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에서 이번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3·1절 기념 역사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에 우리 '햇담' 모두가 들떠있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자세히 알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새로 뽑은 햇담 후배들도 참여하게 되었는데, 처음 활동부터 이런 소중한 기회를 만나게 된 것이 후배들에게는 큰 행운이 아니었나 싶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눈물 섞인 말씀을 가슴에 새기다
콘서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가벼운 퀴즈로 시작했는데, 다행히도 우리 '햇담' 에게는 모두 다 쉬운 문제였다. '소녀이야기' 라는애니메이션도 한 편 보았는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의 목소리가 더빙되어 있어서 정말 눈앞에서 할머니가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이야기 손님으로는 햇담 부장님들을 포함한 일곱 분이 함께 해 주셨는데, 역사콘서트에서 가장 유익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께서는 현재 일본 정부의 입장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얼마나 진척되었는지에 대해 말씀하셨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련된 배상이나 재산, 청구권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이 끝났으며, 아시아 여성기금을 통해 위안부 피해자를 최대한 도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할머님들은 수요집회가 시작된 이래로 지난 20년간 일본으로부터 어떠한 법적배상과 공식사죄도 받지 못하셨다. 우리 정부의 입장과 극명하게 갈리는 주장이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일본건설위원회에서 와다 요시히로라는 분도 오셨는데, 일본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열정적인 것을 볼 때마다 늘 감사하다. 아무래도 일본분이시다 보니, '일본은 지금까지 보수정권으로 이어져 왔는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해 진보적인 생각으로 공식 사죄를 주장하는 일본 정치인도 있느냐' 라는 질문처럼 일본 내부 사정과 관련된 질문에 대답해 주셨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로부터는 짐바브웨 등 다른 나라들 역시 식민지로 인해 겪은 고통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위안부 문제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권 문제로서 전 세계가 주목해야 할 문제임을 알게 되었다. 햇담의 부장님들도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서 PPT 자료를 통해 사람들에게 소개했는데,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해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기특해 하시는 것 같아서 뿌듯했다. 끝 무렵에 짧은 연극도 보았는데, 증언하시는 할머니 역할을 맡은 분이 너무 절절하게 말씀하셔서 가슴을 울렸다. 연극이라기보다는 할머님들을 대신해서 세상에 소리치는 고함 같았다. 그래서 우리 모두를 울렸던 것일까. 마지막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 두 분이 오셔서 귀중한 말씀을 해 주시고 가셨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신이 겪은 일을 후대가 다시는 경험해서는 안된다는 눈물 섞인 말씀을 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겨두었다.
이제 우리가 바깥에서 바람을 일으킬 차례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답답할 때가 있다. 할머님들의 절규도, 우리를 포함한 모두의 외침도 그들은 들리지가 않는걸까. 지난 20년간 열린 수요시위를 늘 굳게 닫힌 창문으로 마주하는 일본대사관. 그러나 그 중에 몇이나 알고 있을까. 매주 수요일 12시가 되면 일본대사관의 CCTV는 수요집회를 여는 사람들을 향한다는 것을. 피해자의 외침을 침묵으로 외면하고 돈으로 진실을 왜곡하려는 일본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
일본 정부에게 우리가 요구하는 7가지, 일본군 '위안부' 범죄 인정, 진상규명, 국회결의사죄, 법적배상, 역사교과서 기록, 위령탑과 사료관 건립, 그리고 책임자 처벌. 지금까지 일본은 이 7가지 중 어느 하나 속시원히 해결한 것이 없다. 물론 일본 지자체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안을 통과시키고 있지만, 일본 안에서 부는 바람만으로는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우리가 바깥에서 바람을 일으킬 차례다. 20년간의 수요일이 더 이상은 반복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상처받은 어린 나이의 소녀들, 그리고 아픈 지난날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배상을 받아낼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다. 바로 지금, 여기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