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뉴스레터

기고
[연재 동북아역사갈등을 보는 국제사회의 시각 ④] "지역 문제를 보편적 관심사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 양미강 | 동북아역사재단 자문위원
인터뷰 1: 찰스 암스트롱 교수(콜롬비아대학) 인터뷰 2: 릴리 가드너 교수(존스홉킨스대학) 인터뷰 3: 케빈 아르브흐 교수(조지메이슨대학) 인터뷰 4: 데이브드 스모크, 존 박(USIP)

워싱톤의 여름은 유난히 덥다. 지난해(08년) 7월 워싱톤DC 한복판에 위치한 미국평화연구소(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 USIP) 를 찾았다. 연구실에서 데이비드 스목과 존 박 두 사람을 함께 만났다. 1986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갈등과 분쟁해결을 목적으로 미 국회의 재정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미 행정부의 정책입안을 위한 각종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박, 필자, 데이비드 스모크

Q.양미강(이하 양): 평화연구소의 역할을 설명해 달라

A.스모크: 갈등을 분석하고 중재하는 것이다. 중요한 갈등이 있는 경우, 트랙 원(track ONE : 정부) 중재에 들어간다. 만약 그곳에 중재나 화해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미 국무부와 함께 일을 한다.

Q.양: 인터뷰의 주요 목적은 역사와 평화교육인데, 교육은 역사 갈등을 해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같은 동아시아 역사문제에 대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나?

A.박:우리는 아시아지역의 정부와 싱크탱크들과 함께 일을 한다. 역사적 이슈 중 특별히 영토문제는 갈등의 파장이 크기 때문에 관심이 많다. 갈등분석이나 예방에 초점을 두고 있다. 위안부문제 같은 이슈에 관해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그것이 여성인권, 인권문제로 부각되었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부각시킨 그룹들이 단지 재미동포그룹만이 아닌, 미 하원에서 지지했던 그룹들이 여러 개 있다는 점이다. 위안부문제에 대한 미 하원의 결의가 가능했던 이유 중 가장 핵심은 위안부문제를 여성인권 이슈로 접근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위안부문제를 여성인권문제로 언어화하고 구조화함으로서, 다른 그룹들 예컨대 미국 내 유태인 그룹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Q.양: 평화연구소에서 하고 있는 일은 동아시아의 역사화해라는 이슈와 관련이 있나?

A.스모크: 우리는 이 주제와 관련된 책 하나를 출판한다. 저자인 후나바시는 매우 유명한 일본 저널리스트이고 교과서문제나 박물관 등 역사문제에 관해서는 지지자다.

A.박: 우리는 하루 종일 토론회를 진행해서, 다양한 주제들에 관한 전문가 논문을 모으고 책으로 출판했다. 정책입안을 위한 위탁 보고서를 만들기도 한다.

Q.양: 스목 선생은 아프라카가 주요관심인 것 같은데, 아프리카 사례에서 동아시아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나?

A.스모크: 아프리카는 오랜 기간의 역사적인 슬픔과 관련된 갈등을 겪고 있다. 아프리카 사례는 확실히 독특하다. 나이지리아의 비아프란(Biafran) 전쟁과 같이 당시 전쟁기억을 재현하고 그들이 독립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에보인(Ebo people)들도 있다. 그들은 “승리자도 아니고 정복된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전쟁 이후 시대의 주문과도 같은 거다. 일련의 과정에서 가해자들은 복직되었고, 그들은 이제까지 편안한 삶을 살고 있다. 가해자들은 감옥에서 도망쳤고 정부는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그들 중에는 매우 잘 알려진 인물도 있다. 그는 수백만을 죽게 만든 운동을 이끌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추앙받고 있다.

Q.양: 기억의 부재 속에서 동아시아 사람들이 배울 수 있는 어떤 것이 있다는 이야기인가?

A.스모크: 그렇다.

Q.양: 요즈음 동아시아에는 역사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면 독도 문제와 같은

A.박: 평화연구소는 한국, 일본, 미국 간의 대화를 촉진시키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 5월에 시작했고, 지난주 후속모임을 가졌는데, 독도이슈가 부각되면서 일이 어려워졌다. 독도는 관계를 얼어붙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고, 다른 프로젝트를 지속시킬 수 없게 하기도 한다. 물론 독도문제는 식민지 시대의 역사적 잘못, 독도에 대한 일본의 요구, 일본이 그들의 역사를 제대로 취급하지 않는 것, 아직까지 한국 사람들의 정신 속에는 식민지 시대에 대한 분노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일본 친구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은 독도이슈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Q.양: 정부나 엔지오, 정책전문가 등이 역사 갈등 해결에서 어떤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보나?

A.스모크: 미국정부가 이 같은 문제에 깊게 개입할거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역사문제에 대한 학자나 일부 싱크탱크의 관심을 촉발 시킬 수 있다. 학자들과 싱크탱크들 간에 어떻게 이러한 이슈들을 창조적으로 취급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교류와 학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박물관을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 진실위원회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그것들은 역사가 어떻게 기억 되고 어떻게 가능한 한 객관화 시킬 수 있을지, 남을 것인지, 또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있음을 알려 준다.

Q.박: 하나의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는데 아베와는 달리 일본의 후쿠다 총리가 야스쿠니를 방문하지 않은 것이다. 후쿠다의 자세는 매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야스쿠니의 상징적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 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후쿠다와 같은 사람들은 매우 정치적인 입지가 약하고 예외적인 인물이다.

Q.양: 미국은 지역협력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A.박: 싱크탱크를 놓고 생각해보자. 독도문제에서 한국이나 일본요구 중 한편을 편드는 보고서를 생산하는 싱크탱크는 장작불을 태우는데 연료를 퍼붓는 꼴이다. 위안부문제는 국제화시키는데 성공했지만, 독도문제, 고구려 문제와 같은 영토, 역사적 이슈들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이 같은 문제는 지역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의제는 편중된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국제화시킬 수 있을까? 하나의 제안은 어느 한편에 편중되지 않게, 양쪽 편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이 필요하다. 어떻게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결과에 주목하게 하는가의 문제는 항상 싱크탱크의 논쟁거리다. 또 다른 것은 유엔과 같이 정치적 편향이 없는 중립적인 국제기구들이 이 같은 문제에 개입했으면 한다. 만약 그들이 개입한다면 최소한 토론을 하거나 평등한 입장을 가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인터뷰는 로버트 파 박사와 함께 했는데, 특히 인상에 남는 존 박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매우 유망한 청년이다. 그의 국제적인 시각은 동북아문제를 국제적으로 풀어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