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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Q&A
일본 교과서 검정 및 채택 절차
  • 남상구 연구위원(정책기획실)

Question: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새역모'로 표기)이 검정을 신청한 중학교 역사교과서(지유샤 간행)의 검정결과가 3월말이나 4월초 발표될 것이라고 하는데, 일본의 교과서의 역사왜곡 문제는 2001년과 2005년에도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4년이 지난 올해 또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nswer:

교과서가 학생들 손에 들어가기까지

교과서 문제가 4년마다 반복되는 것은 일본의 교과서제도는 검정제도로서 검정과 채택이 기본적으로 4년을 주기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먼저 교과서 출판사가 학습지도요령 및 해설서와 도서검정기준에 기초하여 교과서를 제작하고 일본 정부(문부과학성)에 검정을 신청한다. 문부과학성은 교과서 조사관의 조사와 자문기관인 교과용 도서검정조사심의회의 자문 등을 근거로 검정을 실시한다. 검정결과가 나오면 공립학교는 소관 교육위원회가, 국립·사립학교는 학교장이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중에서 하나의 교과서를 채택한다. 채택된 교과서는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배포된다.

올해 교과서 검정의 쟁점

1990년대까지는 일본 정부가 검정제도를 통해 일본의 전쟁책임 문제와 관련된 교과서 내용을 통제하려 해서 문제가 되었다. 2001년 이후에는 일본 정부가 검정의 잣대를 낮추어 역사를 심하게 왜곡하고 있는 '새역모'교과서를 통과시켰다는 사실과 그 교과서의 역사왜곡 내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1982년'침략전쟁'을'진출'로 수정하도록 지시한 것이 국제적인 파문을 불러일으키자, 검정기준에"근린아시아 여러 나라와 관련된 근현대의 역사를 기술하는 부분에서는 국제이해와 국제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를 해야 한다"는 근린제국 조항을 신설했다. 그러나 2001년과 2005년 검정결과를 보면 이 조항은 유명무실해졌고, 이번'새역모'교과서도 검정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5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기술해 문제가 되었던 공민과 지리교과서 중 이번에 검정을 신청한 교과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이번 교과서 검정의 쟁점은 출판사를 바꾸어 새로 발간하는'새역모'교과서의 역사왜곡 문제 하나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왜곡 교과서 채택 저지

'새역모'의 지유샤판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면, 금년도 7~8월 각 교육위원회와 학교장은 기존 8개 교과서를 포함한 9개 교과서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이번에 채택한 교과서는 2012년부터 새로운 학습지도요령이 적용되기 때문에 2011년까지만 교과서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새역모'가 발간한 교과서의 채택률은 0.39%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지나친 대응은'새역모'교과서에 대한 홍보만 해 주는 꼴이니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는 게 상책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채택률 0.39%는 왜곡된 역사 교과서로는 밝은 한·일관계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으로 왜곡 교과서의 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활동한 많은 시민들의 노력의 결과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