있고, 가수 김장훈씨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공동으로 개설한 '독도의 진실' (www.truthofdokdo.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이 문제의 중요성을 지적해 왔다. 불과 120년 전만 해도 일본이 독도를 자국의 영토로 인식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서 제작된 고지도들이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재단에서 이번에 새로 공개한 지도는 3점으로 모두 지리부도에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본에서 제작된 고지도 3종

2012년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진단

일본 고지도 기자간담회에 이어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의 의미와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12년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진단하다" 라는 주제로 긴급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는데 주요 발표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서종진 재단 연구위원은 애국심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교육기본법이 개정(2006)된 점을 시야에 두고 학습지도요령과 그 해설서와의 관계 속에서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역사 교과서의 한국 관련 기술을 검토했다.
특히 명성사(明成社) 일본사B의 한국 관련 기술을 검토했는데, 검정과정에서 신청본의 내용이 일부 '개선' 된 점도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어 필자는 1945년 패전 이후의 일본 교과서 독도 기술 추이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의 독도기술이 갖는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최근 들어 교과서에 '고유 영토론' 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학문적인 비판과 더불어 일본 교과서 집필자 설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서현주 연구위원은 일본 교과서 일본군 '위안부' 기술 변화를 분석하고, '위안부' 로동원했다는기술이기조를이루고있으나, '위안소' 설립·운영과동원의주체, 일본 정부와 군의 책임문제가 명확하게 기술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김영수 연구위원은 한국 교육과정의 변화를 시야에 두고 금년도 발간된 한국 고등학교 교과서를 중심으로 독도기술 현황을 정리하고 발전적인 독도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
발표에 이어 재단 이명찬 연구위원의 사회로 피터 벡(아시아재단), 양기호(성공회대 교수), 박영준(국방대 교수), 발표자 전원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이 진행되었다. 종합토론에서는 독도기술과 역사왜곡 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며, 대응에 있어서는 한일 관계 전반에 대한 고려와 더불어 일본 국내정치가 처한 상황, 센카쿠제도를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의 증폭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피터 벡은 일본이 독도를 빼앗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국과 일본이 독도문제에 좀 더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일본 교과서 검정 일정을 보면, 문부과학성은 금년 4월에 고등학교 사회과 교과서의 검정 신청을 접수하고 그 결과를 내년 3월 말에 발표한다. 교과서는 정부의 주장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적인 연구 성과를 반영하여 기술하는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일본 교과서 문제 해결을 위한 열쇠가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