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4일부터 17일간 제2차 세계대전사 보존연합회(ALPHA)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연수 여행에 참가하여 특별한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캐나다 브리티스 컬럼비아주, 앨버타주, 온타리오주 지방의 교사들과 호주에서 온 한 명의 교사는 우선 9일 동안 중국에 체류하며 학자, 변호사, 박물관장을 비롯하여 일본의 전쟁범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만났습니다. 여러 박물관과 기념관을 견학하면서 이 시기의 중국 역사와 일본이 무고한 중국 국민에게 자행한 전쟁 범죄가 지속적으로 미치고 있는 영향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연수 여행을 통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매우 기뻤습니다.
2008년 7월 13일 저녁 서울에 도착한 후 3일간 매우 바쁘고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7월 14일 월요일에는 동북아역사재단을 방문했고, 재단에서는 친절하게도 우리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와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습니다. 윤미향씨로부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그 활동에 관한 설명을 들으면서 일본 위안부 피해 여성 문제와 일본의 전쟁범죄 행위를 알리려는 한국 여성운동가들의 폭넓은 노력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연수 여행 단장인 Joseph Wong 박사와 Flora Chong이 말한 것처럼 한국 사회는 이 이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위안부 피해 여성을 지원함에 있어서 중국 사회보다 크게 앞선 것으로 보였습니다. 또 일본군의 성 노예 피해자를 지칭하는'위안부'라는 용어가 적절치 않아 다른 용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했습니다. 민감한 역사적 이슈를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언어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안부'라는 용어는 이들 여성이 겪은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를 전달하기에는 부족한 완곡한 표현입니다.' 일본군 성 노예'피해 여성이라는 용어가 이들 여성이 겪은 고통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당시 일본군과 일본 정부의 만행에 대한 책임을 보다 강력하게 물을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봅니다.
연수여행 기간 중 이미 중국에서 일본의 잔학한 전쟁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 중에는 일본군 성 노예 피해 여성도 있었고 난징 대학살 기간 중 11살의 어린 나이에 일본군으로부터 강간을 당한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이야기들은 너무나 잔혹해서 증인의 이야기를 듣기조차 힘들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우리가 본 영화가 그토록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제작한 영화'지울 수 없는 역사'는 매우 강렬한 영화로서 나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화가 끝날 무렵 우리는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생존자들을'진흙에서 피어난 연꽃'이라고 설명하는 부분이 마음 아팠습니다.
김원옥 할머니의 증언은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러분의 어머니와 할머니를 생각하십시오. 이건 단지 저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라는 할머니의 말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수요집회에 참가하겠다는 할머니의 말에서 의지와 결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는"할머니, 계속 싸우세요"라는 초등학생들의 응원에서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를 만나기 위해 병원 예약도 취소했다는 김원옥할머니의 말에 우리 모두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생기지 않길 바라는 할머니의 헌신적 노력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날 오후와 저녁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의'보금자리'인 일본군위안부역사관을 방문했습니다. 서울에서 역사관으로 이동하는 동안 한국의 시골 풍경을 볼 수 있어 매우 즐거웠습니다. 비록 위안부 할머니들이 종군 위안부 이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 역사관은 고요함을 자아내고 있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여생을 보낼 수 있는 진정한 치유 및 보호 환경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현장에 있는 박물관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위안부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친 후에는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들었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 역시 고통스런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위안부 할머니들을 정성껏 돌보고 있는 환경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좀 더 위로가 되었습니다.
7월 15일 목요일 오전에는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견학한 뒤 동북아역사재단으로 돌아와서 일제 식민지 시대와 일본 종군위안부 제도에 관한 강연을 들었습니다. 또 이러한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친 교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최정선 선생님의 이야기는 정말 멋졌습니다. 최정선 선생님이 중국, 일본 및 한국 학자들의 공동 역사 교과서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지만, 한국 학생들의 대입 준비 압박감으로 인해 공동 역사 교과서가 중∙고등학교에서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실망했습니다. 이러한 이슈는 캐나다 교사들이 공유해야 할 문제로 보였고, 대입 준비를 위해 엄청난 교과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이 중요한 역사를 교과 과정에 포함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바로 전날 일본군'위안부'역사관에서 만났던 할머니들과 함께 수요집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 연수 여행을 마무리하는 매우 적절한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참석한 위안부 할머니와 여러 학생들 앞에서 증언을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받쳐주는 우산을 쓰고 빗속에 앉아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지와 결의를 보니 놀라우면서도 흐뭇했습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노래, 춤과 드럼 연주 공연을 즐겼고 그들의 권리와 모든 전쟁 피해자들의 사회적 권리를 외쳤습니다. 지난 16년간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지칠 줄 모르고 항의를 지속하고 있는 할머니들과 함께 서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연수 여행을 통해, 역사를 가르치고 역사를 교과 과정에 포함시키는 일의 중요성을 다른 교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나의 경험을 전달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나라에 꼭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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