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최근 일본의 잇따른 독도 관련 책동과 센카쿠열도(중국명 :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중국-일본 간 대립 등 동북아시아에서 영토와 관련된 대립과 반목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상호협력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최근 정세를 고려해 지난 9월 24일 저명한 원로화가이자, 최초의 독도화가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이종상 화백을 만나 독도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자세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 화백은 독도 관련 시민단체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독도운동가이기도 하다.

우선 여러 가지 활동으로 바쁘신 와중에 재단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 화백께서는 최초의 독도화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와 독도를 화폭에 담겠다고 생각하신 동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예술가가 역사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960년 4·19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사람인데, 그 당시 역사의 흐름과 변화의 물결을 생각하며 대학 3학년 때부터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그려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일찍부터 이른바 '전통적 동양화가'들이 하나같이 예전의 초가집 모습이나 전통적 생활방식·풍경, 중국풍 그림 등을 그리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역사적 현실성(Reality)을 고려하지 않고 역사의식이 결여된 작품이 많았던 것이지요. 이에 예술적으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형상화해야겠다는 생각에서 강화도 외포리부터 시작해 전국을 도는 무전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실재하는 우리 땅의 모습을 그리려는 겸재 정선(鄭敾, 1676~1759)의 진경산수(眞景山水) 정신을 이어가자는 생각에서였지요. 그런데 동해안을 여행하다 겸재 정선조차도 우리 땅 독도를 그린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점에 의문을 갖고 자료도 조사하면서 내 나라 내 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여기에 4·19, 6·25 등 현대사의 격변기를 겪으며 성장기서부터 가져온 역사인식과 현실에 대한 저항의식이 혼합되어 독도를 화폭에 담아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독도를 그리는 화가가 있나 알아봤더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에 본격적으로 독도를 그려 문화로 우리 고유영토를 지켜보자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독도와 울릉도를 여러 번 방문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몇 차례나 방문하셨는지요? 또 독도 방문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독도와 울릉도를 많이 왕래하였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위해 기억을 더듬어보니, 단독으로는 43차례, 제자와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한 단체로는 14차례더군요. 독도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것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그리고 독도 방문에 가장 어려운 점이라면 무엇보다도 일기예측이겠죠. 그래서 저는 독도로 출발하기 전에 동행하는 제자나 회원들에게 항상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독도를 가는 것이 아니라, 독도가 우리를 받아주는 것이라고. 독도를 들어갈 때 마음가짐을 경건하게 하는 등 마음의 자세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이죠. 그 외에도 어려운 점으로는 아무래도 많게는 100여 명이 함께 움직이다보니 경비조달과 사고예방 등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일이죠.

이 화백께서는 독도 NGO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계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독도 관련 NGO에 참가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우리의 영토수호를 위해서는 일부 계층의 활동이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참여하고 의견을 모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독도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겠지요. 우선 우리 국민들이 자신의 영토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갖고, 그것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야 우리의 영토와 역사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앞서 말씀드렸던 겸재의 회화 정신을 완성하고, 21세기 문화를 근간으로 한 국토개념을 정립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화백께서 독도 작품을 통해 우리들에게 주시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말씀하신 것처럼 독도와 울릉도를 많이 왕래하였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위해 기억을 더듬어보니, 단독으로는 43차례, 제자와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한 단체로는 14차례더군요. 독도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것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을 겁니다. 그리고 독도 방문에 가장 어려운 점이라면 무엇보다도 일기예측이겠죠. 그래서 저는 독도로 출발하기 전에 동행하는 제자나 회원들에게 항상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독도를 가는 것이 아니라, 독도가 우리를 받아주는 것이라고. 독도를 들어갈 때 마음가짐을 경건하게 하는 등 마음의 자세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이죠. 그 외에도 어려운 점으로는 아무래도 많게는 100여 명이 함께 움직이다보니 경비조달과 사고예방 등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일이죠.

그렇다면 이 화백께서 독도 작품을 통해 일본인, 중국인을 비롯한 세계인에게 주시는 메시지도 그와 같겠군요.

