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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포커스
시진핑 3기, 중국 교육의 현황과 전망
  • 우성민 재단 국제관계와 역사대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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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차 당대회 보고와 교육 정책


  20231월 중국 런민일보(人民日報)는 최근 시행한 유행어 조사에 대한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가장 유행한 말로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대회(이하 제20차 당대회)’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20차 당대회는 20221016 ~22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렸다. 이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3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모든 언론보도는 제20차 당대회에 집중되어 있었으니 중국인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말이 20차 당대회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시진핑 주석은 제20차 당대회 업무보고를 14개 항목으로 나누어 중국의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교육은 미래 세대를 키워낸다는 측면에서 볼 때 미래 중국사회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주제라 할 수 있다. 보고에서 시진핑 주석은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선전과 교육을 심도 있게 전개하고 애국주의와 집단주의, 사회주의 교육을 심화하고, 당과 민족부흥의 큰 임무를 맡을 시대의 신인을 힘껏 배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제20차 당대회 보고와 그와 관련된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검토해 보면 향후 중국정부의 교육정책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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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당대회 교육 관련 표어,"교육분야는 제20차 당대회 정신을 학습하고 선전하고 관철하자"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중국 근현대사에 대한 사상정치 교육 강화


  제20차 당대회 보고 가운데 교육 관련 언론보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상정치 과목의 전면적 추진이라는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런민일보사상정치 과목을 잘 처리하는 것이 시진핑 주석의 큰 관심사라는 제목으로 당과 국가 발전이라는 관점에 서서 중국공산당이 왜 능력이 있는지, 마르크스주의가 왜 괜찮은지,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왜 좋은지 깊이 이해하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교육방법으로는 이론의 힘으로 학생들을 설득할 뿐만 아니라, 감정의 힘으로 학생들을 감동시키고, 소리 없이 촉촉하게 스며들게 하고, 마음을 건드리는 교육 효과를 얻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같은 보도는 학생들의 감성적인 부분에까지 호소하여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당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상정치 교육을 위해 중국 교육부는 대학교의 사상정치 과목 개설을 위한 사상정치 강의건설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업무방안을 배포했다. 그리고 전국 대학교에 사상정치 교학연구 시스템을 구축해 실천기지를 건설하고, 우수한 강의자원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학부는 2학점, 전문대학은 1학점을 사상정치 과목으로 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시진핑 3기가 시작되기 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진핑 사상교육 강화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의 목적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의 확고한 신앙자이자 충실한 실천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근래 중국공산당의 사회 통제가 강화되고, 시진핑 주석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교육은 지나친 권력집중이나 개인숭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보도에서는 사상정치 과목의 강화를 위해 사사(四史)’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사사란 중국공산당사, 신중국사(중화인민공화국 역사), 개혁개방사, 사회주의 발전사를 말한다. 2021년 중국공산당 창건 100주년 강연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공산당 100년의 역사적 경험을 총결산하고 당원들을 대상으로 사사 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사상정치 과목은 중국 교육부에서 지정한 중국 대학의 모든 학생이 수강해야 하는 필수 과목이다. 일반적으로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론과 중국공산당 역대 지도자들의 지도 이념 및 당의 중요한 의제 등에 대해 학습한다. 특히 대학교 1학년 2학기에는 중국근현대사강요(中國近現代史綱要)’ 과목을 편성해 모든 학생들이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사사 교육은 각 과목별로 다루는 시기와 범위가 조금씩 다르지만, 총체적으로 볼 때 중국공산당이 이끌어온 중국 근현대사에 대한 내용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그 목적은 역사를 현실 및 미래와 소통시켜 청년 지식인들이 역사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수립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중국 정부는 사사 교육을 통해 중국공산당의 업적을 부각하고, 중국공산당 집정의 당위성을 설득하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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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근현대사강요' 강의교재. 고등교육출판사에서 출판하였으며, "마르크스주의 이론 연구와 건설 프로젝트 중점 교재"라고 적혀 있다.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교육의 강화


  중국 언론에서 많이 보도하지는 않았지만 제20차 당대회 보고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내용은 사사(四史) 외에 중화민족 발전사가 포함되었다는 것이다. 보고에서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하는 것을 핵심으로 당의 민족사업을 개선하고 강화할 것이다라고 하며 중화민족 공동체론 관련 연구와 교육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대표적인 예로 베이징에 위치한 중앙민족대학을 중심으로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교육이 강화되고 있는 것을 들 수 있다. 중앙민족대학은 중국 내 소수민족교육을 위해 설립한 대학으로 대부분의 학생이 소수민족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교육의 본질은 가치관 교육으로, 핵심은 동질감을 중심으로 하는 공동체 이념의 구축이다. 중앙민족대학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견고화 교육을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인 중국몽의 실현을 위한 튼튼한 역량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교육을 강화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언론의 표현을 빌리자면 중화민족 공동체의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민족통합을 통한 내부 결속 강화와 단결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사(四史)’ 교육이 중국 근현대사에 집중되어 있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문제는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의 기원을 탐색하는 과정에 한 무제 시기 민족 통합도 연구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당시 중국 동북지역에 있었던 국가인 고조선, 부여, 고구려, 옥저, 예맥, 오환, 선비, 읍루 등은 중원왕조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심지어 직접 통치를 받았다고 한다. 최근 중국은 ‘202210대 고고학 신발견을 선정해 발표하였는데, 그중에는 고구려와 발해 유적지도 포함되었다. 그리고 이들 유적지에 대한 설명에서 중국의 다민족 통일국가 형성을 실증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는 한나라 시기 중국 동북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이 중화민족 공동체의 일원이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향후 관련 연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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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멍구일보사(內蒙古日報社)』에서 제작한 포스터. 전통복식을 입은 중국 내 각 민족이 손을 잡고 앞으로 뛰어나오는 모습을 통해 중화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형상화하였다. 오른쪽에는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을 공고히 하자”라는 내용이 써 있고, 왼쪽에는 “각 민족은 위대한 조국, 중화민족, 중화문화, 중국공산당,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대한 공감대를 계속적으로 강화하자”라는 내용이 써 있다.


