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은 지난 2007년 출간한 바 있는 『새롭게 본 발해사』의 영문판인 『A New History of Parhae』를 존 던컨(John B. Duncan)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UCLA) 교수의 번역으로 국제출판 법인인 '코닌클리케 브릴 (Koninklijke Brill NV)'의 글로벌 오리엔탈(Global Oriental) 출판사에서 발간하였다. 이는 현재 한국 발해사 관련 도서 중 최초의 영역 도서가 되었다. 번역을 담당한 존 던컨 교수는 미국 UCLA 한국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해외 한국 학계와 한국사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자로, 수많은 한국학 관련 연구자를 배출하는 등 미국 내 한국학 발전 및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재도 한국 학계와 지속적인 교류와 다양한 학술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책의 번역 역시 그의 한국 역사와 언어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발해의 역사를 되살리고자 국내외 발해사 전문가들이 정리한 최초의 발해 교양서로, 발해의 성립과 발전, 발해의 변천·대외교류·문화, 각국의 발해사 인식의 순으로 구성되었다. 고구려를 계승한 해동성국(海東盛國) 발해는 우리 역사 속에서 가장 광대한 영토를 보유하며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이룩하였다. 정치적, 문화적, 인종적으로 발해의 역사는 고조선-고구려-신라·발해로 이어지는 한국사의 연속성 상에서 인식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발해의 역사가 펼쳐졌던 중국 동북 3성 지역, 러시아 연해주, 한반도 북부 지역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발해사 연구의 축적이 부족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 발해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번역자인 존 던컨 교수는 이 책이 발해에 관한 중국의 주장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고구려와 발해 사이의 정치적, 문화적, 인종적 연계를 입증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이 책의 저자들이 제시한 발해사에 대한 견해가 중국학자들이 내놓은 대부분의 해석들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21세기 발해사 연구의 통섭(統攝)추이 모델
21세기 역사는 과거의 지역적으로 편협한 영토적 민족주의로는 이해할 수 없는 융합학문으로 통섭하는 범지구적인 연구와 해석이 절실한 시점이다. 발해사에 대한 인식 역시 이러한 역사연구의 흐름에 그 궤도를 같이 할 때가 지금인 것이다.
이 책을 기획, 출간하게 된 배경은 먼저, 발해사에 대한 국 민들의 고양된 관심을 충족시키고 올바른 발해사 이해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다. 발해는 고구려 멸망 이후 30년만에 건국된 고구려 계승국이다. 따라서 고구려의 문화와 전통이 발해역사에 얼마나 계승되고 발전되어 가는지를 살펴본다면, 발해사의 성격 역시 분명해질 것임은 자명하다.
이번 기획물 이전에는 시도되지 못한 발해 역사 문화의 종합 교양서이다. 내용은 국내외 발해사 전문가들이 발해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주제들을 골라 정리하였다. 학생은 물론 우리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발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그동안 잘 몰랐던 발해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이 책의 집필진으로는 구난희, 김동우, 필자, 김종복, 김진광, 박진숙, 윤재운, 이병건, 임상선, 전현실, 한규철 교수 (집필순) 등 발해사 전공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제1부 '발해의 성립과 발전', 제2부 '발해의 변천', 제3부 '발해의 대외교류', 제4부 '발해의 문화', 제5부 '각국의 발해사 인식', 그리고 '연표'와 '국왕 세계표(世系表)'로 구성되어 있다. 세부 목차는 제1부에 '발해의 건국과 국호', '발해의 주민 구성', 제2부에 '발해의 영역', '발해의 지방통치체제', '발해의 멸망 원인', '발해 유민의 부흥운동'으로 구성하였다. 또 제3부에는 '영원한 남북 교섭의 창 - 발해와 신라', '발해·당의 전쟁과 그 의미', '발해와 일본의 교류', '동아시아 해양강국 발해'이며 제4부 '발해의 문화'에서는 '발해의 매장문화', '발해의 복식문화', '발해의 건축문화'를, 마지막으로 제5부 '각국의 발해사 인식'에서는 '중국의 발해사 인식', '북한·일본·러시아의 발해사 인식'을 다루었다.
한국사 관련 도서의 외국어 번역출판 다변화의 필요성
이러한 교양서 집필을 토대로 하여 재단에서는 발해사에 대한 국내외 학계의 최신 연구를 집대성한 『발해의 역사와 문화』 개설서를 이어서 발간할 수 있었다. 『발해의 역사와 문화』는 발해사 전체를 발해의 건국, 발해의 변천과 융성, 발해의 멸망과 부흥운동, 발해의 대외관계와 제도, 발해의 사회, 경제, 문화, 발해사 관련 자료와 인식으로 나누어 기술하였다. 특히 한국 학자 외에도 중국, 일본, 러시아의 전문가도 참여하는 등 학문상의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의 『새롭게 본 발해사』 영역본 출간은 우리의 발해사 인식과 이해를 서구학계에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현재 구미학계에는 발해에 대한 교양서, 교과서를 비롯하여 전문적인 연구서가 전무한 현실에서 이 책의 발간을 통해 영어권 연구자와 학생들에게 발해의 역사뿐만 아니라 한국사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번의 출간을 계기로 재단 역시 한국사관련 도서를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 출판하여 해외 학계와 연구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우리의 역사해석과 이해의 논리를 국제 학계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확장시켜 나가기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