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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새 책
[발간도서] 『동북아역사재단뉴스』2008년 9월호
  • 김현숙 | 연구위원(제2연구실)

『일본 소재 고구려 유물Ⅰ』

본 재단에서는 일제시기 고구려 유적 발굴 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또 그때 수습된 유물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일본으로 반출되었는지 연구하고, 현재 일본 각 지역에 소장되어 있는 고구려 유물을 파악, 정리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유물 소장처와 유적의 발굴 시점에 따라 5개년에 걸쳐 자료정리 및 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묶어 연차적으로 자료집으로 발간한다. 이번에 발간된『일본 소재 고구려 유물Ⅰ』은 2007년에 이루어진 연구결과와 유물 촬영 및 자료정리 결과물을 묶은 것이다.

이 책은 크게 논문 편과 유물 편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우선 연구책임자인 정인성(영남대)교수는「일제강점기 고구려 유적 조사ㆍ연구 재검토Ⅰ」에서 1913년까지 평양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일본인 연구자들에 의한 중요 고구려 유적의 조사내용을 재검토 하였다. 이를 위하여『조선고적도보』에 수록된 사진과 세키노타다시(關野貞) 조사단이 당시 일본의 관련 잡지와 강연회에서 발표한 자료, 조사 당시의 현장 기록과 실측ㆍ측량도는 물론 벽화 모사도 등도 참고하고 있다. 이 논문에서 강제병합이 이루어지는 1910년 10월에 이미 평양에 있는 사동고분이 조사되었다는 사실을 밝혔고, 한왕묘와 간성리 고분군, 강서삼묘, 매산리 고분군, 화상리 고분군, 용강총, 쌍영총 등의 조사 경과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복원하였다.

고구려 고분 조사에 동원된 인부는 대개 조선인 인부들이었으며 직접 굴착은 이들이 담당하고 드러난 유구의 관찰과 기록은 일본인 연구자들이 맡았는데, 고적조사에서 조선인에게 오직 인부의 역할만을 허용하는 것은 해방때까지 고수되었다. 고구려 고분 조사에 동원된 조선인 인부에게는 관리의 편의를 도모하여 하얀색 두건을 쓰게했다. 또한 한왕묘의 분구굴착 과정에서 수직 발굴구가 붕괴되어 조선인 인부들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인부들이 모두 작업을 거부하여 발굴이 중단된 사실은 고분 굴착행위를 터부시하던 당시 조선인의 고분관을 여실히 보여주는데, 제국권력이 강요하는 새로운 가치와 조선의 전통 가치가 충돌하는 당시의 정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편 공동연구원인 사오토메마사히로(早乙?雅博, 동경대) 교수는 평양을 중심으로 1920년대까지 이루어진 고구려 고분의 조사 내용을 정리하였다. 글머리에서 많은 고구려 고분이 일제강점기 이전에 이미 도굴 된 정황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는 당시 일본인 연구자들에 의한 고구려 고분의 조사가 도굴에 준하는 유적파괴라고 지적하는 한국학계의 비판을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 글에서는 강서삼묘와 간성리 연화총, 매산리 고분군 화상리 고분군은 물론 토포리 고분의 야장기록과 조사일지를 꼼꼼하게 정리하여 활자화하였는데, 이는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서지역 고구려 고분의 분포

한편 제2부인 유물 편에서는 관동지역의 여러 대학과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고구려 관련 유물사진을 촬영, 제시하고 각 유물에 대한 설명을 첨부했으며, 각기관에 유물이 소장되게 된 배경도 정리해두었다. 이때 각종기와 자료는 유적이 있는 중국 랴오닝성(?寧省) 환런(桓仁)시, 지린성(吉林省) 지안(集安)시나 북한의 평양에 있는 것보다 더 다양하고 우수한 완형의 유물들이 일본의 각 기관에 소장되어 있어 고구려 고고학 연구에 있어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연구는 고구려 유적 뿐 만이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일본인 연구자에 의한 고적조사 내용 및 과정을 정리함으로써 고구려 고고학 연구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또 일본 내에 흩어져 있는 고구려 유물의 소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함으로서 유물의 멸실과 훼손에 대비하고, 관련 연구를 위한 귀중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서의 발간은 매우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북문화와 유연문명』

