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소식
발해 염주성의 쑥대밭과 고누
다양한 크기의 고누 놀이말들 재단은 올해도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한 달 여에 걸쳐 러시아 연해주 남단 크라스키노에 위치한 발해(渤海)시대 염주(鹽州)성을 러시아 극동 역사·고고·민속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발굴하였다. 염주는 발해가 설치한 62개 주(州) 중 하나로 동해를 통해 신라, 일본과 교류하였던 곳이고, 발해 내륙 곳곳을 거쳐 당, 서역 등과 통하는 교두보였다. 이번 발굴 결과, 염주성 내부는 수레가 왕복할 수 있는 도로와 쪽구들 시설이 딸린 거주지, 그리고 관련 건축 시설이 공유하는 일정 구획들로 이어졌음을 확인하는 실마리를 얻었다. 염주성 높은 둔덕에서 탁 트인 남쪽 바다를 내어 보면 발해국이 왜 이곳 바닷가에 성을 쌓고 관리하였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지금으로부터 1,100여 년 전, 같은 장소에 서서 이곳으로 드나들던 다양한 선박들을 보면서, 성 내에서 다양한 삶을 구가하였을 발해 국민이 되어보곤 한다. 발굴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지금도 홀로 서 있는 염주성과 그것을 둘러싼 자연 지세, 그리고 변화무쌍한 하늘과 갈매기들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진다.
김은국 역사연구실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