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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동북아역사재단 백서 『갈등을 넘어 화해로』 발간
  • 강정미 | 정책기획실 행정원

지난 9월 22일로 동북아역사재단 출범 6주년을 맞았다. 6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재단에는 세 가지 의미 있는 일이 있었다. 먼저 재단 백서 《갈등을 넘어 화해로 - 동북아역사재단 6년의 활동과 지향》이 나왔다. 둘째는 지난 9월 14일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는 처음으로 독도 박물관인 '독도 체험관'이 개관했고, 마지막으로 지난 9월 17일 김학준 이사장이 취임했다.

독도체험관은 현재 재단과 우리 사회가 도전받고 있는 가장 '뜨거운' 역사현안에 대한 재단의 '응전(應戰)' 방식을 보여준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 독도의 역사를 제시하고, 독도의 자연과 생태를 알려줘, 관람객이 독도의 진실을 스스로 깨닫고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또 제3대 김학준 이사장의 취임으로 6년을 지나 출범 10주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재단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두 일이 재단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백서는 재단이 걸어온 길, 과거에 닿아 있다. 역사란 무엇인지, 역사를 배우는 이유를 설명할 때 흔히 쓰는 식상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더 나은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것이다.

재단이 활동을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가 재단 설립배경과 당시 국민들이 보낸 기대와 바람을 복기하는 것은 당시를 그저 추억하거나 6년 동안 거둔 성과를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바로 거기가 재단의 오늘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좌표를 표시할 때도, 내일 재단이 걸어가야 할 길도 결국 6년 전 그 자리에서 시작한 발걸음이 향해가는 쪽으로 나 있기 때문이다.

백서 발간의 취지와 목적

그렇지만 백서는 우리 스스로 하는 평가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하고 더 엄한 평가는 바로 국민이 하는 평가다. 재단이 출범할 때 우리 고대사와 독도 영유권을, 한일 과거사 문제에서 우리의 논리를 확고히 하면서 동북아 각국이 역사 갈등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극복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이 큰 힘이 되었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백서 《갈등을 넘어 화해로 - 동북아역사재단 6년의 활동과 지향》은 국민들에게 재단의 활동 결과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보고서이기도 하다.

자평이든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이든 그 결과에 상관없이 지난 6년 동안 동북아역사재단은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것이 사실이다. 출범 후 재단의 모든 연구자와 임직원들은 당면한 역사 현안 과제를 수행하는데 몰두해 왔다. 때문에 미시적이고 부분적인 점검은 있었으나, 큰 줄기에서 재단 전체 사업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정리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백서 발간을 계기로 역사현안에 대한 연구와 정책적 대응 방안 모색,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해온 실행 결과들이 가진 연관성을 새삼 확인하고, 이를 체계 있게 정리하여 누구든 재단의 활동상을 그릴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이 같은 취지와 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백서는 크게 다섯 개 장으로 나눠 구성하였다.

백서 주요 내용과 한계

제1장은 동북아역사재단의 설립 전후 시대배경, 재단 설립에 관한 법률의 입법 과정과 논쟁점, 시민사회와 학계의 지원 및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이 어떠했는지 등 출범까지 경과를 상세히 담았다. 또, 한·일 역사현안과 한·중 역사현안 쟁점을 함께 리뷰하고, 재단이 부여받은 과제를 설명하였다.

제2장에서는 먼저 조직 창설 후 혁신을 위해 노력했던 1기(2006.9~2009.8)와 재단을 둘러싼 유관 기관들과 협조 체제를 구축하여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2기(2009.9~현재)로 나눠 조직 운영을 소개하였다. 이와 함께 역사화해와 동아시아 공동체 기반 구축이라는 재단의 비전과 공신력 있는 역사연구와 정책개발의 싱크탱크로서 재단의 전략을 담았다.

제3장 '역사와 영토 현안 대응 활동의 성과 : 연구 조사 홍보'에서는 바로 재단이 지난 6년 동안 수행한 구체적 사업들을 집대성하였다. 제1절 역사현안 연구에서는 동북공정과 고구려 발해 등 우리 고대사 관련 현안, 한·일 간 과거사 쟁점과 중국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 대응 활동을 담았고 2절에서는 독도영유권 연구와 동해표기 확산을 위한 사업을, 3절에서는 연구 성과를 축적하고 콘텐츠를 활용하도록 하기 위한 동북아 역사도서 발간, DB구축, 자료센터운영 등을 소개하였다.

제3장이 당면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을 담고 있다면, 제4장은 궁극적으로 재단이 추구하는 목표, 즉 '동아시아 역사화해와 평화 공영의 설계'를 위해 전개한 동아시아 국가와 미주·유럽 지역 연구자들과 벌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사업과 동아시아사 역사 교육 활동을 상세히 소개하였다. 이 장 마지막에 실린 역사갈등의 치유와 평화 공영의 지향, 그리고 동아시아 역사상의 모색에 대한 단상은 백서의 결어에 해당하며, 향후 재단의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6년간 재단이 전개한 모든 사업을 망라하여, 표와 그래프 등으로 정리하여 부록으로 실었다.

백서 집필을 위해 지난 4월 말 김용호 정책기획실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김현철 기획팀장, 연민수 역사연구 1팀장, 임상선 역사연구 2팀장, 장세윤 홍보팀장, 김현숙 연구위원, 남상구 연구위원, 박장배 연구위원과 필자 등이 참여하는 집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두 번에 걸쳐 자체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물론 6년 동안 벌인 사업을 두 달 동안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매년 발간한 활동보고서와 뉴스레터, 보도자료 등이 집필에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집필 기간이 짧아 이 자료들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고, 집필위원들끼리 의견조율하고 상의하여 밑그림을 그릴만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지금 백서는 이 같은 태생적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모자라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백서에서는 앞으로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 일은 재단이 10주년을 향해 가면서 동시에 20년·30년을 준비하고자 한다면 어느 때인가는 재단의 모든 역량을 모아 시도해야 할 과제로 남았으며,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