그렇습니다. 저는 최근의 동북아시아에서의 영토분쟁을 보면서 군사력, 정치력, 경제력으로 대표되는 형이하학적 형상에 의한 패권주의적 영토확장을 견제하고, 역사적·문화적·설화적인 형이상학적 사실에 의한 합리적 영토수호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리하자면, 국토개념을 패권주의, 제국주의라는 동물적 소유욕에서 벗어나 동북아 역사를 냉철한 학술적, 문화적 측면에서 재정리하고 확산해 나갈 때, 이러한 바탕 위에서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최근 계속되는 일본의 독도 관련 도발과 과거사 인식에 대해 남다른 생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일본의 언급을 보도를 통해 보았습니다. 일본의 과거사 인식과 잇따른 망언은 일고의 가치도 없기에 논평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전히 그들이 약육강식에 따른 패권주의와 과거 제국주의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그러한 역사인식에 갇혀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일본의 독도 주장은 마치 내 호적에 있는 아이를 한동안 신경 써서 돌보지 못했다고 하여 남의 자식이라며 뺏어가려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엄연히 내 호적에 있는 아이는 문화DNA가 나와 같은 내 아이입니다. 독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독도에 대한 애정이 잘 느껴집니다. 다른 누구보다도 독도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잘 아시는 이 화백께서 생각하시는 우리가 독도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역사적·문화적으로 우리의 소중한 국토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독도가 우리의 영토임을 나타내는 고문서와 자료들이 무수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국사기가 대표적인 예지요. 그리고 그러한 증거들은 우리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는 고구려의 사신(四神)사상에서 이야기하는 좌청룡(동쪽의 맨 끝)을 우리 국토에서 생각한다면 독도로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역사적, 문화적으로 소중하다는 의미겠지요.

9월 14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개관한 독도체험관에 선생님의 작품 4점이 특별전시되고 있습니다. 독도체험관에 작품을 전시하시게 된 계기와 앞으로 독도체험관이 어떻게 활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제언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동북아역사재단에 제 작품을 전시하게 된 것은 독도체험관 전시 기획·진행자의 간곡한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60여 년 간 대한민국에서 수행된 독도의 자연과 역사적 조사·연구 성과를 모든 국민이 한 눈에 보고, 그 의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기획 의도에 덧붙여, 독도가 대한민국의 생활과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자는 말에 선뜻 그림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그동안의 제가 가져온 독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이렇게도 결실을 맺는구나 하는 새로운 감회도 일었습니다.
저는 이번에 동북아역사재단이 독도체험관을 만든 것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찬사를 보냅니다. 한 가지 제언을 하자면, 이제 남은 것은 관리운영이라고 생각합니다. 독도체험관에는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입니다. 어린아이와 어른, 학생과 직장인, 내국인과 외국인 등등. 그런데 지금의 면적과 위치로서는 물리적으로 그 다양하고 많은 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합니다. 보다 치밀하고 효율적인 운영 및 관리 계획을 세워 독도체험관을 찾는 이들이 문전에서 발걸음을 되돌리는 일이 없도록 해 주었으면 합니다.
또한 독도 영토주권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홍보 프로그램을 계속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독도체험관은 상설전시관이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만들어 놓은 현상 유지만으로 관람객이 계속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관람 대상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홍보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서울 뿐 아니라 멀리 제주도에서, 그리고 외국에서도 독도체험관을 일부러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여 독도체험관이 독도영토주권 수호에 앞장서는 박물관이 되길 바랍니다.

최근 독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우리 국민이 가져야 할 독도수호에 대한 마음가짐은 무엇이 있을까요?

간단하게 3가지로 정리하겠습니다. 우선 첫째, 남이 관심 갖는 것을 보고 세속적이고 즉흥적인 인기에 편승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고, 그와 함께 독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독도는 우리가 실제로 지배하고 있는 엄연한 우리의 땅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내가 독도를 지킨다는 생각을 뛰어 넘어, 독도가 우리 민족을 지켜준다는 감사의 자세를 항상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 나름의 역사관을 갖고 판단하면서 나라사랑의 마음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동북아역사재단의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근 고구려, 독도 등 일부 시민운동이 너무 눈에 보이는 감정적·즉흥적·이벤트성 양상으로 흘러가지 않나 합니다. 이러한 경향을 파악하고 재단에서는 잘 조정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시민단체 지원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갖고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재단은 보다 냉철한 현상파악과 분석, 연구 등을 통해 우리 국민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알려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개관한 독도체험관이 독도 관련 국민 교육기관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한 독도에 대한 자료 보관이 아니라, 교육과 홍보라는 측면에서 보다 많은 국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동북아역사재단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어봅니다.

오랜 시간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