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동북아역사재단 NORTHEAST ASIAN HISTORY FOUNDATION 로고 뉴스레터

연구소 소식
2011년 동계 동아시아사 교원연수 동아시아사 역사 교육의 길
  • 남한호 구미 선주고등학교

한해를 마칠 때 즈음이면 교사들은 두렵다. 지난 1년 동안 내가 잘 가르쳤을까, 또 다가올 한해 새로운 학생들에게 잘 가르칠 수 있을까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특히 교육과정이 바뀌는 해에 그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2009년 12월 17일 '2009 개정 교육과정'이란 이름으로 발표된 미래형 교육과정에서 새로운 역사영역인 '동아시아사'가 역사과의 선택교과로 채택되었다는 발표를 들었을 때처럼 말이다.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동아시아사 교육 방법

지금까지 세계사를 가르치면서 내용 요소를 빠짐없이 가르쳐야 한다는 '망라주의'의 덫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진도를 끝내기에도 버거운 상황에서 '중국 중심의 아시아사', '왕조 중심의 개별 국가사'를 넘어서려는 시도는 오히려 사치에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2012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적용될 '동아시아사'는 다른 교과에 비해 학술적 기반, 참고서적, 교수·학습 자료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매우 생소한 과목으로, 현장에서 학생들과 소통해야 하는 역사 교사로서 과연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이 여간 큰 것이 아니었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기획한 "2011년 동계 동아시아사 교원연수"는 2012년 동아시아사 교과서 현장 적용에 대한 막막함을 느끼고 있던 교사들에게 실천 가능한 답을 찾아 줄 수 있는 반가운 프로그램이었다. 더구나 서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연수의 관례를 깨고 지방에까지 '찾아오는 서비스'로 대구에서의 연수를 준비해 준 동북아역사재단의 배려는 무엇보다 고마웠다. 일반계 고등학교 교사의 일상은 누구나 짐작하듯 일정 기간, 일정한 시간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사이버 공간을 찾아가는 시간을 내기도 버겁다. 이런 상황에서 심적·시간적·경제적 부담 없이 '동아시아사' 교육의 필요성과 교육 방법에 대한 길을 보여주어 새로운 교육 관점을 찾아나가게 만들어 준 의미 있는 자리였다. 동북아역사재단의 배려와 함께 먼 거리, 추운 날씨에도 즐겁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강의를 해 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이번 연수는 지난 1월 10일부터 28일까지 서울과 대구에서 실시됐다. 대구에서는 1월 24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었는데 관련 분야 전문가 10명이 총 30차시로 나눠 '동아시아사' 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이해를 돕고, 내용 요소로 들어가는 세부 주제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였다.
제1강 '동아시아사 왜 가르치나'에서는 동아시아사 교육을 통해 아시아 역사 갈등을 주체적 입장에서 극복하여 동아시아의 평화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데 기여한다는 목표를 설정하였고, 제2강~9강에서는 대학, 혹은 대학원 커리큘럼에서도 쉽게 접하기 어렵고, 또한 개인적인 아둔함 때문에 연구물을 읽더라도 이해하기 힘들었던 베트남사나 일본사, 교류사와 관계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어 한계를 넘어설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다. 마지막 제10강 "'동아시아사'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서는 이제껏 진행되어 오던 '일국사' 중심의 역사교육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사 차원의 직접적이고 상호적인 영향 및 논리적인 연관성까지 포함하여 역사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연수는 매우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학문적 기반이 미약한 '동아시아사'를 과연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는 듯했다. 학생들이 동아시아공동체라는 의식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고력을 형성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말을 타면 견마 잡히고 싶은 심정일까? 앞으로도 동북아역사재단에서 '동아시아사'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 줄 것을 건의한다. 이러한 재단의 노력은 혼돈의 과정에서 '동아시아사'가 살아남았고, 그 끈질긴 생명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학교 현장에서 하나의 과목으로 자리를 잡아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역사 교사들의 토론과 공감의 장

교육과정은 '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의 종합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왜'와 '무엇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이론적으로 교사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실행하는 데 중요한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대다수 현장의 교사들은 교육과정의 개정과 고시, 그리고 적용 과정에서 수동적인 입장에 머물러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교사 개인의 책임도 있겠지만 중앙집중적인 교육체제에서 교사의 역할이 축소된 탓이라고 생각된다.

단위 학교에서 교사보다 학생들을 잘 아는 사람들은 없다. 교육과정의 실행자로서 학생들을 만나고 교감하며 그들의 역사 인식을 키워나가야 하는 역사 교사들에게 이번 동북아역사재단의 "동아시아사 교원연수"는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생각된다. '동아시아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그 과목의 목적에 맞게 현장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재단의 책무를 훌륭히 수행하였다. '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역사 교사들의 토론과 공감의 장이 되었으며, 이것은 교육 현장에서 양적·질적으로 향상된 활기찬 역사교육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 겨울은 "2011년 동계 동아시아사 교원연수"로 인해 다른 해와 달리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한 막막한 두려움이 사라졌으며, 새 학기 역사수업 시간에 교류와 협력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채워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