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다른 문화와 인종, 국적 앞에서 상대방과 대별되는 나의 존재감 그 자체가 자존심과 애국심으로 이어짐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말에 동의할 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미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나는 한국학생과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외소함과 소외감을 피할 수 없었다. 중국과 일본의 역사와 문화는 독립된 한 개 이상의 장으로 다루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달랑 몇 줄로 다루어졌고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에 "코리아"라고 대답하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조그만 나라라는 설명을 해주어야하는 알아듣는 경우도 있었다. 대한민국과 한국문화를 이해하기에는 그들이 우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너무 적었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한국식당의 음식이나 김치 정도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명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현실은 다양한 나라의 교환학생이 많았던 고등학교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서로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나의 정체성과 나의 조국 그리고 역사와 문화가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 가운데 나는 "역사란 무엇인가" "왜 역사가 바로서야 하는가" "왜 중국은 저토록 지나간 역사에 집착하는가"라는 질문들이 내 생각의 가장 깊숙한 자리에 들어선 것을 알 수 있었다. 떠나지 않는 과제처럼 나의 어깨에 매달려서 언제나 나를 묻는 그 자리에 서있는 질문, 그것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낯선 땅에서 마주한 화두, '역사'
화두처럼 이 질문을 품고 고민하였지만 하나의 글로 표현해야 하는 의무감이 없는 상황에서 질문은 해결되지 않은 과제나 매듭지어지지 않은 실타래의 상태로 방치되었다. 그러던 중, 동북아 역사재단과 국학운동시민연합이 공동주최하는 '한민족 역사 문화 청소년 글짓기 논술대회'라는 전국 행사를 알게 되었다. 고민의 매듭을 일단락 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밀린 과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으로 제시된 주제를 마음과 머리에 품었다.
글을 준비하고 공부하며 완성하는 과정에서 "역사가 바로서야 나와 민족 그리고 국가가 바로선다"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명제 앞에 서있는 나를 발견했다. 유태인들이 종교행사를 통해 그들의 지난날을 반추하는 것이 단지 전통을 유지하거나 과거를 재상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그들이 서있는 자리를 역사라는 거울에 비추는 작업임을 언급했다. 이에 비해 우리에게 역사를 바로세우는 작업의 중요성이 그 공감대를 강하게 세우지 못하였으며 독도문제나 여러 현실적인 문제 앞에서 국민의 공통된 의견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진정 나의 가슴과 머리가 하나 되어 몸부림친 알의 탄생이었다.
내 글을 다시 읽어보면 부끄럽기만 하지만 나는 친구들의 생각을 읽을 기회를 얻었고 간접적으로나마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제출한 생각과 글이 완성된 것이 아니며 역사 바로세우기는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우리 모두에게 공통적이며 우선적인 과제로 제시된 화두라는 사실을 겸허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런 기회를 허락해주신 행사 담당 기관과 여러 선생님들께 진심에서 우러나온 감사의 인사를 이 글을 통해서 표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고민하며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소년이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 재단 뉴스레터 '동북아역사재단뉴스' 에서는 독자투고를 기다립니다. 게재된 글에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주제_ 역사 관련 자유 주제
-분량_ 200자 원고지 8매
-보내실곳_ jmik@historyfoundadio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