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샤와 이쿠호샤 새 역사교과서 내용의 기초가 된 것은 2006년도용 우익 교과서인 후쇼사 공민교과서다. 이쿠호샤 교과서는 후쇼사 교과서를 토대로 편집한 후소샤 교과서 개정신판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을 조금 순화시킨 듯한 인상을 받는다. 지유샤 교과서도 후쇼샤 교과서와 그 내용이 80% 이상 같은데, 이쿠호샤 교과서와 달리 일본의 침략·가해·식민지 지배 등에 대한 역사왜곡의 수준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새 역사교과서는 2006년용 후쇼사 공민교과서와 내용이 아주 유사한 '쌍둥이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지유샤·이쿠호샤 새 역사교과서의 문제점 분석
문부과학성은 검정기준 중 '근린제국조항'(4)을 검정에서 적용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심한 내용에 대해서는 문부과학성도 검정을 통해 수정을 지시했다. 그런 의미에서 수정 전의 내용에는 근현대사 부분에 대한 그들의'본심'이 잘 드러나 있다. 지유사·이쿠호샤 새 역사교과서에 나타난 특징과 문제점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양사 모두 진무(神武)천황을 초대천황으로 서술하고 쇼와(昭和)천황에 대한 칼럼으로 역사를 마무리 짓는 등 천황과 지배자 중심으로 역사를 그리고 있다. 일본은 고대로부터 외세의 '위협'에 직면했는데, 그러한 위기를 천황 중심으로 잘 극복해 온 훌륭한 나라로 역사를 그리고 있다. 역사학습의 대단원은 양사 모두 쇼와천황을 찬미하는 칼럼이다. 모든 시대에 걸쳐 천황의 역할을 강조하고, 천황을 찬미하는 내용이 타사 판에는 없는 큰 특징이다. 이렇게 일본의 역사를 천황과 위정자 중심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에, 각 시대 민중의 생활상, 농민 폭동, 자유민권운동, 러·일전쟁 때 일어난 반전론, 전쟁으로 인한 민중의 피해 등 민중의 움직임이나 기대 등은 무시되거나 경시되었다.
둘째,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 일본의 조선 지배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무시하고, 조선이 러시아의 지배 하에 놓였다면 일본의 안전과 독립이 위태로워졌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러·일전쟁이 일본의 자위전쟁이라고 기술하였다. 게다가 러·일전쟁이 아시아의 독립을 촉진시켰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이것은 러·일전쟁 이후 일본이 한국의 독립을 빼앗아 병합한 사실과 모순된다. 게다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이 조선에서 일어나 조선인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는 점, 조선인의 반일 저항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있다.
셋째, 한국에 관한 기술은 현행서적보다 후퇴했으며 악화되었다. 한국병합 이후 '학교도 개설하고, 일본어 교육과 더불어 한글 문자를 도입하여 교육했다'라고 적고 있다. 한국에서 한글 교육을 시작하여 한글을 보급하는 좋은 일을 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는 조선어를 웃도는 시간이 일본어에 할애되었고, 훗날 조선어교육을 금지한 데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현행 후소샤판·지유사판 본문에 있는 조선의 근대화사업, 한국병합, 3·1운동 등 식민지지배를 부정하는 부분은 양사 모두 측주(側註)에서 다루어 본질을 약화시켰다.
넷째, 중·일전쟁에 관해서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양사 모두 중국의 배일(排日)운동과 일본인 살해사건이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의 원인이라며 일본인 보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기술하고 있으며, 중·일전쟁은 중국 측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다. 지유샤는 검정을 통해 수정을 지시받았지만, '중국 대륙에서의 전쟁은 장기화되었고,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었다. ……(중략)……이렇게 해서 일본은 전쟁을 일으켰고, 중국 대륙의 오지까지 진흙탕 전쟁에 말려들고 말았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다섯째, 그들은 난징대학살사건(난징사건)은 날조된 것이며 중국의 프로파간다(propaganda)라고 하면서 역사적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과서에도 그렇게 쓰고자 했지만, 그에 대해서는 문부과학성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여섯째, 아시아태평양전쟁을 대동아전쟁으로 표기하여 자존자위(自存自衛)를 위한 아시아 해방전쟁처럼 서술하고 있으며, 국민의 전쟁에 대한 협력상을 강조하고 있다. '전쟁 초기 우리나라의 승리는 동남아시아와 인도인들에게 독립에 대한 희망을 주었습니다'(이쿠호샤)라고 하며, 나아가 타이와의 동맹, 인도 국민군, 인도네시아 의용군 등과의 협력을 다루면서 아시아 해방전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유샤는 검정신청본에서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경험했는데 어려운 시대였다. 일본은 언제나 수동적인 입장이었으며 스스로 전쟁을 시작한 적은 없다.'라고 기술했었지만, 문부과학성은 이러한 역사왜곡은 인정하지 않은 채 검정에서 삭제시켰다. 이 한 문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일본의 전쟁을 침략전쟁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입장이다.
일곱째, 오키나와(沖繩)전에 대한 기술도 타사와는 크게 달라 문제가 있다. '집단자결(강제적인 집단사)에 대해서는 '미군의 맹공으로 도망갈 곳을 잃고'(이쿠호샤), '미군이 상륙하는 가운데 궁지에 몰린 주민이'(지유샤)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고 기술하여 일본군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이다. 일본군(황군)이 스파이 혐의를 씌워 주민을 살해하거나 방공호에서 몰아내고, 식량을 강탈하는 등의 내용을 비롯해 일본군이 주민을 살해했다는 사실은 한 마디도 쓰여 있지 않다.
새 역사교과서 채택 반대를 위한 일본 시민 단체의 노력
새 역사교과서의 채택을 막기 위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전국 각지에서 "이쿠호샤 판도 지유샤 판도 NO!"라는 여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역에서 학습회 등을 개최하여 새 역사교과서 불채택 선전 활동을 하고, 교육위원회 등에 새 역사교과서 불채택 요청 등의 활동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넷21'에서는 이쿠호샤·지유샤의 교과서에 수록된 '위험한 내용'을 주변에 널리 알리고 지유샤·이쿠호샤의 새 역사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여론을 높이기 위한 학습교재로서 10엔 팜플렛 《어린이에게 건네 줄 수 없는 지유샤판·이쿠호샤판교과서》를 발행하고, 전국에서의 활용을 호소하고 있다. 이 팜플랫은 6월말 현재 112,000부가 보급되었다.