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일반 관광객에게 공개되기 전 울릉도를 다녀온 적이 있지만 독도를 가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동생이 울릉도 여행길에 독도를 들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그러다 마침내 기회가 왔다. 아이들과 우연히 들른 독도체험관에서 9만 번째 입장객에게 독도탐방권을 준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찾은 체험관에서 나는 9만 번째 입장객이 되었다. 독도체험관 관계자에게서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이지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다.
마침내 독도로 향하던 날. 배를 기다리면서 태극기를 사니 마치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러 가는 열사라도 된 것 같았다. 울릉도에서 출발한 배가 두세 시간 항해 끝에 눈앞에 독도가 보이고, 접안할 때 배가 흔들릴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방송을 들으면서 마음은 어느새 독도 땅을 밟고 있었다. 그러나 행운은 여기까지였다. 안타깝게도 접안이 어려워서 독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울릉도로 돌아간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아쉽고 아쉬운 마음에 선실 밖으로 나가 독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마음에 담아보려고 애를 썼다. 더 가까이에서 독도를 느끼려 무던히 애를 쓰다가 문득 '독도가 내게 다시 오라고 하는가 보다, 다시 찾을 기회를 주려나 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조금 더 컸을 때 꼭 다시 오리라 굳게 마음먹었다. 그때쯤에는 독도와 울릉도 사이에 혹 심해 터널이 뚫려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해보면서···.
독도와 울릉도의 무한한 가치에 새삼 놀랐고 무엇보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한 마디 말을 가슴에 새긴 멋진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