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9일부터 23일까지 4박 5일 동안 '동아시아 역사화해를 위한 역사교육의 역할'을 대주제로 제3회 역사NGO세계대회가 열렸다. 전세계 23개국에서 모인 역사와 평화관련 NGO활동가, 연구자, 교육자들이 모여 역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 찾기에 몰두했던 5일 간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역사교육과 평화교육의 접목을 통해 역사 화해를 위한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2회 대회에 비해 여러 곳으로 분산된 대회장, 국제 행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회의장 시설, 대회 개막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대회 일정이 대폭 수정되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런 변수로 대회 실무자와 자원봉사자는 물론, 해외에서 온 외국인 참가자들까지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지만 다들 웃는 얼굴로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었다. 대회 기간 동안 찌는 듯한 더위와 폭우 속에서,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 건물의 수많은 계단을 오르내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역사'와 '평화'라는 공통분모로 활동과 연구를 계속해 온, 인터넷을 통해 이름으로만 알던 그 누군가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역사적'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게 모든 참가자를 웃음 짓게 한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 다른 나라 NGO 활동 사례나 역사교육의 모델뿐만 아니라 같은 나라 안에서도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서로가 친구가 되고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나이, 성별, 국경을 초월한 대규모 '역사 대화'의 장
그리고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의전부터 대회장 곳곳을 책임졌던 50명의 자원봉사자들의 젊은 열정과 '역사 대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대회장을 찾아왔던 고등학생들도 생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이들과 만났던 해외 참가자들의 대다수가 "그 어느 나라 학생보다 똘똘하고 적극적인 모습에서 한국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고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역사NGO세계대회를 준비한 동북아역사재단과 세계NGO역사포럼의 실무자들이 대회의 큰 틀을 마련했다면 그 틀 안을 충실하게 채운 것은 국내외에서 모인 참가자들이었다. 주최국은 한국이었지만 역사NGO세계대회 대회장에서는 국적도, 성별도, 나이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자리를 찾은 모두가 대회를 만든 대회의 참주인 이었기에 끝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
역사를 뜻하는 '히스토리'의 어원을 찾아보면 고대 그리스어의 '히스토리아'로 그 뜻은 '연구를 거친 지식, 탐구'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역사NGO세계대회는 이와 같은 '역사'의 의미를 충분히 실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역사NGO세계대회는 '역사'를 바탕으로 더 많은 것들을 만들고 있다는 것에서 특별함을 갖는다. 대회가 열리는 동안 대회장에는 역사에 대한 이성과 지성뿐만 아니라 감성까지도 활발히 작용한다. 역사 지식과 감성을 총동원하여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역사화해와 평화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문을 여는 곳이 바로 역사NGO세계대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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