글로벌 교육과 세계 일류대학 건설 추진


  사상정치 교육과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교육이 내부 결속과 중국공산당의 집정 능력 향상을 위한 조치라면 글로벌 교육의 균형발전과 중국 특색의 세계 일류대학 건설정책은 대외적으로 중국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글로벌 교육 정책은 국정화된 중국의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속의 세계사 서술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 있는 현실과도 통한다.

2022716런민일보유엔의 2030년 지속가능한 발전 어젠다는 포용과 공평을 확보해 모든 국민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글로벌 교육의 균형발전은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모든 국가는 글로벌 교육의 균형발전을 공동으로 추진하여 모든 어린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717일 중국 런민망(人民網)세계의 교육체계 재건에 공동으로 노력하자라는 제목으로 유네스코 교육차관보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그리고 중국은 1971년 유네스코의 합법적 의석을 회복한 이후 유네스코와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교육 거버넌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재정, 경험, 이념 등 일련의 공공재를 제공하고 있어 중국의 대국적 책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중국교육국제교류협회는 유네스코 파트너로서 유엔 국제교육의 날 결의에 적극 호응해 중국의 교육 성과와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고 중국식 방안으로 기여하였다고 주장했다.

  중국 대학교의 현지 국제화 발전을 추진하자라는 제목의 중국청년보819일 자 기사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고등교육의 국제화를 위한 발전 방향에 대해 논하고, 중국 대학교육은 세계 각 국가 간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이데올로기적 족쇄를 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같은 보도에서 다면적 주제 협력 및 국제 개발의 국경 간 통합을 달성하기 위해 중국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라며 상충된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글로벌 관리 체계의 변혁을 추진하여 책임감 있는 대국의 역할을 드러내자라는 중국사회과학학보828일자 기사에서는 중국은 글로벌 관리 체계의 변혁을 위하여 책임감 있는 대국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대국관계의 원만한 처리를 통해 글로벌 관리의 합의를 도출해내야 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발언권과 규칙 제정권을 제고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의 글로벌 주도권 고수, 기존 글로벌 관리 체계에 대한 의존성, 국제사회에서 서구의 발언권 주도 등이 현재 글로벌 관리 체계의 변혁 추진에 있어 장애가 되는 요인임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글로벌 교육의 균형발전과 중국 특색의 세계 일류대학 건설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를 견제하고 글로벌 주도권을 쟁취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128, 쑨춘란(孫春蘭) 국무원 부총리가 국제 중국어 교육회의에서 한 기조연설 내용을 통해서도 글로벌 교육의 균형 발전 및 중국 특색의 세계 일류대학 건설이 제시된 배경을 알 수 있다. 쑨춘란은 제20차 당대회 보고에 근거하여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세계가 발전하는 데 더 많은 기회를 창출했고, 중국어 교육을 위한 국제적인 무대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은 각국 정부, 학교, 기업, 사회단체 등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 중국어 교육표준을 보급하고, 새로운 국제 중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국어 학습 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위와 같이 중국 정부가 글로벌 교육정책을 실시하는 이유는 글로벌 리더로서 세계 주도권을 장악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정치, 경제, 과학기술, 군사력 등의 향상을 추구한다. 그런데 중국은 이외에도 문화강국이라는 목표를 추가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어와 중국문화의 보급을 통해 인류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것을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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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인종 학생들의 중국어 수업


시진핑 3, 중국 교육정책 전망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3기의 공식적인 출범을 알리는 양회가 지난 313일 폐막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언급한 국정운영 기조 가운데 교육 강화는 중국의 전면적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건설적인 의견 중 중요한 의제로 논의되었다. 20차 당대회 보고 이후 중국 언론은 교육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위한 기초적이고 전략적인 버팀목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 업무 종사자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교육 실시를 통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조력자가 되어야 하며 교육 업무를 실천하는 과정에 반드시 중국공산당의 지도와 견인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 볼 때 교육 강화를 표방하는 시진핑 3기의 중국 교육정책은 시진핑 사상을 핵심으로 한 사상정치 과목의 강화,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교육, 글로벌 교육과 세계일류대학 건설 추진 등을 거듭 강조하고 있어 중국공산당의 전면적인 지도 아래 향후 중국의 자민족 중심주의 및 패권적인 역사인식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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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철학자이자 교육가인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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