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지난 10월 18일 방한한 일본 노다 총리는 일본의 불법 반출 도서 일부를 우리 정부에 반환하였다. 일본의 불법 반출 도서 반환이 가진 의미와 시사점은 무엇인가?
Answer
지난 10월 18일 방한한 일본 노다 총리는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 3책과 규장각도서 2책을 우리 정부에 반환했다. 이 책들은 지난 봄 일본 중·참의원을 통과한 '한일도서협정'에 따라 일본정부가 우리나라에 반환하는 궁내청 소장 도서의 일부분이며, 나머지 책들은 12월 10일까지 반환할 예정이다.
'한일도서협정' 비준 과정 중 일본 자민당 의원들은 "왜 간 총리가 작년 8월 10일 담화에서 반환대상으로 언급했던, 일본이 통치하던 기간에 조선총독부를 경유하여 반출되어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것과 관계없는 도서까지 돌려줘야 하느냐"고 반발하였다. 이에 대해 '도서협정' 실행의 실무책임자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대신(이토 히로부미의 외증손)은, "간 총리 담화의 정신에 걸맞다고 생각해 포함시켰다"고 답변하며 무마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1966년 규장각도서의 일부 반환 과정과 이번 '한일도서협정' 체결 전후 사정을 살펴보면 일본의 자발적 결정에 따라 규장각도서 938책이 돌아오게 되었다는 설명은 수긍하기 어렵다. 1966년 5월 28일, '한일문화재협정'에 따라 11종 90책이 반환된 것은 한·일회담 문화재회의에 참가한 한국 측 위원이 불법 반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측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압박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곧 반환될 규장각도서 938책은 왜 그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어떤 연유로 그 존재가 밝혀져 이번 반환대상 도서에 포함된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 두 개의 중요한 연구 성과가 주목된다. 서울대 도서관에 근무하던 백린은 이토의 규장각도서 반출을 보여주는 궁내성과 총독부 문서를 발견하고 68년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대 이상찬 교수는 이토 불법 반출 도서의 일부 양도와 대다수 반려를 요구하는 조선총독부 취조국 문서를 찾아내 2002년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로써 이토 반출 도서의 전체 규모와 1911년 당시의 궁내성과 조선총독부조차 그 반출이 불법임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2010년 11월, 반환대상 협의를 위한 한·일 전문가 회의에 이상찬 교수가 참여하며 구체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요구하였기 때문에 애초에는 반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토 반출 도서가 논의 대상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처럼 100년 만에 돌아오는 이토 히로부미 불법 반출 도서는 문화재 소재와 유출 경로에 대한 결정적 자료 제시만이 일본 측의 성의 있는 대응과 그에 따른 실질적 성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내외에 산재해 있는 자료를 통해 일본 소재 한국 문화재의 반출 경위를 면밀히 조사하고, 현재 전시·활용 상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문화재 반환 실현의 관건이며, 이를 위한 관련 전문가 육성과 연구 장려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