이 책은 중국 장쑤교육출판사(江蘇敎育出版社)가 기획ㆍ출간한『초기 중국문명』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2005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은 만주 일대, 즉 지금의 중국 '동북' 일대의 고대 문명, 즉 선사시대와 초기 역사시대의 문화를, 주로 고고학적 자료에 근거하여 개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근래 만주 지역의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 것인지, 특히 그것이 한국사에 귀속되어야 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사에 귀속되어야 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한ㆍ중 양국의 역사학계는 물론 광범위한 의미의 문화계에서도 첨예한 갈등이 노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이 지역의 역사, 그 가운데서도 고고학과 초기 역사시대를 전반적으로 다룬 전문적인 연구서는 출간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상황은 만주 지역의 역사를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여 우리 민족의 고대 역사를 풍요롭게 살찌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역사적 영유권을 주장하는 우리의 입장에도 자못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재단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우선 중국에서 이 분야 연구에 최고 전문가인 궈다순(郭大順)이 최근 펴낸『동북문화와 유연문명』을 우리글로 번역함으로써 이 지역의 초기문명사를 이해하는데 하나의 밑거름을 삼는 한편 이 분야에 대한 한국학계의 심도있는 연구를 촉진하고자 하였다. 이 책은 도론(導論)을 포함하여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서는 모두 737쪽이지만, 역서는 분량을 고려하여 상ㆍ하 양 권으로 나누어 출간하였다. 이 책은 특히 랴오허 일대를 중심으로 해서 전개된 홍산문화, 샤자뎬 하층문화, 샤자뎬상층문화 그리고 랴오닝식청동 단검문화(비파형동검문화)에 관련된 유적과 유물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학계의 연구 동향과 최근 연구성과까지 성실하게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고고학적 유물, 유적과 문헌사료와의 비교 연구를 바탕으로 고고학적 자료의 성격과 의의까지도 규명하려 하였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만주 지역의 초기 문명 발전과 주요 양상에 관련된 연구의 기초로 활용할 수 있다.

 

『고구려의 역사와 유적』

동북아역사재단은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개설서인『고구려의 역사와 유적』을 번역 발간했다.

본서는 일본인 고고학자인 아즈마 우시오(東潮)와 고대사학자인 다나카 토시아키(田中俊明)가 1995년에 집필한 도서로 문헌적인 자료와 고고학적인 자료를 한 자리에서 개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많은 사진과 도판을 실어서 직접 고구려 역사의 현장에 가볼 수 없는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준다는점이다. 1981년부터 중국과 북한의 현지를 여러 차례 답사하고 많은 자료를 꼼꼼하고 객관적으로 서술하였으며, 1990년대 전반까지 조사ㆍ보고된 거의 모든 자료를 망라하고 있다. 또한 이번 번역서에는 원본에 실리지 않은 도판이나 선명한 사진들을 실어 단순한 번역서가 아니라 개정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총 9장으로 구성된 본서는 1장에서 고구려의 역사에 대한 간략한 개설과 중요한 사건등을 정리하였고, 2장에서는 고구려가 건국되기 이전에 어떤 문화가 영위되었는지 밝히고 있다. 3장은 졸본과 국내성에 왕도가있던 시기를, 5장에서는 전기 평양성과 후기 평양성(장안성)을 나누어 고찰하고 문헌자료에 나타나는 단편적인 자료들도 동원하여도성이라는 공간을 재구성했다.

4장과 6장은 각각 적석총과 석실분을 다루고 있는데, 고구려 전ㆍ중기의 묘제를 적석총, 후기를 석실분으로 규정하고 그 발생과 변천과정을 상세하게 서술하였으며, 아울러 고분의 형식적인 분류안을 비롯하여 편년안까지 제시하고 있어 문헌자료와 고고학적인 자료를 비교해서 시대상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7, 8, 9장은 고구려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부분으로 각각 사원, 산성, 고분벽화를 다루고 있다.

본서의 역자인 이근우 교수는 부경대 사학과 교수로 주요 저서로는「전근대한일관계사」등이 있으며, 박천수 경북대 교수는「새로 쓰는 고대한일교섭사」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