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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Q&A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와 관련된 한일 간 쟁점
  • 곽진오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Question

4월에 국제수로기구(IHO) 총회가 있다고 하는데, 이와 관련된 한일 간 쟁점은 무엇인가요?

Answer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중학교 교과서 역사왜곡, 독도 영유권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한·일 양국이 올 봄에는 동해(East Sea)의 표기 문제를 놓고 또다시 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해의 영문표기 문제를 논의하는 제18차 국제수로기구(이하 IHO, 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총회가 4월 23일부터 27일까지 모나코에서 열리기 때문입니다. 총회에 앞서 실무그룹이 지난달 말 IHO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인 실무그룹의 보고서가 제출되면 동해 영문 표기를 결론내기 위한 한·일 양국 간 외교전이 본격 점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IHO는 바다의 국제적 명칭을 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Limits of Oceans and Seas) (S-23)』 라는 책자를 발간합니다. 동해가일본해로 알려지게 된 계기가 바로 1929년 IHO의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제1판에서 당시 IHO 창립 회원국이었던 일본의 주장에 따라 일본해로 표기하면서부터 입니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국권을 피탈당한 상태였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해양과 바다의 경계』 는 1953년 발간된 제3판이며, 여기에도 일본해로 단독 표기되어 있습니다. 한국은 1957년 IHO에 가입하였고, 1991년 유엔가입 이후 동해표기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1992년 8월 유엔지명표준화 회의와 IHO에 나가 'East Sea' 가 동해의 공식 영문 명칭이라고 주장하며 일본해 명칭에 이의를 제기하고 동해와 일본해의 병기를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이 이처럼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주장하는 이유는 한국이 2천년 전부터 이 바다를 동해라 불러왔으며 더 나아가서 “1974년 국제수로기구는 특정 바다의 인접국 간에 명칭 합의가 없는 경우, 당사국 모두의 명칭을 병기하도록 하는 기술적인 권고” 를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은 이것은 만(灣)이나 해협 등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동해와 같은 공해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이후 한·일 양국은 개정 4판에서 동해를 어떻게 표기하느냐를 놓고 20여 년간 치열한 외교전을 전개해오고 있으며, 특히 이번 제18차 IHO총회를 앞두고 동해 호칭 및 명명(命名)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동해가 2천년 이전부터 불려왔던 이름이므로 '동해(East Sea)' 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일본은 '일본해(Sea of Japan)' 가 19세기부터 국제적으로 통용된 이름이며 이를 그대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대한민국의 입장을 지지하지만 '조선동해(East Sea of Korea)' 로 표기하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같이 한일 양국이 동해표기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IHO실무그룹 의장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되 각주나 부록 등에 기술적으로 한국의 병기입장을 반영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한국 정부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IHO실무그룹이 회원국 간 의견일치를 바탕으로 명칭 문제를 결정한 관행을 고려, 최종 보고서에서도 결론을 내지 않고 경위 위주로 양측 입장을 병렬적으로 기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이번 총회에서는 명칭 문제가 IHO총회 안건으로 회부(전체회원국 중 과반 찬성시 가결)될 가능성도 있기에 한국과 일본의 물밑 외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국제외교 관례에서 보듯이 표결에 의한 정책 결정은 한일 어느 한쪽에 치명타를 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IHO기구 위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IHO총회에서의 동해병기문제는 결론을 내리지 않고 또다시 5년 뒤 차기총회(2017)로 넘어갈 수도 있음을 점쳐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