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동해 표기 이슈의 국내적 불등(佛燈)과는 달리, 동 이슈에 대한 국외적 반응은 냉담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슈를 공유하고 있고 이해관계의 당사자인 일본을 제외한다고 해도, 동아시아의 한켠에서 빚어지고 있는 이와 같은 갈등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그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지지 및 공감대를 얻어내는 것이 지금의 독도·동해 표기 이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 일 것이다.
이를 위한 일보로 동북아역사재단에서는, 재미 한인 학자 영토·영해 워크샵을 '07년 11월 30(금)부터 12월 2일(일)까지 2박 3일 간 LA 'JJ 그랜드 호텔'에서 개최하였다. 미국 각 지역의 학계 또는 언론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22명의 재미 한인학자들과의 만남과 토론이었다. 이슈의 경과, 한·일 양국의 주장 및 논리 등에 대한 재단측 관계자의 설명이 있고, 뒤를 이어 이에 대한 참석자들의 의문점 또는 반론 제시 및 자유로운 의견 및 감상의 개진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미국 주재 한인 학자들과의 토론
'독도·동해 표기 이슈에 대한 한국측 주장과 논리의 객관적 검증과 검증을 통한 홍보'라는 취지하에 열린 이 워크샵에서, 국내적 주장 및 논리가 과연 국제적으로 통용되며 공감대 및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특기할 만한 결론을 얻을 수 없었다.
참석자의 주된 토론 방향은, 독도 이슈 자체에 대한 찬반의견 또는 이슈에 대한 접근 및 해결 방법, 국제사법재판소 제소에 관한 개인의 의견 등이었다. 이는 참석자 대부분이 독도 이슈의 구체적 정보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었으므로 한·일간의 주장과 논리에 대한 비교 및 각 주장과 논리의 허실의 판단, 이를 통한 논리적 보완 등의 구체적 해결 방안 제시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이는 동해표기 이슈의 토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점들이 독도·동해 표기 이슈의 국제적 존재형태를 직접적으로 말해준다. 즉, 동 이슈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 소재 파악, 이를 설명하기 위한 논리 등은 전적으로 국내적인 것으로, 국외에서의 그것은 아직 생소하며 별로 관심을 가질만한 가치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더 나아가 독도 이슈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있었다는 점은 금후의 재단의 사업 방향 설정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독도 이슈에 대한 부정적 견해
독도 이슈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주로 소장파 학자들간에 제시되었다. 소장파 학자들의 의견은 독도 이슈에 어느만큼 경제적 가치가 포함되어 있는 것인지, 다시 말하면 과연 국내적 관심에 걸 맞는 경제적 이익이 독도 이슈에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한 회의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는 또 한편으로는 이슈에 대한 국내의 무조건적인 열광 상태의 자제와 경제적 관점에서 계산에 의한 차분한 대응을 촉구하는 것이었고 결론적으로는 왜 일본과 협의하여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를 하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의 표현이었다.
한편으로 정치적 통합의 이데올로기로서 작용되는 것이므로 독도 이슈를 비정치화 하여야 한다는 의견 등이 있었으나 이는 주로 일본측이 한국정부에 대해 비난하는 논조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었다.
또한 한국측이 한국측 유리한 자료만을 늘어놓고 독도의 영유권을 강조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 역시 일본측의 한국측에 대한 비난과 동류의 것이다. 이와 같은 의견이 일본측 관점의 무조건적인 수용에 의한 의견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국내에서 한 발자국만 벗어나면 한인 학자사이에서도 일본측 연구계 및 언론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담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도·동해 관련 이슈의 새로운 정의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면 금후 국내외에서 독도·동해 표기 관련 새로운 담론이 형성되도록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독도·동해 관련 이슈에 대한 국내적인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 이는 지금까지는 일본측이 설정해 놓는 이슈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현재 한국측에서 주장하고 있는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한국 영토입니다'는 일본측 캐치프레이즈의 한국어판일 뿐이다. 이에 따른 국제법적 역사적 연구 역시 일본측의 방법론을 답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본측이 마련한 논리적 토대 위에서 서서 일본측과는 반대되는 결론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며, 이럼으로써 빚어지는 근거 자료의 아전인수식 해석 또는 논리적 모순이 국제사회에 한국측의 주장과 논리의 자국적 민족주의적 편향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독도·동해 표기 이슈에 대한 국내적인 새로운 정의, 이에 의거한 새로운 연구방법의 고안 및 이를 뒷받침 할 만한 새로운 자료의 끊임없는 발굴을 통한 새로운 결론의 도출,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담론을 형성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이 지금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할 것이다.
이번 워크샵은 만족할 만하게 개최 취지를 달성하지 못했으나 앞으로 재단의 전략수립, 연구, 홍보 등의 사업을 할 때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제시한 것이었다. 특히, 독도·동해 이슈와 관련한 국외의 시각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소득은 국내에서 개최하는 워크샵에서는 얻기 힘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첫 시도에 따른 문제점 등을 보완하여 향후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