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뉴스레터

연구소 소식
아시아 태평양의 샌프란시스코 체제 60년 학술회의를 다녀와서
  • 김용환 |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아시아 태평양의 샌프란시스코 체제 60년 학술회의를 다녀와서

지난 4월 28일은'샌프란시스코 대일평화조약(이하 샌프란시스코 조약)'이 발효된 지 6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일본이 연합국과 맺은 조약으로 이로 인해 패전 후 일본은 다시 주권을 회복하게 되었다. 이 후 동북아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체제'라는 국제질서가 형성되었지만, 일본에게 전쟁 피해를 입은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과의 영토 및 인권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오늘날까지 동북아 지역에 많은 과제를 남겨놓았다.

재단은 해외유수기관과의 공동학술회의를 통해 동북아시아의 역사현안에 대한 한국측 입장반영 및 미래세대의 교육을 위한 지혜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포럼은 캐나다 워털루 지역에서 '아시아 태평양의 샌프란시스코 체제 60년: 지속, 변환, 역사화해'라는 제목으로 개최되었다.

한·미·일·러·중·대만·호주·캐나다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

이번 학술회의는 총 3개의 세션에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대만, 호주, 캐나다의 총 12인의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자로 참여했다. 먼저 정재정 재단 이사장은 이날 학술회의 기조강연에서 동북아시아의 역사화해 및 미래세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동북아시아 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일본은 여전히 독도, 센카쿠와 쿠릴 등 영토문제와 위안부와 같은 인권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한류현상을 지적하며 서양에서 들어온 문화가 동양에서 만개하고 다시 서양으로 전파되는 것을 볼 때, 아시아의 문제가 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닌 전 인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캐나다 대사관의 오송 공사는 축사에서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비록 한국이 당사국이 되지 못했지만 한일관계 성립에 영향을 미치고 오늘날까지 해결해야할 과제를 양국에 남겼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며, 오늘날 국가 간 분쟁의 상당수가 역사적 권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채널에서의 대화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리고 국가간 분쟁해결에 민간차원의 솔직한 대화가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음도 함께 지적했다.

제1세션은 '국경과 영토분쟁'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표자인 러시아의 콘스탄틴 사르키소프 교수는 '1951년 잃어버린 기회'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구소련이 샌프란시스코 체제에 불참한 것은 전략적 실패이며, 푸틴의 재집권은 영토분쟁 해결에 좋은 기회이며, 새로운 러일 양국의 합의도출이 필요한 시점이라 역설했다.

두번째 발표자인 수가누마 운류 교수(일 오베를린대)는 '일중 국경문제: 센카쿠/디아오위와 류쿠'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센카쿠 문제는 영토분쟁이며, 분쟁의 원인은 에너지 자원 확보이지만, 야스쿠니 신사문제·고교 역사교과서 검열문제·전후보상 등도 함께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보았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집권 이후 중일관계는 개선되어 왔으며, 그의 '형제애 외교정책(fraternity foreign policy)'은 동아시아 공동체를 구성해 영토분쟁을 해결하려는 것이라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세번째 발표자는 이석우 교수(인하대)로'샌프란시스코 조약과 동북아의 법적 유산: 한국과 일본'이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해 해양경계획정을 새롭게 해야 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은 영토분쟁과 함께 해양분쟁도 해결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음을 지적했다. 한편 이 교수는 독도문제 해결과 관련해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4가지 접근방법을 소개했는데
첫째, 독도영유권 주장과 해양관련 사안을 분리하는 실용적인 방법으로,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반성차원으로 독도영유권 주장을 포기하되, 한국은 독도의 영해만 주장하고 EEZ어업 및 기타 자원을 일본과 공유하는 방법.
둘째, 센카쿠 문제와 쿠릴문제에 관한 일본의 입장을 이해하고 일본으로 하여금 다른 문제와의 연계를 우려하지 않도록 지역적 접근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
셋째, 독도문제를 해결하는 3가지 정책옵션(실효 적지배강화, 국제재판회부, 양자협상)을 검토하되,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법.
넷째, 주로 일본학자들이 주장하는 방법으로, 독도영유권에 대한 한국의 입장(식민지강제병합, 사죄)을 수용하고 북한 문제 등에 한국과 협력하여 일본의 외교적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네번째 중국 국립 남중국해 연구소의 농 홍 박사는'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과 남중국해 분쟁: 사적 검토 및 분쟁해결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했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남중국해 남사군도와 서사군도 영유권 분쟁의 원인이 되었는데, 유엔 해양법협약상 분쟁해결제도를 이용해 사안을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남중국해 당사국의 행동선언(DOC) 실현을 위한 실행계획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일본 우익들의 데모

마지막 열두번째 발표자인 일본 동경대의 와다 하루키 명예교수는'역사유산과 지역통합'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와다 교수는 특히 지금은 중단된 6자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역사문제와 영토문제, 인권문제 등이 혼재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시아 전체국가의 대표들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과 캐나다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네트워크 구축의 큰 성과

이번 행사는 여러 면에서 성공적이었다. 우선 기획면에서 전년도 뉴욕 학술회의 평가회의에서 기획되어 원활한 행사준비를 할 수 있었던 점이 그렇다. 또한 기존 네트워크의 활용면에서 행사 주관자인 키미에 하라(워털루 대) 교수는 재단주최 뉴욕학술회의 발표자였기 때문에 행사취지 및 재단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성과의 확산 면에서 이번 학술회의의 토론자로 참석한 마크 셀던(미 코넬대)이 주요 편집인이 되어 학술회의 결과물을 국제적 명성의 Routledge출판사를 통해 해외배포될 예정이라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고본다.

학술회의 이외에도 캐나다에는 현재 재단의 지원사업인'토론토 알파' 지원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토론토 알파 관계자들이 학술회의 방청객으로 참석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도 있었다. 토론토 알파(ALPHA)는 캐나다의 역사교사 모임으로 위안부 문제 등으로 활동 중인 바, 샌프란시스코 체제 관련 재단주최 학술회의에 큰 관심과 감사를 표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학술회의는 역사 및 인권 현안에 대한 한국의 주요 파트너 국가로서 캐나다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데이비드 웰치(캐나다 워털루대) 교수는 오찬연설에 서 캐나다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국임에도 불구하고 파리 강화회의에 초대 받지 못한 역사적 경험이 있다. 따라서 제2차 세계대전을 마감하는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한국에 동정적인 입장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2013년은 한국과 캐나다가 수교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번 캐나다 출장 중 방문했던 캐나다 토론토대 동아시아 도서관측에서 학술회의 개최에 대해 적극적 입장을 표명해와, 2013년 상반기 중'역사와 인권'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 개최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점도 큰 성과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