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 시마네현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진행되었다. 2005년 시작된 이 행사가 올해는 10주년 행사로 치러졌다. 행사의 핵심은 이 날 오후 시마네현민회관에서 열린 '다케시마의 날' 기념행사였지만, 이를 앞두고 오전 행사장 주변에서 벌어진 요란한 시위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매년 2월 22일이 되면 시마네현 마츠에시의 시마네현민회관 주변은 오전부터 떠들썩하다. 한국의 독도 관련 시민단체 대표들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그 부당성을 적은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거나 구호를 외침으로써 일본의 독도 강탈 의도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해왔는데, 이에 대해 일본의 우익들이 격렬하게 항의하여 부르짖는 확성기 소리가 귀를 따갑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양측이 물리적으로 부딪히지 않도록 하고자 필사적으로 제지하는 경찰들의 힘겨운 움직임이 어우러져 주변은 매번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 날도 행사장 주변은 이 같은 시위 소음으로 가득 찼다. 여기에 100여 대에 이르는 우익 시위차량 행렬까지 더해져 마츠에시는 연중 가장 소란한 하루였을 것이다. 이러한 광경이 매년 되풀이되면서 10년 세월이 흘러 어느 덧 정기 행사처럼 굳어지고 있다. 우익들의 기세는 올해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민단관계자들은 예년처럼 시마네현민회관 주변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우익들의 행동을 경계하던 경찰의 모습이 올해는 자취를 감추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올해 '다케시마의 날' 행사 항의 차 도일한 시민단체 대표가 독도수호전국연대 최재익 대표의장 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우익들의 정보 취합 능력 부족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최대표와 대동한 5명 안팎의 시민단체 사람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우익들 100여 명이 집결하여 격렬히 항의하는 모습이나 시위차량 100여 대 행렬이 시내를 배회하며 확성기로 소음을 쏟아내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으로 보였다. 마츠에시 시민들이 우익들의 이러한 모습에 위화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마네현 지방지 산인(山陰)중앙신보사의 가마다 츠요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눠 보니, '다케시마의 날' 10주년 행사는 예상과 달리 전년도 보다 오히려 축소되어 개최되었다고 한다. 가마다 기자는 작년에 한국의 10여 개 방송과 신문 취재진이 공개 취재하여 한국 여론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는데, 올해는 취재팀이 하나도 눈에 띄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묻기도 했다. 필자는 아마도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는 상황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해주었다.
지난해보다 규모는 축소되었으나 내용은 강경
오후에는 시마네현민회관에서 '다케시마의 날' 기념식전 제1, 2부 행사가 열렸다. 제1부에서는 조례제정의 의의에 관해 시마네현 지사와 현의회 의장이 설명하고 초청 인사들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미조구치 젠베 시마네현 지사는 "조례 제정 당시 국민 의식 속에 독도 문제가 약화되고 있던 시점에서 국민 의식 진작을 위해 조례를 제정하였다."고 하였으며, 오카모토 쇼지 현 의회 의장(겸, 다케시마북방영토반환요구운동 시마네현민회의 회장)은 "시마네현 의회는 2014년 9월 '다케시마의 날' 국가 주최 개최 등을 청하는 의견서를 가결"하였고, "정부는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식전을 국가 주최로 하는 등 제반 조치를 취할 것을 바란다"고 하였다.
내빈 인사로 참석한 마쓰모토 요헤이 정무관(자민당)은 아베 내각이 역대 내각 최초로 영토 담당 대신을 설치하였고, 영토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어서 국회의원들의 인사가 이어졌는데, 이번 행사에 참석한 국회의원 수는 총 12명으로 작년 보다 줄어들었다. 상승세를 타던 행사 열기가 지난해를 정점으로 정체 또는 식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기념식전 제2부에서는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 10주년을 맞아서"라는 좌담회가 이어졌는데, 토론자는 신도 요시다카(중의원 의원), 시모조 마사오, 후지이 겐지(이상 다케시마문제연구회) 등 3명으로 진행되었다. 주목할 부분은 신도의원이 2012년 울릉도 방문 시도 당시를 술회하며, 자신의 방문 시도 이후 "한국은 수개월 간 독도 내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 이 사실로 미뤄 일본 측이 행동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 것과 "영토문제 전문 조직 신설, 담당 대신 설치, 조사연구 기관 설치, 국회 내 독도 관련 위원회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고 한 발언이다. 신도의원이 주장하는 전문 조직이 동북아역사재단과 같은 조직을 염두에 둔 것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 정부 주최 행사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시마네현은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계속해 나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특히 행사 당일 우익들의 소동이 큰 부담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시마네현은 중앙 정부가 행사를 주최하기를 원하며 10주년 행사 이후가 '다케시마의 날' 행사의 확대냐 축소냐 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중앙 정부 주최 행사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시마네현 주최 행사에 대한 열기는 앞으로 식어갈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행사 다음날 찾아간 시마네현립대학 후쿠하라 유지 교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시마네현과 경상북도와의 민간 교류를 현저히 축소시켰고, 시마네현립대학으로 오는 한국 유학생 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여러 이야기 중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창설했던 멤버에게서 경상북도가 보여준 예상 밖 격렬한 항의에 시마네현 행사 주최 관계자들이 깜짝 놀랐으며, 결과적으로 행사 창설을 후회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10년을 넘어서면서 시마네현민들이 느끼는 진솔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