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동북아 역사화해와 평화증진 어떻게 이룩하나?' 제하의 기조발제와 개막심포지엄을 시작으로 4개의 전체회의와 13개의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이밖에도 한일공동역사교재 필자들이 직접 지도하는 모델수업, 각국 전문가들의 동아시아 역사문화특강, 소통과 화해 참여프로그램, 국제 영화제, 전시회를 비롯해서 언론인 포럼, 아시아 청년포럼, 역사투어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열렸다. 제5회 역사NGO세계대회에는 이삼열 세계NGO역사포럼 대표와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및 경희대 조인원 총장이 한국 측 공동대회장을 맡았다. 해외에서는 유럽의 역사 화해와 공동역사인식에 기여하고 있는 유럽역사교육자모임인 유로클리오(EUROCLIO)의 설립자 요크 반더리우 로드 사무총장, 무샤꼬지 킨히데 전 유엔대학교 부총장 및 천춘롱 중국대일민간 배상연합회 부회장이 해외 공동대회장으로 참여하였다.
이번 대회는 최근 동북아 삼국을 비롯해서 미국과 러시아 등 각국 리더십의 변화에 따라 한반도와 동북아를 중심으로 국제정세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아베 정부의 우경화가 강화되면서 주변국과 과거사 문제 및 영토문제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대회였다고 평가된다. 또 금년은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한반도의 신뢰회복과 평화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역사NGO세계대회의 개최는 큰 의미가 있었다고 참가자들은 평가했다. 특히 일본의 역사왜곡과 우경화를 우려하는 일본 시민단체 대표들이 참가하여 동아시아의 NGO들과 결합된 목소리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부와 시민들에게 올바른 방향설정을 대변하였다. 여기에는 일본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21세기를 위한 시민계획'의 무또 이치로 대표, 무샤꼬지 킨히데 전 유엔대학교 부총장, 일본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인도하려는 NGO활동가 '평화의 가교(Bridge for Peace)'의 나오코진 대표, 동아시아의 역사화해와 평화수립에 대해 대안을 모색하는 국제네트워크 상임대표 라오 킨지 교수, 일찍부터 유엔과 협력관계에 있는 NGO들의 연합체로 국제사회 시민사회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UN-NGO 연합회 씨릴 리치 의장 등이 주요 연사로 참가하였다.
대회 첫날 개막식에서 이삼열 역사NGO포럼 대표의 개회사, 조인원 경희대 총장의 환영사,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의 축사, 서남수 교육부 장관, 유기홍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모임 공동대표,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의 축사에 이어서 무샤코지 킨히데 공동대회장, 씨릴 리치 UN NGO협의회 CoNGO 의장의 기조연설이 있었으며 이어서 진행된 개막심포지엄 토론에서는 인식전환에 대한 논의가 주목을 끌었다.
둘째 날 진행된 전체회의 1, 2, 3, 4는 현재 동아시아가 직면하고 있는 국제정치적 문제들과 쟁점들 그리고 그 역사적 기원에 대해 토의하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였다.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주제로 한 전체회의 1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한반도의 평화체제에는 남북 당사자들의 관계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리고 한국내에서 남북에 대한 인식도 크게 양분되어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 인식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시민사회와 정부가 협력하는 민관협력이 강조되었다. 또 전체회의 3에서 한중일 협력사무국 신봉길 사무총장은 "이미 한·중·일 3국간에 18개 부처에서 장관급 회의나 실무자급 교류와 협력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파급 효과를 통한 동북아 협력과 공동체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언급했다.
전체회의 2와 4에서는 국제정치적 관점과 분쟁적 관점에서 한반도의 문제와 중국 및 일본의 문제가 주로 제기되었다. 과거의 패권주의적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 두개의 거대국가가 헤게모니적으로 지배하는 질서에 의존하기보다는 작은 여러 국가들이 함께 협력하는 동아시아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 그리고 이런 협력은 시민사회를 통해 달성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셋째 날에는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전문가 워크샵이 분과별로 진행되었다. 역사NGO포럼의 주요 의제를 비롯해서 시민단체들이 주관하는 다양한 워크숍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특히 역사NGO 포럼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역사화해를 위한 풀뿌리 모범사례', '보편적 규범과 가치', '국제 NGO네트워크와 민관협력', '영토영해분쟁'에 대한 워크숍에는 권위있는 NGO 대표와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각 단체의 사례발표와 함께 시민사회의 역할과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NGO의 입장을 논의하였다. 각 분과에서는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행동강령이 네 가지로 집약되었다. 첫째, 역사바로알기운동을 전개하고, 공동교과서를 제작하며, 한자문화권을 벗어나 당사자 국가들 시각에서 정리된 역사를 재검토해야 한다. 둘째, 시민, 청소년, 전문가들의 소통과 교류를 확대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셋째, 시민, 청소년들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한 시민교육이 학교 이외에서도 평생교육의 형태로 계속 제공되어야 한다. 넷째, 평화구축은 아시아 시민사회, 나아가 지구시민사회 차원에서 공동의 노력과 실천을 필요로 하므로 교류와 소통 및 연대를 강화하여야 한다. 개막식에 앞서서 개최된 청소년 및 청년 프로그램에는 9개의 동아시아역사 문화 특강이 개최되어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참가하여 해외 대표단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전 행사 중에는 한일 공동역사교재의 집필자들이 직접 우리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모델 수업을 진행하여 서로에게 유익한 경험을 갖는 기회가 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을 끈 것은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이 함께 모여 대화를 통한 화해체험 활동을 한 것이다. '대화를 통한 한·일 갈등해결 프로그램'은 이번 제5회 동아시아 역사 NGO 세계대회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처음 소개되었다. 스카이프와 같은 영상통화를 이용한 원거리 진행 방식이 도입된 이 프로그램에 한국인과 일본인 각각 5명씩 10명이 참가하였고, 이 분야에서 40년간 갈등해결 전문가로 활동해온 라이오넬 트라우먼 부부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원격 진행을 맡아 주었다.
또 하나 주목을 받은 행사는 역사영화제였다. 역사영화제는 22일부터 24일까지 경희대 서울캠퍼스 오비스홀 111에서 동아시아의 역사 갈등의 주제를 비롯한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였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을 받은 또 하나의 행사는 역사영화제였다. 경희대 서울캠퍼스 오비스홀에서 사흘간 진행된 영화에서는 '동아시아의 역사와 평화'를 주제로 다섯 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특별히 이번 영화제에는 선댄스 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수상작인 '톤레삽 강은 멈추지 않는다 : A River Changes Course(2012 캄보디아)'의 칼리아니 맘 감독이 미국에서 참가하여 상영후 관객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캄보디아 출신인 칼리아니 맘 감독은 킬링필드 당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 20대 후반 변호사가 되었으나 이후 캄보디아에 대한 애정을 갖고 영화감독의 길에 들어선 인물이다.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던 역동적인 힘은 자원봉사자들과 인턴들의 참여와 봉사의 힘이었다. 전국에서 참가한 80 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폭우에도 불구하고 대회기간 동안 내내 의전, 통역, 강의실 지원, 안내 데스크, 홍보 미디어 등 각 분야에서 맡은 바 활동을 성실히 수행하며 재능을 발휘하고 대회를 성공으로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 젊은 자원봉사자들의 패기와 활동은 한국의 밝은 미래를 말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