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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소식
제1회 역사콘서트 역사콘서트, '젊은이들이 역사와 通하는 길'
  • 이서휘 홍보교육실 인턴사원

지난 10월 31일 월요일 저녁 7시 홍대앞 KT&G 상상마당에서는 재단이 주최하고 반크(VANK)가 함께하는 제1회 역사콘서트가 열렸다.

흔히 역사와 관련된 강의나 포럼이라고 하면 따분하게 느껴져 쉽게 다가서기가 어렵다. 역사는 고리타분하다는 편견을 깨준 이번 역사콘서트는 역사에 무관심하거나, 관심은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기획되었다. 평소 역사에 대한 생각과 궁금증을 대화로 속 시원히 풀어보는 열린 역사 대화의 장이었다.

재단에 근무하면서, 역사란 과거에서 현재를 사는 교훈을 얻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인데,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세대들을 위한 이렇다 할 쉽고 재미있는 역사프로그램이 없어 늘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 행사는 간절한 목마름에 대한 단비와도 같은 것이었다. 역사콘서트가 어떤 형식으로 열리고,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행사 당일 참석한 청중들의 표정도 나처럼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두근두근~ 드디어 역사콘서트의 첫 막이 올랐다. 반크가 제작한 '비운의 섬 독도'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삽화와 함께 독도를 이야기로 풀어가는 영상은 일본이 독도를 불법으로 편입하려는 과정을 쉽게 설명해 주었는데, 영상이 흘러나오는 동안 참석한 모든 청중들은 눈을 떼지 못했고 가슴 뭉클한 무언가를 느끼는 듯 했다.

젊은이들이 즐기는 역사 이야기

첫 콘서트 주제는 '독도'였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독도에 대한 사랑을 품고 있지만,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에 대해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날 열린 콘서트는 이러한 2% 부족한 독도에 대한 사랑을 채워주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콘서트는 이번 행사를 함께 준비한 반크의 박기태 단장 사회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었는데 특히 '독도를 알린 청년들의 이야기' 코너에서는 해외에서 독도를 알리면서 울고 웃었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박봉현 씨(한국외대)는 유학 중 학교 도서관에 있는 자료들을 찾아 그 속에 독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보고, 잘못된 부분들이 있으면 세계 지도를 만드는 회사에 시정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진영 씨(전북대)는 미국에 장기간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해외 언론에 독도에 대해 잘못 기술한 기사가 난 것을 보고, 학교에 스스로 부스를 설치해 독도를 알리는 활동을 했던 경험담을 들려 주었다. 독도에 대한 사랑을 생각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긴 그들의 열정에 청중들은 많은 공감을 느끼며, 박수를 보냈다.

재단의 정재정 이사장은 자신과 같은 기성세대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옛 속담처럼 주변 열강들이 벌인 전쟁에서 피해만 보며 주눅이 든 세대지만 젊은 세대는 고래 사이를 헤엄치며 바다를 누비는 돌고래 정도의 역량은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우리 젊은이들이 열정을 가지고 동북아 평화의 주역들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드디어, 행사의 하이라이트! 전문가와 학생들, 그리고 청중 간에 독도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는데,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와 재단의 장동희 국제표기명칭대사와 남상구 연구위원이 참석해 독도 역사와 독도 홍보, 독도 교육 등에 대한 바람직한 대안을 들려주고, 학생들의 질문에 답했다. 외국인들과 직접 부딪히며 독도·동해를 알리기 위해 발로 뛴 청년들과 독도 전문가, 세계를 무대로 외교 활동을 해온 외교관들의 대화는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재미있어 시간가는 줄 몰랐다.

독도 지키기, 논리는 정확하게 실천은 즐겁게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올바른 독도 홍보방법'을 묻는 질문에 일본 논리를 정확하게 알고, 감정이 아닌 논리로 반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단의 남상구 연구위원도 "올바른 독도 홍보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홍보 방법이 있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정부차원에서 민간단체와 국민들은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홍보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시간 남짓 독도에 관한 질문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고, 마이크는 무대 뿐만이 아닌, 청중을 넘어 온라인으로도 이어져, 트위터로도 질문을 받으며 열띤 분위기가 계속됐다.

많은 질문 중 동국대학교 사학과 학생의 질문이 특히 인상에 남았다. "한국의 역사학계는 현재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늙어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이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콘텐츠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현 역사학계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재단에게도 시사점을 남겼다.

질의 응답시간이 끝나고, 역사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나 바램들을 색지에 적어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리면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제1회 역사콘서트는 독도를 재미있게 배우는 즐거움과 우리가 독도를 사랑하는 방법과 태도를 냉철하게 성찰하는 진지함이 공존하는 열린 이야기마당이었다. 또한, '역사'라는 딱딱하고 지루한 주제를 토크콘서트라는 말랑말랑 형식에 담아 젊은 세대들에게 역사에 대해 어떻게 소개하고,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앞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는 영향력 있는 콘서트로 자리잡길 바라며 제2회 역사콘서트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