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일본은 한일협정을 근거로 일본의 식민지배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한국인들의 개인청구권은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는데, 개인청구권이란 무엇이고 일본 주장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Answer
한일청구권 협정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
지난 3월, <평화조약에서 국민의 재산 및 청구권 포기의 법률적 의미'(1965.4.6)> 등 3건의 일본 외무성 문서가 언론에 공개되었다. 한일협정 체결 전후로 작성된 이 문서는 이승만 정부 당시 평화선을 침범하여 나포된 일본어선 선주들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한 제소에 대비하여 청구권협정 제2조 1항의 '청구권 소멸'의 의미를 "국제법상 국가에 인정된 고유한 권리인 외교보호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약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것은 일본 정부가 한일협정 체결 이후에도 개인의 청구권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일 양국의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동 협정상 일제강점에 의한 한국인들의 피해 역시 개인청구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한일청구권협정 제2조 1항의 "양국 국민의 청구권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의 의미와 관련하여, 첫째, 국가의 국제법상 권리로서 자국민이 상대국에 의해 불법으로 권리를 침해당한 경우, 국가가 상대국에 대해 손해배상 등을 요구할 권리인 '외교보호권'만을 포기한 것이라는 입장과 둘째, 국가는 국민에 대한 배타적인 지배권(對人主權) 또는 통치권의 행사상 국민의 권리를 포기할 수 있으므로, 한일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은 포기 또는 소멸되었다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개인청구권에 대한 일본의 입장 변화
개인청구권이란 개인의 권리에 대한 침해나 피해에 관하여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개인이 법적인 구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일본정부는 1990년대 이전까지 한일청구권협정 등으로 포기한 것은 '외교보호권'에 한하고 개인의 청구권은 해당이 없다는 논리를 일관되게 주장하여 왔다. 이러한 일본정부의 입장은 다음과 같은 논거에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었다고 할 경우 일본 국민에게 보장된 재산권을 일본 정부가 조약을 통해 침해하는 결과가 발생하여 일본헌법 제73조에 규정된 국회의 비준을 받을 수 없다는 점 둘째, 탄바(丹波) 조약국장은 국회답변(1993.5.26)에서 '개인청구권' 자체가 미확정 권리이므로 법률에 의한 소멸이 불가함을 언급하고 있는 점 셋째, 일본국민이 일본국을 상대로 보상을 요구한 소송에서, 일본 정부가 일관되게 '외교적 보호권 포기 입장'을 주장해 왔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1990년대 이후 개인청구권 관련 일본계 캐나다인이나 피나포 어선 선주 등의 소송제기 우려가 해소되자, 제척기간, 국가무답책 등의 주장에서 청구권협정 자체를 근거로 개인청구권까지 소멸되었다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입장은 한국강제병합 100년을 맞는 역사적 시점에서 일본의 불법강점 지배 하에서 침략주의 정책에 희생된 피해자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죄 및 배상을 통해 역사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공동체를 구축하려는 염원을 거스르는 역사적 퇴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한·일간 현안이자, 인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의 본질적 부분으로서 개인청구권에 대한 일본정부의 입장은 역사적 정의의 구현이자 역사화해와 평화구축을 향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