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년 겨울,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주최하는 제2회 역사콘서트에 처음으로 참여했었다. 야간 자율학습 1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 학교 게시판에 '역사콘서트'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게시되어 한참 고민하다 이런 경험이 다시는 없을 것 같은 마음에 신청했고 11월 30일 문자가 왔다. 역사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었다. 사실 나는 역사학자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고, 역사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은 역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하였다. 동북아의 역사갈등을 해결하려면 국민들이 역사를 깊게는 아니더라도 기본은 다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번 역사콘서트가 역사를 전공하고자 하는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느껴졌다.
역사콘서트 청소년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하는 행운을 잡다
지난 3·1절 기념 역사콘서트 이후 2달 만에 개최된 이번 청소년의 달 기념 역사콘서트는 특히 독도가 주제라서 더욱 기대가 되었고, 다행히도 재단에서 주최하는 또 다른 사업인 제7회 청소년 역사체험 발표대회 준비를 마무리 짓기 전이라 역사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역사 콘서트에는 단순 참가자가 아니라, 500여 명의 청소년들을 대표하는 청소년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하는 기회까지 얻게 되었으니 참으로 대단한 행운이었다.
그날 나는 학생답게 보이기 위해 교복을 입고 참가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세텍(SETEC)에서 24일부터 3일간 진행된 제8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의 마지막을 역사콘서트로 끝내는 행사였다. 행사장에 일찍 도착해 역사콘서트 행사를 준비하시는 재단 선생님들의 진행도 도와드렸는데, 행사장으로 몰려드는 수많은 인파를 보고 나는 그저 놀라기만 했다.
그날 나 말고도 2명의 청소년들이 더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했는데, 먼저 무대에 올라가는 우리들에게 반크의 박기태 단장님은 행사가 어떻게 진행하는지를 알려 주셨다. 우리는 무대 뒤에 대기하면서 왼쪽 관중석에 서서 콘서트를 즐기고 있었는데, 옆 자리에 계신 재단의 윤유숙 박사님을 보면서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 인상이 깊었다. 이런 자리를 많이 해보셨을 것이기에 긴장감도 보이지 않고 프로답게 행동하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또한 무대에 같이 올라가는 여학생 2명이랑 대화를 나누는데 그 학생들도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었다.
참여한 김장훈씨도 가수이면서도 독도를 사랑해서 독도를 위해 활동하시는 모습이 학생인 나에게는 독도를 넘어, 대한민국을 지키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바로 김장훈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대단하게 생각되었다. 김장훈씨가 "독도는 축복이다"라고 하시면서 시작했던 그 말이 결국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독도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말이었다는 것을 느꼈는데, 그 말은 나에게 굉장히 깊게 각인되었다. 또한 안용복에 대한 영상과 윤유숙 박사님의 소개를 들으며 안용복에 대해 몰랐던 사실도 새롭게 아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것이 역사 콘서트의 재미라고 생각이 된다. 역사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 둘 알아가는 것!
역사콘서트의 재미는 역사에 대해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 둘 알아가는 것!
이번 제4회 학술회의는 다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대지진 이후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일본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일본은 대재해의 극복과 국내정치의 혼돈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국간 협력문제를 논의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었다. 둘째로, 여전히 한반도 문제가 중요한 논의의 주제였다는 점이다. 북한의 김정일 사후 김정은 체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둘러싼 논의는 동북아시아 국제정치의 안정화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한중일 협력사무국이 개설된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회의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기울여졌다.
역사콘서트에 참여한 학생들마다 호응도는 대단했지만 막상 학교에서 보면 역사를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정말 역사라는 학문이 인기 없는 학문이라는 걸 절실하게 느끼는데, 역사콘서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그날 역사콘서트 행사장에서 즉석에서 무대로 나와 자신의 꿈을 자신 있게 말한 2명의 남학생들을 보면서 역사는 죽지 않았고 나와 같은 꿈을 꾸는 학생들이 있어 든든했다. '정말 청소년들이 새로운 역사를 개척할 것 같은 생각에 자신들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라고 생각이 되었다.
우리 학생들은 역사를 지루한 과목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김육훈 선생님이 쓰신 『생각하며 역사 읽기 쟁점으로 본 한국사』에 '역사를 바르게 보는 사람은 결코 현재의 삶 앞에 좌절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 역사 중에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이 들어있기 때문이다.'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나는 이 문구를 읽을 때마다 역사라는 학문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역사를 바르게 보는 사람은 현재의 삶 앞에 좌절하지 않는다"
내가 역사콘서트에 참여한 이후 달라진 점은 자신감이 생겼다는 점이다. 부모님과 주변 친척 어른들도 역사학은 배고픈 학문인데 왜 가려고 하느냐고 물으실 때마다 망설인 적이 있었는데 이젠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이번 역사콘서트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과 동북아 지역의 역사갈등과 여전히 남아있는 역사현안들을 바르게 이해하면서, 공유하고 또 알리는 기회가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역사콘서트 무대에 참여하면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같은 또래인 청소년들을 선도하는 리더도 되어보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전파하는 기회도 얻었다. 무대 뒤에서 이런 자리에 올라간 것이 떨리고 긴장돼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같이 올라가는 여학생들은 자신감이 넘치는데 나 혼자 긴장하고 있는 것이 부끄러웠다. 이번에 역사콘서트에 참여했던 경험은 나에게 적극적인, 능동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앞으로 역사와 관련된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여할 것이고 역사 콘서트 참여자가 계속해서 늘어났으면 좋겠다. 교내 역사 동아리 회장으로 친구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쳐 주고 깨우칠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고, 다음에 개최될 역사 콘서트에는 우리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참여할 생각이다.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적극성과 능동성을 가르쳐 주신 동북아역사재단 선생님들께 이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린다. 청소년들을 위한 역사콘서트 앞으로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