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3일부터 17일까지 4박 5일간 2011학년도에 동아시아사 교원 집합 연수(동·하계)를 이수한 교사를 대상으로 25명을 선발하여 중국으로 '동아시아사 교원 현장 연수' 를 다녀왔다. 현장 연수는 2012년부터 '동아시아사' 교과서의 고등학교 현장 적용을 앞두고, 동아시아지역 현장 경험 지식을 얻고, 방문지 국가 교사 등과의 교류를 통해 균형된 시각 습득으로 교사들의 전문성 강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현장 연수는 '중국에서 만나는 동아시아 - 중국 문화와 항일 유적지를 찾아서' 라는 주제로 중국의 상해와 남경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한중수교 20년을 돌아보며 미래를 생각하다
연수단의 첫 번째 일정은 중국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인 상해에서 시작되었는데, 현재의 상해는 등소평이 푸동 지역을 시찰하여 개발을 시작한지 10년 만에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상해에 있는 임시정부유적지 역시 상해발전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어 임시정부의 활동에 대한 이해는 물론, 상해의 100년 전과 현재의 모습을 함께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다음날 진행된 복단대학교 부속중학교 방문 일정에서는 중국의 중등교육과 점점 강화되고 있는 중국내 국제교육 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국제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국제학교는 주로 본교 산하의 사립학교 형태로 운영이 되며, 복단대부속중학교 역시 상해시 700여개 학교 중에서 3위안에 드는 명문학교로 국립학교지만, 국제학교는 본교 산하의 사립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현재 본교는 학생 상호간에 국제 및 국내교류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국제학교에는 한국학생이 40여명 재학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부터 개설된 한국어반 수업에는 20여명에서 60여명으로 급속한 증가를 보이며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고 하였다. 상해지역에서 전문가 강연으로 참여한 남경대 황보기 박사는 '한·중 수교 20년,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올해로 한·중 수교 20년을 맞이하는 한·중 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동시에 중국의 역사학 현황, 중국 학생들의 역사관, 중국의 중·고등학교 교과서와 그 안에 나타난 한국에 대해 시대별로 자세히 소개하여 한·중 관계에 대해 더욱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상해 일정을 마치고, 중국내 대표적인 항일 전쟁 유적지인 남경지역을 방문하였다. 이곳에서는 남경사범대부속중학교 방문과 남경대학살기념관 관람이 주요한 일정이었다. 남경 방문 일정에 앞서 재단의 서현주 연구위원은 '남경대학살을 바라보는 상이한 시점과 역사화해' 라는 주제로 중국 및 일본의 교과서와 한·중·일이 공통으로 만든 '미래를 여는 역사'에서 '남경대학살' 에 대해서 어떻게 기술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이해를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정부주도의 중·일 역사 공동 연구위원회에서 '남경대학살' 을 둘러싸고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였다. 남경에서의 첫 번째 일정은 앞서 언급한 한·중·일이 공통 출판한 '미래를 여는 역사'를 정식교재로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는 남경사범대학교부속중학교 방문이었다. 이 학교는 1902년에 개교하여 올해로 110년의 역사를 가진 학교로 항일전쟁기 당시인 1937~38년이 전성기였으며, 당시 김구선생 아들 등 한국 임시정부 요원 자녀도 10여명이 다녔다고 하였다. 이 학교의 특색 있는 교육과정은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실현하자” 라는 슬로건으로 역사과 교육은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있고, 더불어 매주 2시간씩 평화교육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역사적인 현장을 참여하고 시민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홍보하는 활동과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국제교류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후에는 최근 확장된 남경대학살기념관을 방문하여 주청샨(朱成山) 관장을 면담하여 남경대학살에 대해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으며, 전시 시설물에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라고 언급한 슬로건을 보면서 중국인들이 과거의 아픈 역사에 대해 어떻게 보존하고 기억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그들의 의지와 그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얻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갈등을 넘어, 동반자로서의 중국을 기대하며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번 현장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30시간에 걸쳐 '동아시아사' 에 대한 이론 과정을 마치고, 현장 연수에 참여하였으며, 당장 올해 3월부터 자신이 속한 고등학교가 '동아시아사' 교과서를 채택하였거나, 혹은 본인이 그 과목을 가르칠 예정인 교사도 상당수 참여하고 있었다. 꼭 '동아시아사' 과목을 가르치지 않더라도 한·중·일간에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상대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번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 대부분이 막연했던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눈으로 몸으로 보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중국의 교육현장 방문과 열정을 가진 중국인 교사와의 만남을 통해 한층 더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였다.
교사들과 동아시아지역을 방문하고, 국내외 교사들과의 교류 현장을 함께하면서 실질적으로 교육현장에 필요하고 도움이 될 사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참여한 교사들을 통해서 중국을 좀 더 깊이 있게 만나게 될 청소년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번 사업을 추진하게된 것에 보람을 느꼈다. 아마 이번 연수에 참가한 모두가 중국을 좀 더 이해하고, 갈등을 넘어 평화로 나아가야 하는 동반자로서의 중국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번에 맺어진 인연들이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